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처음 출시됐을 때 저는 조금 회의적이었습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한 서비스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죠. 저는 그 이상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편이었습니다. 큰 차인만큼 장애인, 영유아 등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서비스이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그냥 택시를 대체하는 서비스라면 저렇게 큰 차로 서비스하는 것이 비효율적이지 않을까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예기치 않게 타다의 열혈 유저가 되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타다는 기존 서비스를 상당 부분 개선했습니다. 그 개선만 살펴봐도 비즈니스 혁신사례로 참고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타다라는 서비스가 나온 배경부터 살펴볼게요. 현재 국내에서 여러 모빌리티 기업들이 하는 일은 '합법 영역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의 여객운수법상 허가를 받지 않은 유상운송서비스는 불법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이 찾아낸 합법 영역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출퇴근 시각에 카풀이고, 다른 하나는 11인승 이상의 차량을 이용한 운송서비스입니다. 둘 다 여객운수법에서 허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전자는 카카오카풀(럭시), 풀러스 등이 있고, 후자는 타다, 벅시, 콜버스 등이 있습니다.
타다가 출시되기 이전엔 벅시, 콜버스 등의 업체들이 11인승 이상이라는 '합법' 영역을 사업화했습니다. 하지만 큰 차를 이용하는 만큼 서비스의 범위가 한정적이었습니다. 벅시와 콜버스 등은 큰 차를 필요로 하는 공항까지의 이동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반면에 타다는 11인승 차로 5인승 승용차가 제공하는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타다와 벅시, 콜버스 등과의 차이는 '대중화'입니다. 이게 서비스의 장점인 동시에 한계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넓은 차를 편안하게 이용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수요가 있다고 해서 차를 무한정 늘리기엔 비효율적이라는 리스크가 있는 거죠. 만일 어느 순간 규제가 풀린다고 하면 굳이 이 서비스를 11인승 차로 제공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이처럼 타다는 여러 고민을 가지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타다가 개선한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정보가 빼곡한 영수증이 바로 발급이 된다는 점입니다. 하차하자마자 이메일로 영수증이 오는데요. 그 영수증을 보면 내가 어디서 어디로 이동했는지, 이동거리와 운행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내가 이용한 차량이 무엇이고(차량 번호 포함), 기사 분은 누구이고 연락처는 어떻게 되는지까지 모든 내역이 한번에 표시됩니다. 차에 두고 온 물건이 있으면 이 기사 분의 연락처로 바로 전화를 걸 수도 있죠.
두 번째 개선 사례는 승차거부의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타다는 기사가 승하차 여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으로 손님에게 가장 가까운 차량이 자동으로 배차됩니다. 게다가 기사는 시급제라서 가까운 거리를 가는 손님에게 불친절할 이유도 없습니다. 특히 저는 영유아들을 데리고 다니는지라 가까운 거리라도 택시를 탈 만한 일이 많았는데요. 잘 잡히지도 않을 뿐더러 간혹 기사님들이 안 좋아하는 티를 내기도 해서 택시를 부르기가 주저된 적이 많았습니다. 타다 역시 기사분들이 안 좋아하려나 걱정이었는데, 기사분들이 먼저 "시급제라서 가까운 거리나 먼 거리나 상관 없다"고 하시더군요.
타다의 세번째 장점은 기사분들이 택시보다 거칠지 않은 운전을 한다는 것입니다. 영유아를 데리고 차를 타는 저로서는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택시 기사분들은 거리에 따라 과금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손님을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운전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엑셀과 브레이크를 세게 밟는 일이 잦습니다. 하지만 이런 운전으로 인해 영유아들은 쉽게 멀미를 합니다. 반면 타다의 경우엔 기사분들에게 특정한 메뉴얼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과금의 방식 때문인지 엑셀과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며 운전하는 사례가 드뭅니다.
네 번째 장점은 기사 분이 손님에게 불필요한 말을 건네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손님들이 말을 걸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긴 하지만, 기사분이 먼저 말을 건네는 소재는 늘 "차량 내 온도가 괜찮습니까?", "불편한 점은 없습니까", "안전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 등입니다. 꼭 필요한 것만 물어보는 셈이죠. 불필요한 말을 건네지 않는 것은 여성 승객의 마음을 잡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다섯 번째 장점은 차량 내 와이파이 서비스와 휴대폰 충전시설을 구비한 것이죠. 이건 모바일 시대에 무척 편리합니다. 어느 카페에 가면 안정적으로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타다를 타면 충전하며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분명한 인식을 승객들에게 줬습니다.
타다가 비즈니스를 잘 한다고 느낀 첫 경험은 '웰컴킷'이었습니다. 핀란드사 자일리톨 캔디의 맛이 너무 고급스러워서 깜짝 놀랐던 기억입니다. 이런 작은 선물 하나도 허투루 고르지 않았으니 비즈니스를 얼마나 세심하게 준비했을까란 생각을 했었죠.
제가 다섯 가지 장점들을 나열했는데요.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 미세먼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차량이라는 점입니다. 카니발은 대부분 경유차이고, 간혹 가솔린 차가 있지만 연비가 매우 안 좋습니다. 라이드쉐어링 답지 않게 오히려 비효율적인 자원 소비가 되는 케이스죠.
또 다른 단점은 내비게이션 맵이 부정확하다는 점입니다. 몇 차례 기사분이 저를 못 찾고 뱅뱅 돈 적이 있었는데요. 기사분께서는 그 이유가 차량에 탑재된 티맵 내비게이션이 카카오내비에 비해 부정확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에스케이 그룹이 전략적으로 티맵을 육성하고 있어 계열사인 소카와 타다는 티맵을 무조건 써야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직 티맵이 정교해지기 전까진 기사와 승객이 다소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거죠.
좋은 서비스네요. ㅎㅎ 정보 감사합니다. 요금은 택시와 비교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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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중요한 정보가 빠졌네요. 업체쪽에선 이십퍼센트 정도 비싸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간보단 거리가 과금의 주된 요소인지 막혀서 오래걸리면 택시보다 훨씬 저렴하기도 합니다. 평균적으론 약간비싼 수준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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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타다 의 장점이 대부분 우버와 비슷합니다. 우버가 들어왔다면 한국에서 지금 택시는 아무도 안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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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를 경험해보진 못했는데요. 우버의 장점과 많이 겹치죠. 그치만 누구든 참여 가능하니 저정도로 균질된 서비스 경험을 줄지는 의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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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버의 퀄리티 컨트롤은 좀 놀랍긴 합니다. 타다도 소규모일때는 충분히 할 수 있을 듯 한데 커지면 .. 쉽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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