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자영농노의 삶-장사일기> 그런 날

in kr •  5 years ago 

오전 6시 20분 출근, 오후 4시 20분 퇴근

45인분 판매

그런 날이 있다.
엄청 바쁘고 정신 없었는데 매출 보면 에게? 하는 그런 날
반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고 여유롭다 못해 너무 한가한 날이었는데 생각보다 매출은 잘 나온 날.
오늘은 그런 날도 저런 날도 아닌 날.

오늘 나온 매출 대부분이 12시에서 1시 사이에 나왔다.
매출은 평소랑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까
1시간 사이에 엄청 바빴던 거다.
그러고선 거짓말같이 손님이 뚝 끊겼다.
이런 날은 또 장사하면서 처음 인 것 같다.
작년에는 월화수 그럭저럭 바쁘고 목금은 미친듯이 바쁘고
영업시간 내내 꾸준히 바빠서
어느 정도 손님수나 매출 예상이 되고
더불어 마음의 준비도 좀 하고 그랬는데
올해 메뉴를 고정하고 나서 부터는 진짜 어떤 날이 바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뭐 어쨌든 손님이 일찍 끊긴 덕분에 매출은 채우고 내일 할 일도 미리 좀 해놓고 퇴근해도 시간이 일렀다.

오늘 7인분 정도를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시간에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와있던 터라
남편이 실수로 메뉴 하나를 포장을 덜했다.
정신없긴 없었나보다.
내가 덩그러니 하나 놓여있는 메뉴를 보고 저거 누구꺼냐고 물으니
남편도 얼른 파악하기 어려워했다.
난 사실 보자마자 어느 손님것인지 바로 알았는데 (왜냐면 내가 만들었기 때문에)
그것만 따로 밖에 나와 있어서 물어본 것.
손님은 이미 수분전에 떠났다.
남편도 본인이 실수를 하면 그걸 잘 못견디는 성격이라는 것을 같이 일하면서 파악하고
제일 괴로운것은 본인일 것 같아 별 말은 안했다.
초반에는 항상 긴장된 상태로 일하고 일 자체도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고 하니
진짜 성격파탄난 사람처럼 남편이 실수할 때 마다 엄청 뭐라고 그랬는데
(심지어 F word 쓰기도 함)
지금은 나도 사람이 많이 됐닼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다 남편덕이다 사실은.
남편이 성격이 나랑 진짜 반대라서 이렇게 힘들게, 이런 나와 일하면서도 내 더러븐 성질을 잘 다독여줘서 가능했다.
아님 진작 이혼각이다... 진짜
난 나같은 사람이랑은 같이 못살것 같다 진심ㅋㅋㅋㅋㅋㅋ

암튼 다행히 작은섬, 작은 커뮤니티 인지라
우리 알바생이 그 손님 번호를 우연하게 가지고 있어서 얼른 연락을 했다.
그런데 다시 가지러 오기는 좀 번거롭다 해서
다음에 올때 우리가 서비스를 팍팍 주기로 했다.
그러니까 또 오세영 제발 ㅜ

+오늘은 뭔가 할 얘기가 없어서 뭘쓰지 고민했는데 쓰다보니 셀프디스를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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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포스팅을 보니 카리브 해의 섬에 계신가 보군요. 저는 플로리다에 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제일 가까운데 계시는 스팀잇 친구이신 것 같네요, 환영합니다. 앞으로 자주 오래 뵈어요~

네 저는 세인트 마틴에 있어요. 플로리다에 계시는군요. 반갑습니다. ㅎ

네, 자주 뵈어요^^
재미있는 스팀잇 세상이 많답니다~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