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o의 동그라미 병상 일기 9/6

in kr •  7 years ago 

조용하다
조금 열어 놓은 창 틈으로
바람이 차다

귀를 소리에 집중해본다
매미 소리가 없다
들리지 않는다

우렁차게 들리다가
한 두마리가 조용히 맴 맴 하더니
이제 소리 없다

마음이 허전하다

더운 여름 내내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래 불러주어 고마웠는데
고맙다는 말도 못했는데

가버렸다
다시 먼 길을 떠났다

나도 떠남에 흔적없고
멋스러울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오늘의 법문

한 물건도 미워하지 아니하여야
한물건도 나에게 원한이 없나니라.

  • 정산종사 법어 법훈편 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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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미는 통 멋이 없습니다. 분명 예전에는 다양한 것들이 서로 다른 음색으로 쉬어가며 노래를 불러댔는데, 요즘은 쉬지도 않고 소리를 질러댑니다. 계신 곳은 그래도 도시랑 다르게 다양한 놈들이 남아있겠지요?

안녕하세요. 투병 중에 계신 듯하네요. 힘내시고, 저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글이 좋아서 자주 오게 될 것 같습니다. ^^

  ·  7 years ago (edited)

반갑습니다.
윈도우의 창이켜질때
신비한 생각에 잠시 멍해지며
마음이 반짝입니다.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만남이 기대되어
기쁘기도 합니다.
세상과 호흡하는 창입니다.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귀뚜라미가 얼른 hooo님에게 찾아가 새 노래를 불러주길 바라겠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

반갑습니다.
윈도우의 창문을 열고
만남의 기쁨을 누립니다.
나비처럼 날아오셨네요.

이제는 곧 귀뚜라미들이 hooo님을 위해
가을 노래를 들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긴 바지를 꺼내입게 되는 스스로를 보면
가을이 더욱 성큼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네요.

써주신 오늘의 법문이 유독 마음에 들어오네요
한 물건도 미워하지 않아야 나에게도 원한이 없다는
마음에 잘 담아두고 싶은 법문입니다.

오늘도 hooo님의 글을 읽으며 따스하게 하루 마무리해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만남에 감사드립니다.
가끔씩 서로 창문 열고 놀러 다녀요
가을이 가슴으로 스며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