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에 찾아온 손님이 해묵은 노래를 청했다. 신청 곡이 흐르자 그들은 즐거워 보였고, 지켜보는 이에게도 잠들었던 추억 일부를 깨워줬다. 다 함께 흥얼거리는 멜로디 틈으로 가벼운 대화들이 오가고 밤은 깊었지만, 공간은 새로운 색으로 가득 찼다.
손을 마주 잡고 수줍게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던 두 사람은 소리 없이 눈으로 많은 대화를 옮기고 있었다. 금세 타들어 갈 것 같은 입으로 사분하게 읽어내는 단어들을 조합해 보니. 쉽게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란 이야기가 완성됐다. 시간은 참으로 더딘 듯하다가, 끝으로 갈수록 공격적으로 흐르곤 한다. 두 사람의 시간도 그렇게 깊어 가리라 예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