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 DoingStock
오늘은 조금 색다른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자. '제주 방언' 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마치 외국어와 같은 말이다. 이는 제주 방언이 아주 오래 전 한국어 고어(古語)에서 분화되었고, 섬이라는 제주도의 특성 상 타 지방 언어와 잘 섞이지 않았던 탓에 그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제주 방언은 이제 사라질 위기이다. 왜 그런가? 제주 방언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지금부터 천천히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Critically Endangered Language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 중 하나인데, 유네스코에서는 동물들 중 멸종위기종을 지정하듯이 '언어' 도 소멸위기언어를 지정한다. 이 중 제주 방언은 인도의 코로(Koro) 어와 함께 2010년 12월 소멸위기언어 위기등급 5단계 중 4단계인 'Critically Endangered Language' 로 지정되었다. 조부모 세대 이후 사용인구가 없어 심각하게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뜻이다. 현재 제주도를 방문하게 되면 고령의 노인들 이외에는 거의 제주 방언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실 수 있다. 물론 젊은 층도 단어 기준으로는 어느 정도 사용하지만, 완전한 '언어' 로써의 제주 방언을 사용하는 인구는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제주 방언이 이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은 역사적인 아픔에서 기인한다. 4.3 사건 이후 제주도민에 대한 차별의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주민들 스스로가 고향의 언어를 버려야만 했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적으로 제주 방언을 전근대적 교정의 대상으로 삼았던 불편한 과거 역시 한몫 하기도 했다.
Source : UNESCO Atlas of the World's Languages in Danger |
그런데 뜬금없이 제주 방언 이야기를 왜 하는고 하니, 제주 방언은 언어학적 연구에 있어서 이미 사라진 한국어의 고어 형태와 유사하여 상당한 인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근미래에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 연구는 인문학적 기초연구로써의 가치를 떠나 음성인식 등 미래 IT 기술까지 연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언어는 근본적으로 '기록' 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술과도 많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언어의 연구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Lack of Infrastructure
지난 2017년 3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한 강연에서 '음성인식 기술에는 IT 기술도 기술이지만 언어에 대한 기초연구가 중요한데, 한국어의 경우 말뭉치 등 기초적인 언어의 구성요소에 대한 연구조차 부족하다' 라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 씨가 비록 정치인으로써 대중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나 이 말은 우리나라 IT 기술의 현실을 비교적 정확히 짚어낸 말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지적 자산이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축적된다는 것을 언급한 부분도 그러하다. 물론 우리나라는 1997년 국립국어원의 주도로 '세종계획' 이라는 국어 정보화 중장기 발전계획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하긴 했다. 그 정도가 아직 부족한 것이 문제이지만.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속도 수준의 통신망을 가장 빠른 속도로 보유하고도 IT 하드웨어 이외의 분야에서는 결국 선진국 대비 뒤처지고 있는 현실의 원인은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미래 사회는 기술이 기술과 대화하고 융합하는 시대이다. 이는 중세 수도원 시절 수도사들이 책과 책을 필사하면서 '책끼리의 대화' 를 통해 지식을 축적해 나갔던 것과 전혀 차이가 없다. 때문에 우리가 당장 필요없고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미래 먹거리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AI는 음성인식 등을 포괄하는 자연어처리 전반에 걸쳐서 딥러닝 기법이 적용되면서 머신러닝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의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 세종계획으로 일구어 낸 말뭉치 연구 등의 결과물이 최신식 자연어처리 연구의 기조가 되기에는 부족하기도 했다.
현재 제주 방언은 지난 1995년 제주어사전이 편찬되고,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인해 유네스코에서도 관심 있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러나 일방적인 표준어 위주의 매스미디어로 인해 제주 방언이 사라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유네스코는 현재 제주 방언의 화자를 약 5천 명에서 1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분들이 대부분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소멸에 근접한 언어는 일본의 아이누어로, 화자는 고작 15명에 불과하다. 우리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주 방언의 소멸은 단순히 촌스런 사투리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생각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이 된다.
제주 출신의 젊은이들끼리 통화할때 제주 방언을 쓰는 것을 들어서 놀랬던 적이 있습니다. 없어지고 있다 들어서 젊은 사람이 쓸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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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도 일부 제주 방언을 사용하긴 합니다만 순수 제주 방언이 아닌, 어느 정도 서울 말씨와 섞인 제주 방언인 것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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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방언 번역기가 나오면 보존에 도움되지 않을까 싶네요. 표준어<->제주방언.
그리고 제가 만약 제주도지사라면 제주 방언을 사용한 업체 간판 비용 지원, 제주 방언으로 고운말 한 줄 대회... 이런 '전시' 행정이라도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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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제주도지사님은 그냥 총선에서 안 될 것 같으니 안전빵으로 가능한 곳에 가서 당선된 분이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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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방언이 잘 보전되면 좋겠습니다. 타지에 나가있는 자녀가 부모에게 전화할때 방언 안쓰면 혼내는 부모들도 계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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