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어오르는 청춘에 나라를 지키시는 분을 도와드렸습니다

in kr •  7 years ago  (edited)

제가 좋아하는 김광석 가객님의 '이등병의 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hjk8596 , Pohang입니다.

오늘 갑자기 마음아픈 일이 있어서 반주를 조금 강하게 마셨습니다.
하지만 오늘 있던 일을 꼭 글로 써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서 이렇게 포스팅을 해봅니다. ㅎㅎ

오늘 일때문에 부산으로 오는 길에 터미널에서 볼일 보러 화장실에 갔었습니다.
다른 시외버스 터미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 화장실엔 화장지가 없습니다.
문방구 앞 뽑기기계처럼 동전을 넣고 레버를 돌리면 화장지를 뽑을 수 있는 방식입니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난 뒤 나오려는 길에 동전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우왕좌왕하시는 군인분이 보이시더라구요.
계급표의 작대기 두개를 보니 백일휴가를 나오신 분 같았습니다.

피 끓는 청춘에 자신의 20대 초반을 빼앗기듯 , 자랑스러운 나라를 지키는 직책에 2년을 바치는 분들이죠.
그 군인분을 보니 지금 군대에 가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있는 제 친구들이 떠오르더군요.

많은 친구들을 군대에 보내고 있는 저로썬 얼마나 적은 월급을 받고있으며 휴가땐 돈이 더욱 부족함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월급으로 한달에 담배를 사도 몇 대를 피울 수 있을까요.
주린 배를 감싸안고 PX에 가면 얼마나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까요.
휴가라고 고향에 가는데 버스비, 기차비가 감당이 될까요.

동전 500원이 부족하여 허둥지둥하며 볼일을 볼 수 없는 일병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그 때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화장지를 뽑아드리는 것 뿐이어서 주머니속에서 500원을 주섬주섬 꺼내어
"제가 화장지 뽑아드릴게요 !" 하며 뽑아드렸습니다.

그러자 군인분께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더라구요.

타지에서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요.
피 끓는 청춘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먼 타지로 왔는데 500원 하나가 없어서 화장실 볼 일을 볼 수 없었던 군인분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화장지를 뽑아드리고 제 버스 시간을 기다리며 플랫폼에 앉아있는데 잠시 뒤 그 군인분께서 다가오셨습니다.
군장속에서 뒤적뒤적이시더니 '과메기'(포항 특산물)을 꺼내어 주려고 하시더군요.

그 상황에서 저는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쥐꼬리같은 ,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으로 가족들을 찾아간다고 그렇게 큰 돈을 썼을까.
그리고 내가 고작 500원 밖에 되지 않는 돈으로 이렇게 귀한 것을 받아도 될까.

저는 그 자리에서 손사래치며 "괜찮습니다. 제 친구들 생각이 나서 그저 도와드린 것 뿐이에요."하며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플랫폼에 앉아 그 군인분과 얘기를 하는데 왠지 군대간 제 친구들과 하는 말이 똑같더군요.

"집은 전라도인데 이 먼 포항까지 복무를 하러 오니 사투리 차이 떄문에, 또 집과 멀다보니 가족들 생각이 난다."

제 친구들은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 서울, 경기도, 강원도 등등에서 고생을 하며 집과 멀다보니 야간 불침번 근무를 설때 괜스레 가족생각에 눈물이 난다고 하더라구요.

나름의 동병상련일까요.

오늘도 나라를 위해 그 젊음 다 바치며 추운 날씨에 나라를 지켜주시는 국군 장병 분들께 다시하며 감사합니다.
그대들이 있기에 저희가 따스한 바닥에서 편히 잘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친구들아.
부디 몸 건강하게, 다친 곳 없이만 전역해다오.
전역한다면 같이 과메기에 술이나 한잔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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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일을 하셨군요.. 감사합니다 ^^

저는 그저 휴지 하나 뽑아드렸을 뿐인걸요.
나라를 위해 하고 싶은 것 많고 꿈 많은 청춘을 바치는 군인분들을 위해서 그것 하나 못해드리겠습니까 ㅎㅎ...
이럴때 보면 빨리 통일이 되건 휴전에서 종전이 되건 빨리 고생하는 군인분들과 제 친구들이 고생 좀 덜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1년전처럼 친구들과 술이나 한잔 하고싶은 사회복무요원의 푸념이었습니다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군인을 보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한번은 휴가를 나와 터미널에서 표를 사는데 지폐가 잘 나오지 않아 버벅되고 있던 중에 돈이 없는 줄 아시고 ‘내가 내줄게’ 하신 아주머니도 계셨고 각종 이동수단에서 따뜻한 마음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hjk8596 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겠네요.
멋지십니다 :)

그들에게 따뜻한 사람으로 남는다면 저는 거기에서 만족할 뿐입니다 ㅎㅎ
제 친구들도 현재 속칭 '짬'이 차서 작대기 세개에 네개 그랬지만 그들도 작대기 한 두개 일땐 얼마나 부족하고 배고팠으며 답답했을까요.
저는 그저 친구생각에, 이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고생하시는 것에 대한 감사함에 보답이라고도 말하기 부끄러울 보답을 해드린 것 뿐이에요 ㅎㅎ
감사합니다

감동적입니다.
솔직히 눈물이 좀 낫네요
곧 입대해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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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못난 청년이 그저 친구생각에, 나라를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해
술을 먹고 주저리주저리 쓴 글이었을 뿐입니다.

곧 군대가는 제 후배에겐 매번 '나는 공익인데 ㅎㅎ' 하면서 놀렸지만서도
항상 저 애가 부디 몸 성히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일하게 친하게 지낸 후배중 몇 안되는 소중한 후배거든요 ㅎㅎ.
줄리안님도 몸 성히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이벤트 언제나 감사합니다 !
좋은 일에 힘 쓰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더 발전해서 후배 스티미안분들을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드네요 ㅎㅎ

정말 공감가면서도 따뜻하신 마음에 감동하였습니다...ㅠㅠ멋진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팔로우하고가겠습니다!

ㅎㅎ 정말 얼마안되지만 그 나름대로 뿌듯함이 들더라구요.
별로 멋진 글도 아니거니와 그저 취기가 돌아 감성적이었던 청년의 한 풀이와도 같은 글이었습니다 ㅎㅎ
팔로우 해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 저도 맞 팔로우 하겠습니다 ! ㅎㅎ

본인은 작다고 느끼시지만 이렇게 선뜻 도와주시다니 정말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네요ㅎ
저 군인분이 나중에 전역을 하시고 사회에 있으면서 언제가 Pohang님 처럼 다른 군인분들을 보면 도와드릴려고 하실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를 도와주면 세상이 조금은 더 밝아질거 같네요!

정말 작은 , 선행 축에도 못끼는 행위지만 제 나름 떳떳하고 자랑스럽더라구요 ㅎㅎ
전역하시고 나서도 절 기억한다면 정말 좋겠네요. 한 사람의 힘든 시기에 도움을 준 그런 한 사람으로 남는다면 저는 정말 기쁠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 그리고 개발글 잘 읽고 있습니다 ㅎㅎ

이벤트 당첨으로 약소하지만 풀봇 드리고 갑니다. 흐뭇해지는 포스팅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

헉 제가 이벤트에 당첨되다니 ! 감사합니다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