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사회가 무섭다.

in kr •  7 years ago 

제목 그대로 입니다. 실수를 용서해 주지 않는 사회가 너무 무섭습니다. 물론 실수에도 종류가 있죠. 미투 운동으로 불거진 성희롱과 추행, 폭행이 실수로 치부되어 어영부영 넘어 가서는 안됩니다. 죗 값을 치르고 피해자에게 사과와 함께 용서를 구하고 그것이 피해자에 의해 받아들여 졌을 때 용서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평창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팀추월에서 불거진 김보름, 노선영 사태를 보면서 무서워졌습니다. 김보름이 팀추월 경기에서, 인터뷰에서 잘못을 한 건 분명히 맞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그것에 대한 비판이 아닌 한 사람의 인격을 완전히 몰살시키는 비난과 공격을 보면서 '나도 어디선가 누군가를 무시하지는 않았나, 말 실수를 하지 않았나.'하는 걱정이 몰려왔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사회는 실수를 용서해주지 않으니까요.

김보름, 노선영 사태는 아직 사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김보름, 노선영 모두가 피해자일 것 같습니다. 가해자는? 빙상연맹인 것 같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의 일생을 좌지우지할 만한 비난이 감행되고 있습니다. 선수 인성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갈등이 빚어진 선수 간에 화해의 시간도, 실수에 대한 반성의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비난하는 것은, 그리고 그 비난이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뒤흔드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화해가 있는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는지,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 지 감시하는 겁니다. 날선 비판과 공격은 방금 언급한 것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같은 문제가 반복될 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하니까요.

약간 핀트가 다르긴 하지만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청년 실업 해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창업의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죠. 대신 성공하면 그 열매는 무척 큽니다. 때문에 청년들이 창업을 하고 실패했다가 다시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한 번의 실패를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한 번 실패하면 빚더미에 앉게 되고 창업자에게는 실패자의 낙인이 찍힙니다. 재기는 힘들죠. 반복되는 실패를 용서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누구나 실패는 하니까요.

그래서 사실 저는 스팀잇도 좀 두렵습니다. 다른 블로그는 헛소리를 떠들었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문제의 소지가 있다 싶으면 지워버리면 그만입니다. 물론 과거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글이라면 그냥 지웠다가는 문제가 되겠지만, 또 지운다 하더라도 제가 잘 모르는 인터넷 어디엔가 그 흔적은 남아 있겠지만 어쨌든 지우면 일시적으로 감출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팀잇은 글을 지우는 것도, 수정하는 것도 안되죠. 그래서 무섭습니다. 스팀잇에서 흔적을 남기는 것도 두렵고. 수정할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글이 시간이 흐른 뒤, 저에게 어떤 칼날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요. 글에서 저지른 실수를 사회가 용서해 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오히려 스스로를 더 심하게 검열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 말을 할 때, 글을 쓸 때 몇 번이고 문제는 없을 지 검열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실수를 하는 법. 이 때문인지 요즘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말을 하는 것이 참 두렵습니다. 물론 글은 좀 다릅니다. 글을 아무리 써봐야 관심을 못 받거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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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두려움이 있어 풀보팅 드리고 갑니다 ^^; 인터넷을 쓰는 이상 기록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싶긴 하지만요 ...

고맙습니다. 기록이란게 참 무섭네요. 한번 잘못 걸리면 뼈도 못추리는 사회도 무섭고요.

맞습니다..특히 스팀잇은 블록체인기반이라
7일후에는 수정도 삭제도 불가..
영원히 박제되는것이죠..
저도 그래서 이미지나 감성뻘글은 최대한 고심하고 작성을..ㅎㅎ

감성뻘글은 한번 부끄러우면 그만이지만 정치적 발언이나 가치 판단이 들어간 글은 수습 불가가 될 수도 있죠 ㅎㅎ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네요.

3월의 시작을 아름답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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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