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
이초
이성계
홍무제
홍순언
종계변무宗系辨誣란 역사를 수정하기 위한 명나라와 조선의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명의 《태조실록》과 《대명회전》에 조선태조 이성계의 선조를 이인임으로 잘못 기록한 문제로 인해 1394년부터 1588년까지 조선과 명 사이에 벌어진 외교분쟁이다.
때는 고려의 공양왕 재위 시절이다. 고려는 거의 망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왕씨의 조정은 조정은 이성계와 그 일당이 다스리고 있었다.
파평(坡平) 윤씨가 아이를 낳았는데 이름은 윤사강(尹思康)이라고 하였다. 아버지는 편안한 나라가 되길 생각하면서 그런 이름을 지었다. 그는 벼슬에서 자꾸 낙방하자 방향을 바꾸어 한때 중이 되었다. 하지만 신돈이 전민변정도감을 설치하여 재미를 보지 못하자 다시 뇌물을 줘서 벼슬길에 올랐다. 그는 뇌물을 받는 장죄(贓罪)를 범하고 명나라로 도망하여 마음만은 떳떳이 살려고 이름을 윤이(尹彛)라고 바꾸었다.
마침 그는 이초라는 자는 기생집에 갔다가 사람을 때려죽이고 고려에서 탈출한 도망자와 사귀게 되었다.
1390년 정5품의 무관 중랑장인 이초와 윤이는 이성계 일파의 정변 기도를 감지하고 함께 명나라로 건너가 명나라 황제 주원장에게 호소하여 명나라의 힘을 빌려 시중 이성계를 없애기 위하여 모의를 하고 하였다.
윤이: 우리 처자식이 모두 감옥에 가게 되었으니 원수를 갚아야 하지 않겠소?
이초: 저도 처자식과 같이 고려를 탈출하려다 관문에서 군사에게 걸려서 혼자 탈출했으니 애석합니다.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윤이: 잘만 하면 공로를 세워서 고려의 공신이 되고 실패해도 그만인 좋은 계책이 있네.
이초: 무슨 말씀입니까? 빨리 하명해주세요.
윤이: 이성계란 자가 명나라를 친다고 거짓 고변을 고하는 것일세.
이초: 저도 정도전이란 자가 눈오는데 말타기를 하고 군사를 훈련시면서 이성계에게 요동 정벌을 꼬시는 것이 매우 못마땅하던 차였습니다.
윤이 : 이성계가 왕이 되는 것을 막아낸다면 고려에 돌아가면 우리가 공신이 되는 것이야. 만약 실패하면 오히려 명나라가 고려를 칠 예정이라고 고자질해서 양쪽을 이간질 시키는 반간계를 쓰는 것일세.
이초:그런데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해서 분명히 요동정벌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믿어줄까요? 게다가 요동정벌을 주장하던 최영장군도 이성계의 칼에 돌아가셨는데 명나라가 신임을 해줄까 의심스럽습니다.
윤이: 그러니까 우리는 명나라 관리에게 뇌물을 줘서 빨리 황제폐하를 알현해야 하네. 이초 자네는 아는 신하가 있는가?
이초: 제 여관집 주인의 사촌이 명나라 궁궐의 환관으로 일한다고 들었습니다.
윤이: 자네가 가진 금덩이나 좀 내놓게.
이초: 금덩이를 가진지 어떻게 아셨습니까? 윤이 어르신도 좀 노잣돈이 있지 않으셨습니까?
이초:나도 돈을 뿌려가면서 상주를 올릴 방법을 찾아볼 걸세.
결국 이초의 주선으로 환관을 만나 뇌물을 바치고 윤이가 중간에서 조정해서 뇌물을 많이 깍았다. 이성계가 요동을 다시치려고 한다는 상주는 명나라 황제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명나라 홍무제[주체]: 이런 고얀놈이 있나. 감히 우리 대명나라를 공격한다고?
병부상서 이진용:이런 자들을 가만히 둘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폐하께 요동을 접수한뒤에 고려까지 진격하자고 말한 것입니다.
홍무제:당장 치고는 싶으나 몽골족의 동태가 심상치 않으니 고려 정벌을 나갔다가 배후에서 습격을 당할까봐 고민이오. 무슨 좋은 계책이 있소?
승상 : 우선 고정하시고 화를 멈추시길 바랍니다. 이초란 자가 도망자 신세이니 일부러 무고로 이성계를 고자질했을 일도 있습니다. 반드시 이성계를 불러 묻거나 최소한 정도전이란 자라도 잡아들여야 합니다.
홍무제: 군사행동이 위험하고, 또 짐이 친정으로 고려를 정벌할수도 있지만 우선 이성계란 자에게 왜 요동정벌을 하려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었다고 엄포를 놓고, 또 이 사실이 있는지 해명하게 하라. 양태감을 들게 하라.
양태감: 예 폐하 부르셨습니까?
홍무제:태감은 믿을만한 환관을 시켜 사신과 함께 가서 이성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한뒤 나에게 알려라. 만약 이성계가 수상한 점이 한가지라도 있다면 빨리 나에게 보고해야 ㅎ나다.
양태감:알겠습니다. 소인의 양자인 양현기를 보내서 한치의 오차도 없게 하겠습니다.
즉시 명나라 사신 일행은 고려로 가게 되는데 뜻밖에도 고려는 완전히 이성계의 조정으로 정권이 바뀌어져 있었다.
양현기: (진수성찬 밥상을 엎으면서) 거들먹거리면서 술을 가져오라. 기생들을 불러 풍악을 연주하게 하라. 음식이 이것밖에 없느냐?
조준: 고정하십시오, 여봐라 밖에 있는 자들은 더 술과 안주를 내 오고 전국 팔도에서 더 예쁜 기생들을 불러 모으게 하라.
조준은 조정에 가서 정도전과 상의한다.
조준:대감, 명나라 환관 아들의 횡포가 극심합니다. 저희가 무슨 조그만 잘못만해도 낌새를 눈치채고 가만히 안 놔둘 공산입니다.
정도전: 이런 발칙한 자를 봤나. 사내 구실도 못하는 자가 기생을 불러? 정말 명나라 요동이라도 치는게 어떨까요?
조준: 제발 참으십시오 대감, 우리 조선이 건국한지 얼마 안되니 섣불리 도모할 수 없습니다. 만약 요동으로 쳐들어가서 빈틈을 위해 왕씨들이 다시 일어난다면 우리 모두 역적으로 죽게 됩니다.
정도전: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제가 요동을 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글을 써서 사신에게 주고 뇌물로 줄 은자를 구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군사훈련도 도모하고 지방에서 병력을 뽑아 서북쪽 변방에 군사를 충원시켜야 합니다.
조준:알겠습니다. 제가 양씨 고자를 잘 접대하겠습니다.
양현기: 내일이 돌아가는날인데 접대가 이렇게 소홀한가? 고려는 미색이 많다고 원나라에서 소문이 났는데 왜 못생긴 년만 있어?
조준:죄송합니다. 대감, 원나라에서 공녀로 여자를 하도 많이 뽑아가는 바람에 고려에 남은 여인이 없고 대신 이러라도...
조준은 소매속에서 금덩어리를 꺼내 양현기에게 보여주었다.
양현기: 이렇다고 요동을 치려고 하는 사실 보고가 달라지리라고 보는가?
조준: 이봐라, 밖에 없느냐?
하인이 들어와 비싼 자루포대를 가져왔다.
양현기: 이게 뭔가? 이 따위 천한 것을 내가 받아갈 것 같은가? 사신으로 온 길도 먼데..
조준은 포대를 열어 보여주자 양현기 눈이 휘둥그래졌다.
양현기: 이 사람 모양 닮은 것이 무엇인가?
조준:고려 인삼입니다. 인삼의 효능은 오장육부를 좋게 하고, 맛은 달고, 양기를 북돋으면서 소화력도 좋게하며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명약이옵니다.
양현기:이게 소문으로만 듣던 인삼이로군...
조준: 대감님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습니다. 사행길로 가시는 길이 힘들면 특별히 일꾼을 시켜 북경까지 운반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양현기: 뭘 이런걸 다. 알겠네. 내가 특별히 자네를 봐서 황제폐하에 잘 말씀드릴테니 걱정을 마시게. 또 조준 자네가 북경에 온다면 내 신경을 써 줌세. 문제는 황제 폐하께서 정도전을 불러들일 예정이야.
조준:정대감님을요?
양현기: 원래 고려의 이성계를 부르려다 내가 황제폐하를 말려서 겨우 정도전으로 막았네. 그런데 정도전 대감은 안갈수가 없게 되었어.
조준: 감사합니다. 대감님 덕분에 우선 급한 불은 끄게 되었습니다.
양현기 일행은 돌아가고 고려 조정에서도 화급한 논의가 벌어지게 되었다.
이성계: 이거 큰일 났군. 우리가 정권을 잡은 얼마 안되었는데 백성이 병란을 당하게 되었어.
조준: 급한 일은 양현기에게 뇌물로 해결을 했으나 정도전 대감은 사신으로 꼭 보내라는 정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성계: 정대감은 글재주가 있으니 마음이 놓여. 그런데 정대감은 너무 성품이 강직하고 꼿꼿하여 저들에게 밉보임을 당할수 있는데 이 사태를 어찌 해결할까?
정도전: 차라리 이를 빌미로 요동을 쳐버리고 우리 영토로 만드심이 어떠하십니까? 만약 요동을 정벌해 우리 강토를 넓힌다면 백성도 새 조정을 잘 따를 것입니다.
이성계: 아냐 우리 내부 문제도 해결을 하지 못했어. 왕씨들이 언제든지 벌떼처럼 일어나 우릴 공격할지 몰라.
조준: 명나라도 개국한지 몇 년이 안되었고 홍무제 자신도 조카를 죽이고 황제가 되었기 때문에 반대파 때문이라도 조선을 마음대로 침략을 못할 것입니다. 저들은 엄포에 불과합니다.
정도전: 우선 군사 훈련은 계획대로만 하시고 평안도 의주성을 수리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절대 명나라 요동을 침략하지 않겠다는 친필의 글을 써야할 듯합니다.
이성계: 정대감 자네가 명필이니 친서를 써 주시게. 문제는 앞으로도 명나라 놈들이 요동정벌을 구실로 언제든 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도전:우선 윤이와 이초의 친인척, 그와 연관된 무리들을 다 잡아들여 친히 국문을 하십시오. 빠짐없이 일망타진해야만 합니다. 저들이 도망갈수 있으니 조선 개국에 공로로 상을 준다고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잡아들여야 안심이 됩니다.
이성계: 정도전을 성절사 겸 변무사(聖節使兼辨誣使)로 명나라에 가서 해명하며 윤이와 이초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말하고 돌아와 복명하라.
이성계: 정도전을 동판도평의사사사 겸 성균관 대사성에 임명한다.
정도전: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날 연회가 베풀어진다.
이성계: 삼봉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도전: 차라리 잘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색, 우현보 일파를 제거할 계획을 꾸며야 합니다. 그리고 엮어서 목은 이색, 도은 이숭인, 양촌 권근, 인재 이종학, 우현보 등 고려 유신 10여명을 잡아들이게 하십시오.
이성계: 그렇게 하면 전화위복이 된다는 말이지? 좋아 이색 일파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정도전: 고려 왕경을 버리고 청주로 내려가 후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정도전은 다음날 사신으로 떠나고 이성계는 명령을 내린다.
이성계:이색, 이숭인, 권근, 이종학, 우현보 등을 하옥하라.
조준: 바로 개경으로 잡아들일까요?
이성계: 아니다. 내가 친히 국문하려고 했는데 나와 그들이 친분이 있기 때문에 혹 인정을 베풀까 저어된다. 차라리 지방 관옥에다 그들을 하옥시키고 명령을 기다리게 하라.
조준:청주부에 명령을 전달하겠습니다. 속히 파발마를 보내라.
당시 고려 충신들을 옥사에 하옥하는 청주옥사가 일어났다. 그밖에 왕족인 남평군, 수연군 규(壽延君珪)·영원군 기(寧原君琦) 역시 투옥당한다.
이성계는 조준을 불러 은밀히 술자리를 갖는다.
조준: 아무래도 역적의 싹을 뿌리채 뽑는 발본색원을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성계:정녕 그 수밖에 없는가?
조준: 폐하 대의멸친이라고, 썩은 살을 도려내야 합니다. 결국 반역을 할 무리는 어짜피 반란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성계: 옥석이 구분되지 않고 다 죽으면 인재는 누가 남을 것인가?
조준: 그렇다면 폐하께 누를 끼치지 않게 저를 믿으십시오. 제가 처리를 하겠습니다.
조준은 심복 부하를 불러 명령한다.
조준:청주 옥에 가서 옥졸에게 뇌물을 주고 사적인 음식을 들이게 하라. 술과 안주에는 설사를 하게 하는 독약을 타 놨다. 저들이 설사병으로 죽은 것처럼 위장하게 만들 수 있다.
부하: 네 명심하겠습니다.
부하는 청주에 가서 옥졸을 회유한다.
조준 부하: 출출하지? 이거 좀 드시고 하시게..
하면서 엽전 꾸러미도 좀 쥐어준다.
옥졸: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런 것 받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조준 부하: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 어떤가, 우선 받으시게.
옥졸1: 안됩니다.
옥졸2: 뭐 어때 그냥 받지.
조준 부하: 옥졸 2에게 자네가 말귀가 밝네. 이 음식도 자네가 옥에 갇힌 사람에게 전달해 주시게. 제발 부탁이네.
옥졸2: 알겠습니다. 그런데 딸린 입이 많아 더 주셔야 하는데..
조준 부하:좋아, 내 노자돈까지 다 줌세. 꼭 전달해야 하네.
옥졸2:네 알겠습니다.
바로 조준의 부하는 여인숙 주점으로 돌아가 술을 더 마시러 갔다.
옥졸2는 눈앞에 보이는 술과 안주를 보고 군침을 삼켰다.
옥졸 2: (옥졸 1에게) 소피좀 보고 오겠네.
옥졸 2는 술과 안주를 창고 옆 나무 밑에 몰래 숨겼다.
옥졸 1: 죄수들에게 가져다 주었는가? 내가 눈감아 줌세.
옥졸 2:응 말하지 말게. 나 교대시간이 끝났으니 이제 집에 돌아가봐야겠네.
옥졸 2는 숨겨둔 술과 안주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 동네 사람에게 말했다.
옥졸 2:우리 노모 생일 잔치를 못했으니 이 음식으로 조금이나마 회포를 푸세나.
옆집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 우르르 몰려나왔다.
“이게 왠 떡이야, 나리 고마워유!”
아이와 어른 할것없이 마구 음식을 배에 오랜만에 쳐넣어 삼킨다.
갑자기 한 아이가 떼굴떼굴 구르며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어른도 쓰러지며 거품의 침을 토하면서 소리쳤다. “빨리 의원좀 불러주게!”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쓰러져 나뒹구니 의원을 부를 겨를이 없었다.
이 때 옆 주막에서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깬 의원이 나왔다. “여기 역병이 돌았나보네!”
시체를 살피던중 의원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피부가 검게 변하고 손과 발바닥이 딱딱해지는 등 피부가 흑색으로 변하네, 이것은 필시 비상에 중독된거야. ”
의원은 옆에 술을 마시던 동료를 시켜 관가에 가서 고하게 했다.
잠시 후에 수령이 이방과 함께 횃불을 가지고 왔다.
심사또:“이게 무슨 일인가?”
의원:사또나리 설사와 함께 사람들의 피부가 검게 변하고 있습니다.
심사또: 또 괴질이 돌았다는 말인가?
의원:아닙니다. 여기를 보시면 피부가 검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심사또: 그래? 맞네... 치료법이 있는가?
의원: 제 생각에는 砒霜비상에 중독된 것으로 사료됩니다.
심사또:뭐라고 ? 비상? 도대체 이 백성들이 비상이 어디서 났는가?
의원:의원인 저도 비상을 구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또한 고가라서 일반 백성이 사기에는 힘듭니다.
심사또: 이들이 가난 때문에 자살을 하려고 하는가? 무슨 원한을 맺었는가?
이방: 아닙니다. 저들은 화목하게 잘 지내고 또 음식을 나눠 먹고 모두 중독된 것을 보아서..
심사또: 내일 관청에서 친히 심문을 하겠다. 가뜩이나 옥사한 대역죄인 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의원:우선 감초와 흑두를 달여 먹여서 독을 풀어주도록 하겠습니다.
심사또:관청에 있는 약재까지 꺼내오너라.
심사또가 중독된 사건을 추국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조준의 부하는 결국 개경으로 도망을 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