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귤

in kr •  6 years ago 

귤 까먹다 문득 생각났다

귤은 껍질에 양분이 더 많다는 말

그러나 껍질 먹는 사람은 없다

생각 없는 세상살이가 편한 것처럼

굳이 뇌 쓸 일 없는데

생각조차 거추장스러운데

그래도 로봇 아닌 인간이라고

일생을 조련당해도 꼭두각시 아니라고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 넌?

제발 정신 놓지 말자고

숨 쉴 곳 정돈 어딘지 알자고

귤 까먹다 허탈해진 하루

정작 내가 놓쳐버린 것은

귤껍질 아닌 배냇저고리 같은 자아

많은 걸 잊었기에 행복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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