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영화 추천]
포레스트 검프 줄거리, 포레스트 검프 감상평
좀 더 많은 분들과 나누기 위해 2009년에 작성하였던 글을 수정하였습니다. 쓰인 사진의 출처는 네이버영화입니다
<1.영화줄거리-2.영화 속에 나타난 미국 사회의 명암-3.영화 속의 인상적인 장면에 대한 설명과 평가-4.한국사회와 미국 사회와의 유사점과 상이점, 개인적인 소견-5.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 순서입니다.
①영화 줄거리
포레스트 검프는 IQ가 75정도로 남들보다는 지능이 약간 낮다. 그래서 특수학교를 가야했었지만 어머니의 노력으로 보통 학교에 다니게 된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을 받지만, 제니라는 여자아이가 버스에서 자신의 옆자리를 내어준 이후에 그 여자아이와 친한 사이가 된다. 어느 날, 친구들이 포레스트를 놀리려고 자전거를 타며 쫓아왔는데, 그들을 피하기 위해 조금씩 뛰기 시작하다가 다리의 보조기를 떼고도 달릴 수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시간이 흘러서 고등학생이 된 포레스트는 자신의 빠른 달리기 실력으로 미식 축구 특기생으로 앨라바마 대학에 입학한다. 제니와는 고등학교 때까지 실과 바늘처럼 붙어다니지만 제니는 여자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가 앨라바마 대학에 다니는 도중, 그 대학에 흑인 2명이 입학하는 일이 크게 보도되기도 한다. 그는 재학 도중 미식 축구 리그에서의 우승을 이끌기도 하며 무사히 졸업한다. 졸업 한 이후에 그는 군에 자원 입대하여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다. 그 곳에서는 새우잡이 집안에서 태어난 버바라는 친구와 대대로 군인인 집안에서 태어난 댄 중위를 만나게 된다. 베트콩의 기습 공격으로 포레스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바는 목숨을 잃고, 댄 중위는 두 다리를 잃는다. 그 기습에서 엉덩이에 부상을 당한 포레스트 검프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자신의 새로운 소질인 탁구를 배우게 된다. 공을 치기만 하면 되는 탁구에 흥미를 붙인 포레스트는탁구로 중국과의 핑퐁외교에서 주역이 된다.
전쟁에서 동료를 많이 구한 덕에 훈장도 받고 워싱턴도 구경하던 때에, 우연히 반전 데모에서 연설을 하게 되는데, 그 데모에 참여하고 있던 제니와 또 다시 재회하지만 곧 헤어진다. 군에서 전역을 하고 탁구를 그만 둔 포레스트는 집에 잠시 머물다가 버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버바의 고향으로 찾아가서 새우 잡이를 시작하지만 처음엔 잘 되지 않는다. 얼마 후 댄 중위가 포레스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우 잡이에 동참하게 되고, 큰 폭풍 속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한척의 배가 된 이후에 그들의 새우 잡이 사업은 순조로워 진다.
그렇게 순조로웠던 때에 포레스트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그 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잔디를 깎는 일을 하며 제니를 그리워하고 있는데, 댄 중위가 애플사에 투자를 하여 포레스트도 큰돈을 벌게 된다. 그 돈을 포레스트는 병원과 교회에 기부한다. 어느 날 제니는 포레스트에게 다시 찾아오고 그는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만, 제니는 포레스트와 하룻밤을 보낸 후에 다시 떠난다. 다시 외로워진 포레스트는 제니가 선물로 준 운동화를 신고 약 3년을 달린다. 달리는 도중에 사람들의 이목을 받고 메스컴을 타게 된 포레스트를 알아 본 제니가 그에게 편지를 보내서 자신을 만나러 오라고 말한다.
여기까지 포레스트 검프는 제니에게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버스 정류장에서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해 준다. 어떤 할머니가 제니가 있는 곳이 걸어갈 정도의 거리라고 하자, 그는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제니가 있는 곳으로 뛰어간다. 그 곳에서 제니는 포레스트의 아들을 키우고 있다. 처음에는 자신의 아들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아들임을 알고 포레스트는 놀람과 행복함을 감출 수 없었다. 제니는 자신이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고백하지만 그는 제니와 결혼하고 자신의 아들과 제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간다. 제니는 결국 죽고 만다. 하지만 포레스트는 그의 아들에게 아침, 점심, 저녁을 만들어주고 함께 책을 읽으며 지낸다. 그렇게 지내며 한편으로는 제니를 생각하고, 운명을 생각하며 지낸다.
②영화 속에 나타난 미국사회의 명암
이 영화 속에는 미국 사회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영화 속의 주요한 인물인 포레스트와 제니를 예로 들어서 상대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포레스트는 미국 사회의 밝은 면을 보여주고 있고, 제니는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포레스트를 통해서 ‘노력을 하면 영웅이 될 수 있는 사회’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포레스트는 지능이 낮은 아이이다. 그래서 보통 학교에도 입학할 수 없는 아이였지만, 그가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지능 이외에 눈에 뛰는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고 특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알라바마 대학교에 특기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미식 축구 경기 리그에서 우승을 하면서 미식 축구의 영웅이 되기도 하고, 대통령과도 만난다. 그의 그러한 능력은 군에서도 마찬가지로 발휘된다. 포레스트는 달리기를 잘하고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동료들을 구하고 그 대가로 훈장을 받게 된다. 입원 중에 배웠던 탁구는 그가 핑퐁외교의 주역으로 설 수 있게 해준다. 훗날 그는 새우 잡이로 백만장자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그의 일대기를 살펴보면, 지능이 떨어져도 노력하고, 다른 특기가 있고 열심히만 하면 영웅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아메리칸 드림’의 요소가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그가 개인적으로 차별받을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의 노력으로 그러한 점들을 모두 극복할 수 있었고, 오히려 사회적으로 성공한 축에 속하는 인물이 된다. 이러한 점들을 통해서 생각해 보면, 이 영화는 사람의 노력에 따라서 사회적 계층 간에 수직적 이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이 얼마만큼 개인의 한계적 요소를 극복할 수 있냐는 것의 문제이지, 사회적으로 개인의 상승 수직 이동, 쉬운 말로 하자면 ‘신분 상승’이 제어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까도 언급했듯이, 이 영화에는 미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 예로는 제니를 들 수 있다. 제니는 어렸을 때 알콜 중독인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또한 포레스트가 ‘제니의 아버지는 정이 많은 것 같다. 가끔 언니와 제니에게 껴안고 뽀뽀한다.’고 하는 대사를 통해서 성추행 내지는 성폭행까지도 당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제니는 아버지에 대해 굉장히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보호받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제니는 히피족이 되기도 하고 마약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여러 종류의 차별을 찾을 수 있다. 일단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다. 포레스트가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그를 거부했었다. 그를 학교로 보내기 위해서 그의 어머니가 학교의 교장과 잠자리를 함께 한 것도 그 사회가 담고 있던 또 다른 어두운 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댄 중위 또한 다리가 없이 사느니 명예롭게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아마도 그것은 이 사회에서 여러 가지 제약을 받게 되는 장애인으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이 영화에서는 흑인에 대한 차별을 볼 수 있다. 포레스트가 알라바마 대학에 재학 중이었을 때, 그 대학에 흑인이 2명 입학 하는 것이 굉장히 이슈가 될 정도로 그 당시에 흑인의 교육 문제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레스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당시에 정치인이 암살당하는 일이 굉장히 많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부정부패가 많았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일들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60년대~ 1970년대의 미국 사회에서 담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이 담고 있는 고질적인 사회 문제이다.
③영화 속의 인상적인 장면에 대한 설명과 평가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명령’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포레스트가 늘 성공하고, 어느 자리에서나 최고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했다. 물론 포레스트가 노력하고 열심히 하고 많은 일에 소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포레스트의 행동에는 자신의 판단이 적게 들어가 있다.
첫 번째로, 그는 처음 미식 축구 리그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다. 그가 사람들이 뛰라고 했을 때 뛰었고, 멈추라고 했을 때 멈췄다. 두 번째로, 그가 군대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총을 조립하라고 한 순서대로 조립하고 해체를 했고 명령에 잘 복종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그는 탁구의 공을 치라고 할 때 쳤을 뿐이다. 물론 이런 일들 모두가 포레스트가 순수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그는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잘 따라주고, 다른 사람의 말을 거절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버바가 새우 잡이를 함께 하자고 했을 때도 그러자고 했고 어머니가 필요 이상의 돈은 자랑할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을 따라서 기부도 했다.
물론 이러한 일들은 모두 좋은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모든 일을 자세히 살펴보면 포레스트는 주변인들의 명령, 혹은 조언에 따를 뿐이다. 내 생각에 그 스스로 한 판단은 제니를 사랑한 것 이외에는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이렇게 포레스트가 명령과 조언에 따라서 행동하는 수많은 장면들을 보면서 내가 생각한 것이 있었다. 첫 번째로, 어쩌면 이 사회가 명령과 그 사회에 대한 복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가 1960년대와 1970년대 사회를 주로 다루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창의성이나 생각과 비판 보다는 명령과 복종과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만 중점을 두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던 부분은, 포레스트가 군대에서 상관과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었다. 상관이 포레스트가 ‘명령하신 일은 다 할 것입니다. ’,‘그냥 총을 조립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빨리 조립했습니다.’ 등의 말을 하자 상관은 자신이 들었던 대답 중에 제일 좋은 대답이었다며 칭찬을 한다. 물론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군대의 특징을 들면서 내 생각이 한정적이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영화에서 포레스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전반적인 이유가 순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순종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두 번째로, 한 사람의 생각할 수 있는 힘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첫 번째 이야기와 중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는 바는 첫 번째에서 말하려던 바와 조금 다르다. 사람들이 나의 첫 번째 예를 보고 ‘어차피 포레스트가 한 일은 모두 좋은 결과를 낳았고, 그는 착한 결정만 내렸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포레스트에게는 기본적으로 비판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다. 애초에 어렸을 때부터 그가 어머니에게 좋은 생각과 착한 생각을 많이 배웠을 뿐인 것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나쁜 생각을 배웠다면, 그는 병원에 기부할 생각이나, 동료들을 구할 생각 등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에게 비판 능력이 없어서 그의 생각은 흰 백지였다. 처음부터 누군가가 그의 백지에 착한 그림을 그려줘서 그가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큰 것이지만, 그런 사람에겐 처음부터 착한 사람만이 필요하다는 맹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④한국사회와 미국 사회와의 유사점과 상이점, 개인적인 소견
일단 같은 1960년대와 1970년대를 비교해보자면, 한국 사회와 미국 사회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있지만 다른 점도 있다. 일단 다른 점을 말해보자면, 한국 사회에는 인종 차별이 없었다. 미국 사회는 melting pot이라고 불려질 만큼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우러져서 공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인종간의 이익 싸움이나 차별이 예전부터 심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차별은 흑인들이 받아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 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단일민족의 사상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고, 특히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시기에는 그러한 사상의 강조가 지금보다 더 심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 결혼이나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낯설어 했다. 그러한 차이점으로 인해서 문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민족적인 다양성을 갖지는 못했지만, 미국 사회에서 고질적으로 가져왔던 인종차별의 문제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나 한국이나 그 사회가 국제적인 이슈나 상황에 대해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영화 속에서 포레스트가 참여했던 월남전을 생각해보면, 그 전쟁에 참여한 미국과 한국 두 나라 모두 그 안에선 그 전쟁에 대해 많은 찬반 논쟁이 있었다. 미국은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 월남전에 참전했지만, 미국 사회 내에서는 포레스트 검프가 우연히 참여한 반전 데모에서도 볼 수 있지만, 수많은 반전 데모가 있었다. 한국에선 어떻게 보면 경제 발전을 위해서 월남전에 참전했다. 월남전에 한국이 참여하는 대가로 미국이 안보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의 안정성을 보장해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의 젊은 군인들의 목숨을 담보로 경제적인 발전을 이루어 낸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따른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
또한 한국 사회와 미국 사회는 공통적으로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격동적으로 보냈다. 급변하는 국제 정치와, 여러 가지 혼돈 속에서 미국 사회와 한국 사회는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 의해 많은 데모와 많은 논란을 겪었다. 하지만 이 두 사회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그 혼란 속에서 미국 사회에서는 참여 민주주의가 발달했다. 국민들의 끊임없는 요구 속에서 완벽하게 공평한 선거 제도를 확립했으며, 정부가 국민들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미국 사회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외적인 어려움과 내적인 어려움을 모두 겪는 시점에서 미국은 미국 사회 내에서는 하나로 통합하고, 국민들을 존중하기 위한 결심을 내린 반면, 한국은 효율성을 중시하며 민주주의 정신을 무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대의 많은 운동권 학생들의 요구는 관철되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 사회가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미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정책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기도 했다. 대통령이 바뀌고, 정책이 바뀔 때마다 한국도 그 상황에 맞추기 위해서 정책을 조정했다. 그 예로 닉슨 대통령이 실리외교를 펼쳤을 때 박정희는 유신 체제를 가동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한국 사회를 계속 보호해 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자신의 체제 유지에 위기감을 느낀 박정희가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유신 체제를 가동했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정권이 카터에게 넘어가자, 유신체제 속에서 인권을 탄압하는 한국 정부와 또 다른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카터의 행정부는 닉슨 대통령의 워터 게이트 사건의 영향으로 ‘인권, 도덕, 반부정, 반 부패’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국 사회와 한국 사회는 많은 상황들을 공존하고 있지만 그 상황에 따라 각자의 상황에 따른 해결책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⑤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
포레스트 검프가 워낙 유명한 영화이기 때문에 나 또한 그렇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이 영화를 지금보다 어렸을 때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실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는 굉장히 긴 영화고, 요즘 개봉한 영화들처럼 어린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특수효과가 나오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어린 아이가 보기에는 약간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어렸을 때부터 늘 재미있게 졸지 않고 볼 수 있었던 이유는, 포레스트가 늘 성공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린 내 눈에 나보다 조금 못해 보이는 포레스트라는 사람이 영화 속에서지만 계속 무슨 일을 하든 성공도 하고, 백악관에 가고, 돈도 많이 버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봐서 그런지 즐겁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부터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는 나에게 꿈과 부러움을 담고 있는 영화였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 영화를 어른의 눈으로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찾아보기도 하고, 제니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어떤 장면에서 보여주고 있는지도 생각해봤지만, 아직은 나에게 이 영화는 어린 시절의 꿈과 부러움을 담고 있는 영화였나보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계속 어렸을 때 이 영화를 봤던 기억이 떠올랐고, 장면 장면을 볼 때마다 내가 이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지, 저런 생각을 했었지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떠올랐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반쯤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5살의 나, 8살의 나, 10살의 나가 아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이 이해가 되기도 했고, 포레스트의 성공에 대해서도 단순히 부럽다는 생각 보다는 박탈감이 더 많이 들었다. 일단 나는 포레스트의 어머니가 포레스트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 전혀 몰랐었다. 어렸을 때라서 그런지 성적인 개념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그런지 그 장면들이 기억에 남지 않았나보다. 그리고 제니가 흰 가루를 움켜쥐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어렸을 때 나는 그것이 마약인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지금은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당연히 분위기와 상황을 봐서 마약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말이다. 어렸을 때는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밝은 면을 더 이해하기 쉬웠기 때문에 그 면을 더 많이 기억했지만, 지금은 밝은 면도, 어두운 면도 다 볼 수 있었다.
또한 나는 어렸을 때 포레스트처럼 백악관, 우리나라 버전으로 옮기자면 청와대도 갈 수 있을 것 같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사실 난 평범한 사람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젊고 어리고, 도전할 수 있는 이 나이에 이런 생각을 지레 해버리는 것이 비겁해보이기도 하지만, 난 앞으로도 쭉 평범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뭔가 설명하기 힘든 박탈감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이 감상평을 쓴 지도 이제 10년이 다 되어 간다. 그 사이에 나는 더 어른이 되고 세상을 더 절절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 때 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여러 가지 생각 중에서, 사실 내가 포레스트 검프처럼 어떤 한 분야에서라도 성공하지 못하고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된 것이 아쉽지는 않다. 적어도 포레스트 검프처럼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제니를 만나고 싶었는데, 그것 또한 참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