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에 생선가시가 박혀 글 쓰고 지우고 또 쓰고 태워버리는 일상이 반복되면 세상은 건너편 낡은 파라솔 아래 있다 시인은 시인끼리 만나고 화가는 화가끼리 만나고 가수는 가수를 만나 회포를 푸는 비루한 동업자 정신
누구보다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지만 보통의 삶과 대척점에 서있는 이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게 익숙해지면 영혼에 생선가시 하나 박힌 거다 세상 속 다양한 단면들은 불러 글로 그림으로 노래로 완생을 이루려 하지만 언제나 미생
누구보다 세상을 사랑하기에 어두운 밑바닥 음습한 골목까지 내쳐달려가는 정신의 부유를 감당해야 되는지도 모른다 태생부터 그림자 속으로만 다녀 눈부신 밝음에 움찔했는지 몰라도 누군가의 삶이 침범하면 그때부터 경계하고 막아선다
창작자의 영혼에 깊이 박힌 생선가시는 뱀파이어의 흡혈처럼 존재의 이유 창작의 기초이기에 강요당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 한 번도 평범함을 꿈꾸지 않았기에 결코 영혼의 가시를 발라낼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