무한도전이여 안녕!!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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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살던 동네에 아파트 단지가 총 12개동이였는데
거의 동마다 친구들이 살았던것같다.
그래서 돌다보면 최소 한두명은 만났다.

그동네에 놀이터가 두개가 있었는데
전에 지어진 놀이터를 헌놀이터 ,
후에 지어진곳을 새놀이터라고 불렀다.

새놀이터에는 뭔가 더 좋은 시설이 갖춰진것같았고
공간도 훨씬 넓었다.

근데 희한하게 우린 헌놀이터를 더 많이 갔다.
다들 같은 마음이였는지 그곳에 가면 친구들이 있었다.
모래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흙장난하며
그냥 뛰노는것이 재밌었다.

맨날 타서 지겨운 미끄럼틀도
희한하게 탈때마다 재밌었다.
시시할것같은 뺑뺑이도
탈때마다 어지러웠다.

맨날 가다보니
지겨울법도 했는데
친구들이 있었고,
정겨운곳이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헌놀이터를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었다.
(처음엔 폐쇄 뜻도 몰랐다)

상가를 지을 생각이였는지 모르겠지만.
놀이터가 2개나 있는게 낭비였다고 생각했나보다.

놀이터는 어린이들건데,
왜 우리들 의견을 묻지않고 폐쇄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나이였다.
괜히 새놀이터가 밉고 가기싫어졌다.

없어진다고하니 더 열심히 놀았다.
학교끝나고 집에 가면 너나할것없이
헌놀이터로 다 모였다.
우리가 열심히 놀면 안없어질줄 알았나보다.
어린아이의 마음이란.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결국 헌놀이터는 폐쇄되고
한동안 그 아쉬움에 근처에서 맴돌았다.
새놀이터는 뭔가 남의집같은 느낌이였다.
그러다 점점 뜸해지고 한살씩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놀이터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헌놀이터는 추억의 공간이되었다.

‘무한도전’은
나에게 그런프로그램이였던것같다.
편안하고 재밌는 놀이터같은.
20대를 함께보냈던 장수프로그램.
재미가 있던 없던 시간이 되면 틀어놨던.
오늘은 시시할것같다가도 막상보면 웃고있던.
매주보는 사람들 지겨울것같은데
정겹고 보는게 당연했던.

못본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이제 못본다고 하니, 아쉽다는 말보다는
다르게 표현하고 싶은데 생각이 안난다.

프로그램 하나가 뭐그리 거창하냐 싶겠다만,
20대 시절이 함께 소환되서 그런것같다.
그시대를 함께했던 청춘같은 프로그램.
그시절을 다시 돌아갈수 없어 아쉽듯이.
그래서 더 그런마음이 드나보다.

어느새 적응이 되고,
추억속에 저장이 되겠지만.
이렇게 또 정들었던 마음을 접어넣기가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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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프로그램들은 모르겠는데 무한도전만 더 애정이크고 그래서 그런가 너무 아쉽네요 이번달 말에 마지막인거같은데... 어케 끝날지 상상이안가요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