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찻집- 화가 story] 나는 사과 한알로 승부한다.-폴과 @asbear 의 조우

in kr •  7 years ago  (edited)

"여기 그림 볼줄 아는 사람 있소?"

겨울 비 속에 난데없이 찻집 문을 열고 들어온 사내는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비닐로 싸온 그림을 테이블에 풀었다.

개대리: 거 뭐하는 매너야? 여긴 찻집이요! 앙리나 파블로같은 대가들도 당신처럼 막무가내로 그림을 펴진 않았다구.
당신은 누군데?

남: 나 폴이라 하오. 당신은 그림 볼줄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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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대리: 아, 난 @asbear 라고 하오. 여기선 개대리하고들 하는데...나도 동네에선 그림 좀 그리지.
당신은 아직 아마추어군? 사과정물이라...뭐 한창 배울땐 그런 정물로 시작하지. 후훗! 아직 인물은 자신이 없을테고?

폴: 당신이 보아도 내가 아마추어요? 사과 따위를 그린다고? 이거 보쇼. 난 폼잡는 사람은 아니요. 내 눈 가까이 있는것을 그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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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세상에서 가장 사과를 잘 그리는 화가가 될거요! 아니 이미 되었는지도 모르지.

개대리: 맞아. 사과 하나는 정말 입에 침이 고이게 실감나는군! 하지만...초등학생이라도 사과만 한 열 번 그리면 이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요즘 영재발굴단 봐. 아이들 기가 막히게 그려요. 사과정도 가지고는 어디 명함 내밀기 힘들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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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열번...그리면 이렇게 그릴 수 있다고? 미치겠군! 당신은 내 영혼을 모독하고 있어. 천번 만번 그려서 익어 떨어진게 이 사과 한알한알이요! 하긴...에밀 졸라 그녀석도 그랬지. 내 동창인데...글 좀 쓰는 녀석이지. 들어 보았소?
날 재능이라곤 없는 무능화가로 소설에 썼더군! 아....그녀석과는 절교했소!
그건 그렇고 난 당신하고 이야기 못하겠어. 여기 쥔장은 어디 갔소? 그림 보는 눈이 신내린듯 하다던데?

개대리: 쥔장은 대가들만 상대하시지. 이거 왜 이러슈? 사과 좀 그린다고 세상이 다 능금으로 보이는 모양인데 이 그림은 어떻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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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이건...이걸 당신이 그린거라고? 정말이요?

개대리: 아니 뭐...나야 더 잘 그리는데 지금 막상 보여줄걸 안가져와서...이건 내 영향 받은 여인이 그린거라오.
@dayoung 이라고..완전 나한테 심취한 사람이랄까?

폴: 이건....마치 꿈꾸는것 같아. 이 부드러운 색조는 여인이 상냥하고 긍정성으로 가득차 있음을 보여주는건데...당신하곤 판이하게 달라보이는군!

개대리: 나하곤 아직 좀 거리가 있쥐~이것도 봐요. 글로벌 대문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인데...누구 문짝이라던가...? 그래..? 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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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이게...문짝? 아...이렇게 환상적인 문이 있다면 나도 한번 그 문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군요.

개대리: 어딜 디밀고 들어와? 그 문 안에는 나랑 딱 한 사람만 더 들어갈 수 있어.
이 문 주인. 클레오빤가 하는 인데 요즘 재판에 증인서느라 바쁜 모양이야. 이 찻집에도 한번 안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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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진심으로 감동했소! 역시 이 찻집은 만만한 동네 찻집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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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화가 폴이 사과 그리기에 전념하게 된 계기라도 있나요?

헉...그거..물어볼게요. 난 이야기해볼 큼도 없었네요. 개대리가 델구 이야기하니라..
실은요. 폴은 데생감각은 상당히 떨어지는 화가였어요. 원근감도 투시도법도 잘 몰랐죠.
그런데...그 물체를 대하는 진지함은 천하의 누구도 따를 수 없었어요. 사과....처음에는 연습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천일기도하듯이-티벳순례를 가듯이 그런 정신으로 매진했죠.
그 단순함은 파블로는 전혀 따라올 경지가 아니에요.

개대리님이 나와서 놀랐어요 ㅋㅋ 개대리 개발하신분이 @asbear 님이란것도 놀랍네요 ㅎㅎ

아 모르셨나요?^^ 사실 오늘까지 아무도 몰랐던것 같아요.

에스베어님이 등장해주셨군요^^

거의 무단 도용 출연입니다.^^

에스베어님이 그림까지 잘그리시나용?? 스고이..
저는 그림을 잘 볼 줄 몰라서, 폴 그림의 가치를 어떤면에서 평가해야하는지 어렵네요 ㅋㅋ 색? 명암? 구도? 붓터치?!

에스베어님이 아닌 그 지인 다영님의 그림이었어요. ^^ 음..에스베어님은 더 못그림. 확실.ㅋㅋㅋ
하이디님 그림에 대해서 정말 보는 감각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그것도 재밌겠는데요? 그림에 완전 문외한인 하이디와 천재화가 ***의 우당탕탕 만남-한번 진행해볼까요?

호오.. 넘나 영광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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