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Life] 가족을 위한 100일간의 대장정 - 정성 가득 담은 매실청 담그기

in kr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요리하는 여행가
홈슐랭 @homechelin입니다 : )

언제 10월이 되어버렸는지..ㅎㅎ
요즘 이래저래 일이 많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어요.
조만간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 보러 유럽에 다녀올 예정인데요,
그 날만을 학수고대하며 100일 전부터 제가 야심차게
준비하던 것이 있었더래요.ㅎㅎ

바로, 무더워지는 초여름 무렵에 한창 수확되는
향기로운 매실로 만든 수제매실청이랍니다.

한국에서야 쉽게 사먹을 수도 있고, 맘먹으면 제철 때
몽~땅 사서 한 바탕 담궈둘 수도 있지만
이 매실이 저희 가족이 있는 곳에서는 귀하거든요.
플럼이라 불리우는 매실 혹은 자두과에 가까운 비슷한
과일이 있긴 하지만 종자가 달라 저희가 아는 매실은 아니에요.

위장이 약해서 탈이 자주 나는 저희 가족 -
가끔 큰집에서 담궈주시면 꽁꽁 싸서 유럽까지
짊어지고 가 엄마가 진-한 매실차 한 잔씩 타주시곤 했는데..
매실이 제철인 6월 무렵, 장보러 갔다가
눈에 띈 매실을 보고 가족 생각이 절로 나더라구요.

초록빛 매실살의 독소가 씨앗 속으로 옮겨가 더욱 좋다는
향기 좋은 유기농 황매실이라는 것을 5kg 덥썩 주문해
일단 일을 벌여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을까요? 청매실의 수확철이 지나고
황매실 수확에 들어갔다는 안내 문자와 함께
묵직한 상자가 한 박스 도착했습지요!






5kg를 주문해놓고 보니.. 이게 다가 아니더라구요.

설탕을 매실과 거의 동량 1:1의 비율 혹은 더운 여름철엔
설탕을 조금 더 넣은 1:1.2의 비율로 넣고 담구어야 하는데
그러면 총 무게가 10kg가 넘는거잖아요.ㅠㅠ

유리병 한 병 정도만 나올 거라 생각했던 저의 판단 미스!
병을 사러 왔다갔다.. 이 자취방이 매실청으로 꽉 찰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느낌! 오 노! ㅋㅋㅋㅋ





어찌됐든.. 일은 벌였으니까..ㅠㅠ;;
기왕 벌인거 신나게 즐겨봅니다!

매실은 이쑤시개를 이용하여 꼭지부분을 떼내어주었답니다.
상처난 매실도 추려내구요~^^

식초를 푼 물에 30분동안 담궈두었다가 깨끗하게 씻어내고
2-3시간동안 선풍기를 동원해 물기가 없도록
뽀송뽀송하게 말려주었어요.





그리고 병에 설탕 ( 저는 자일로스 설탕 이용했어요^^ )과
매실을 켜켜이 쌓아주었답니다. 올리고당도 살짝 첨가~^^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가 되니까 병안에 너무 가~득
담아서도 안되구요, 뚜껑을 꽉-덮어서도 안돼요.
유리병이 깨질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면보로 덮어주고 뚜껑을 꽉-잠구지 않기로 했어요.

뭐 이리 쉬운 것이 하나 없답니까..ㅠㅠ
매실-설탕이면 끝나는 건 줄 알았어요.





커다란 유리병 2통도 모자라
작은병 2병정도 더 나왔어요.

매실이 남길래 잘됐다싶어 작은병 2통은
떠오르는 지인들께 선물하기로 했지요 : )





이렇게 두고 100일 후 짠~완성이 될 줄 알았으나
저만의 착각이었어요.(ㅠㅠ)

공기가 잘 통하는 베란다가 아니다보니
온도가 높았는지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며
곰팡이가 피려고 하더라구요.ㅠㅠ

이럴 땐 설탕의 양이 모자라서 그런거라고 하니
설탕도 조금 더 추가해주고,
위에 떠오르는 매실들이 고루 섞이게끔
정말 거의 이틀에 한 번씩은 뚜껑을 열어
매일매일 저어주었던 것 같아요
밑에 가라앉은 설탕도 잘 녹도록 말이에요.

어느 매실 장인은 절-대 젓지 말아야한다고 하시고,
어느 분은 2-3일에 한 번씩은 저어주어야 한다고 하고.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 지 모르겠길래
매실의 상태를 보아가며 부디 상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가며 거의 매일 상태를 체크했답니다.

설탕이 다 녹아갈 무렵엔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며,
건져야 할 시점이 거의 다가와서는 거품도 사그라들고
과실 속 액기스들이 빠져나와 매실이 쪼글쪼글해지더라구요!





엄마께 전화로 신세한탄을 하기도 했어요.
왜 이 일을 벌려 사서 고생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차라리 사먹는 게 훨~씬 낫겠다고..ㅋㅋㅋ

그래도 대망의 그 날이 오긴 오네요.
그로부터 약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 드디어
매실을 걸러내는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3개월이 지나고 나면 매실에서 유익한 성분은 모두매실청으로
빠져나와 그 후에는 더 이상 매실을 두고 숙성할 필요가 없다고 해요.





쪼글쪼글 쪼그라든 매실들-
매실의 유익한 성분들은 모두 청으로 빠져나갔겠지요?
저의 정성과 마음 사랑도 그 매실청안에 가득가득할테구요~^^

100일간의 대장정이 이제야 끝이 납니다.





사랑이 가~득 담긴 진-한 발효 매실청-
이제 병에 옮겨 담아 냉장고에서 숙성시키는 일만 남았네요.

바로 먹어도된다, 숙성 시킨 후 먹어야한다-
여기저기 또 말이 많지만..ㅠㅠ
가족을 위한 마음만큼은 가~득 들었음이 틀림 없으니
파는 그 어떠한 매실청과 비교할 수 없을거에요.

저희 가족의 배앓이는 당분간 제가 책임집니닷!
이 매실청이 무사히 유럽땅에 도착하는 그 날까지~ 얍>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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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슐랭님의 사랑이 담긴 매실청이라
가족분들의 배는 당분간 맑음일꺼라 생각 되네요 ㅎㅎ
그나저나 저 많은걸 혼자 하신거에요?
대단대단 ㅎㅎㅎ 저는 엄마 하시는 것만 봤지
담궈볼 생각은 못했네요 ㅎㅎㅎ
대단하십니다~

@reply84님 : ) 그러니까요~ 저는 숫자만 보고 이렇게 양이 어마무시할 지 몰랐답니다.ㅠ.ㅠ
내년에도 또할까요? 안하겠다고 다짐해놓고 내년에 또 하고있지 않을까요?^^ㅎㅎ

와... 매실청을 저렇게 많이.. 홈슐랭님 손도 정말 큰손이시네요 헤헤 ^^
그나저나 가족분들이 유럽에 계신다니 홈슐랭님이 반대로 한국에 계시고 ㅎㅎ 신기해요!!

@indygu2015님 : ) 맞아요,ㅎㅎㅎ 작은 손은 아닌 것 같아요.
맨날 2인분하면 4인분.. (ㅋㅋ) 양조절 실패~~ 푸짐히 하고픈 마음은 어쩔 수 없나봐요.^^
안그래도 다들 신기해하신답니다.^^ 매일 가족 그리워하고있어요~~ㅎㅎ

아이구.. 얼릉 매실청 들구 가족 보러 가셔요>.< 가서는 이쁜사진많이 찍으셔서 우리에게 공유해주시는것 잊지마시구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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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지인이 나였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슐랭님의 정성 가득하게 만든 매실청 최고예요!!!

@girina79 ㅋㅋㅋㅋㅋㅋ지치지 않는 당신의 열정에 박쑤우~~~~~
콩고물 떨어뜨려드려야겠습니다..ㅋㅋㅋ

매실청 장인이 왜 이리 많은지요 ㅎㅎ 저도 내키는대로 만들었답니다~~ 홈슐랭님 사랑 담긴 매실청 가족분들이 정말 좋아하실것같아요~ ^^

@rosaria님 : ) 저도 백번 공감하는 바입니다!ㅋㅋ 결국 모든 비법 짬뽕해서 만든 저만의 매실청이 되었네요~^^ 얼른 가족 품에 전달해드리고 싶어요.^^

저도 ^^ 위가 안 좋아서 ^^ 게으름의 극치를 이기고 꼭 담아야 하는 것이 매실청이예요. ㅎㅎ 쪼그라든 매실도 넘 맛있죠. ^^ 사진 보니까 하나 집어 먹고 싶네요 ㅋㅋ
저렇게 담아 놓으면 괜히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뿌듯하지요. ^^

@myhappycircle님 : ) 그걸로 매실장아찌 만드는 분도 있다던데.. 아깝지만 초파리가 감당이 안될 것 같아 저는 버렸어요~ㅠ.ㅠ 쪼글쪼글해졌으니 영양소가 다 빠져나왔길 바라면서요~^^

하~ 고생하셨습니다.
정성과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매실청으로
맛과 건강을 챙기시기 바래요~~~^^

@cookingpapa님 : ) 그 무엇 하나도 그냥 얻어지는 법은 없나봅니다.^^
완성된 액기스를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뿌듯하긴 하네요~^^

과일청 만들기 도전해볼까 싶네요. ^^ 잘 봤어요.

@kingbit님 : ) 감사합니당~~^^ 손이 많이 가서그렇지, 절대 어려운 공정은 아니에요.^^

  ·  7 years ago (edited)

이벤트 당첨 되셨어요. ^^ 확인해주세요

@kingbit 님 : ) 넘넘 기뻐요~~ 감사합니다^^ 몇일 자리를 비워 이제야 확인했네요. 쳇 보내드렸어용~~^^

작은 2통은 지인들에게.... 저도 있는 건가요? ㅎㅎ 정성이 듬뿍 담긴 매실청이네요^^

@fur2002ks 독거노인님 : ) 실은 떠오르는 얼굴들이 넘~넘 많아서 힘들었사옵니다~>_<

정말 정성가득 매실청이네요. "매실청이라 쓰고, 정성청이라 부른다" 라는 문구가 어울리는 듯 합니다. ^^

@jhani님의 센스는 정말~^^
병에 정성청이라고 적어놔야겠는걸요~?ㅎㅎㅎ

헐~!!!
저많은 매실을 일일이 이쑤시개로 꼭지를 따면
손가락이 괜찮던가요?
손이 정말 너무 많이 가는... 정말 정성없인 할 수가 없겠네요.
저도 한국서 꼭 한병씩 얻어 온답니다.
여기선 매실액 못 구하거든요.
대단한 정성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