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했으면

in kr •  6 years ago  (edited)

철쭉이 화사하게 핀 그 날을 난 기억한다.
늦겨울의 모진 바람이 사그라들던 그 날은
꽃잎이 따스한 햇살을 받아
만개하기 시작한 때였다.

가시지않은 차가운 바람에
꽃잎은 있어야 할 곳에 머물지 못했다.
차가운 대리석에 떨어진 꽃잎은
찬 바람과 연이은 빗물에 떨기 시작했다.

함께 떨어진 꽃잎들은 서로 엉켜
떨어지기 전 그 곳을 바라보지만
빗물에 젖어 벗어날 수 없는 대리석에서
자신의 형체마저 잃어갔다.

누군가 도와주진 않을까
그 곳이 아니더라도
따스한 땅 어디라도 좋으니
이 추운 곳에서 벗어나게 해주면 좋으련만.

젖은 꽃잎은 화사한 빛을 잃었다.
그의 향기와 그의 아름다움을 잃었다.
이미 닿지않은 늦은 봄바람에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오늘을 기억한다.
차가운 그 곳에서 떨던
그 꽃잎들을 기억한다.
가루가 되어 사라진 그 곳이 어딜까.

부디 따뜻했으면. 부디.

"세월호 희생자분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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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역시 hts 시인

워니사마 ㅎㅎ
패션블로깅 해주세요

기억합시다! 잊지말아요!!

네네!

스팀잇에 오신것 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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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