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에 묻힐까 안타까운 영화, [당갈] (Dangal, 2018.04.25)

in kr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스티밋 여러분 :-) 글쓰는 휴학생, 요아입니다. @hyunyoa

최근 인턴 일로 이런저런 스트레스와 바쁜 일이 생겨 한동안 스티밋에 접속하지 못했네요 :-(
휴학 시작 후 하루, 한 편의 글을 쓰자고 다짐했었는데 인턴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어버렸습니다...하지만 아무리 피곤해도 눈을 뜨고 영화는 볼 수 있기에! 영화는 꾸준히 봐왔는데요. 그저께는 대한극장에서 시사회로 열린, 당갈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인도 영화가 그렇듯, 3시간 정도 이기에 정말 볼까 말까 수천 번을 생각하다가.. 에잇 보자 하고 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한 자 한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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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갈 (한국) 포스터는 마음에 들지 않아, 따로 영화 신을 타이틀로 가져왔습니다.


1. 인도 영화의 장벽을 허물다

인도 영화라고 하면 대체로 <세 얼간이>를 떠올릴 듯하다. 페이스북의 짤로도 많이 게시되기도 했었고, 명장면이나 명대사도 많거니와 학교에서도 자주 틀어주는 바람직한 영화이기 때문. 나 역시도 <세 얼간이>를 통해 인도 영화를 접했고, 이후 기억나지 않는 인도의 영화를 몇편 보기도 했다. 하지만 거부감이 좀 들었다. 그 이유는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뜬금없는 음악때문에..? 어렸을 적 기억을 더듬더듬 거리면,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한 인도 영화에서 괴물과 싸움을 하기 전 노래를 부르는 게 있었다.. "악당은 왜 파워레인저가 변신할 때 공격하지 않아요?"라는 말이 떠오르는 장면. 그 이후 인도 영화를 멀리했었는데, <당갈>의 초대권을 받고 세 얼간이의 좋은 기억이 떠올라 관람을 결심했다. 네이버 영화보다는 솔직한 평이 많은 왓챠에서도 괜찮다는 얘기를 많이 봤고. 다행히 결론은, 성공.

인도 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당갈>은 기존에 뜬금없이 중간에 삽입되었던 음악 느낌이 나지 않았다. <라라랜드>와 같은 뮤지컬 느낌? 우울한 내용도 밝은 음악으로, 레슬링 장면에서는 중독성 높은 음악을 배치해 경기에 더욱 집중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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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을 다뤘지만, 아빠는 가부장적....


2. 인도 여성의 인권

작년, 스리랑카로 해외 봉사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버스에 철창이 달려 있다거나, 신호등 없이 뒤죽박죽 움직이는 사고가 팽배한 거리,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여 죽어도 개와 비슷한 대접을 받는 사람. 이외에도 신기한 광경을 많이 목격했으나,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여성의 존재였다. 한가롭게 운동장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모두 남자,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모두 남자, 거리 곳곳에 있는 남자. 남자. 남자. 주택가를 힐끗 보면 여성들은 모두 빨래를 하고, 음식을 하는 등의 집안일을 했다. 여성의 인권이 낮은 국가 탑을 다투는 인도와 스리랑카는 여성으로서 좀 많이 속상한 나라였다. 이 의제는 <당갈>에서도 나타나는데, '여자라면 집안일을 배워야지' '얼른 시집을 가야지'와 같은 얘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남자아이를 낳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금메달을 딴 인도 최초 여자 레슬링 선수 이야기므로 아무래도 이야기가 진행되며 여성으로서 부딪히는 사회적 인식에 관한 장면이 많다. 주변의 야유라거나.. 아빠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라야하는 아이들. 어렸을 적 아빠가 자신의 딸들을 레슬링선수로 키우기 위해 억지로 훈련을 시키거나 머리를 잘라버리는 장면은 좀.. 많이 가부장적이고 과해서 모순을 느꼈다. 굳이 폭력적인 수단이 동원되었어야 할까? 그러나 또 아빠의 깊은 내면을 보면 전통적인 인도의 여성상을 거부하라는 뜻이기도 한데, 이 부분에서는 좀 할 말이 많다. 그냥 아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인데 멋지게 포장한 느낌? 후반에서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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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도, 레슬링에 관심이 없어도

필자는 스포츠에 관심이 없다. 야구나 축구 같은 메이저 스포츠들도. 그러니 당연히 레슬링도 관심이 없다. 영화 관람을 고민한 이유 중 하나인데, 정말 스포츠를 하나도 모르는 아마추어들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3시간을 꽉꽉 채운다. 실제로 레슬링 경기씬에서는 의자에 등을 기댄 적이 없을 정도. 왜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자신에게 대입하는 지 조금 알 것 같았다. 물론 '기타'역을 아주 멋지게 소화한 파티마 사나 셰이크라는 배우 덕분. 자신이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도, 레슬링에 관심이 없더라도 상관없이 가족, 연인, 홀로(나는 홀로 봄..) 모두 신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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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레슬러를 멋지게 소화한 배우들

기타와 바비타의 아빠를 소화한, <세 얼간이>의 주연 아미르 칸은 극 중 마하비르의 20대-60대를 소화하기 위해 분장을 쓰지 않고 찌우고 빼기를 반복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달라서 촬영 기간이 엄청나게 길겠구나, 라 생각했는데 그게 30kg를 빼고 다시 근육으로 찌운 거라니 정말 대단하다. 이외의 연기나 레슬링 실력도 몰입감있게 연기했다. 물론 기타와 바비타를 연기한 아역, 성인 배우도 마찬가지. 연기 구멍이 없었기에 완벽하게 집중할 수 있었다. 이미 중국과 대만, 인도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던데 한국에서도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불행히도, <어벤져스 - 인피니트 워>와 개봉날짜가 비슷해 실패할 거라고 예상한다.. 영화관을 보면 전부 어벤져스이니.. 2위가 당갈이지만, 예매율 2%밖에 되지 않는다는 기사를 접했다. 정말 아쉽다.

당갈을 본 후 아미르 칸과 인도 영화에 다시 관심이 생겼다. 이번 주, 아미르 칸의 영화를 조금 더 찾아보려고 한다. 볼까말까 고민 중이시라면, 무조건 추천! 드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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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 추천해주세요~
덕분에 인도영화에 다시 관심이 생기네요~!

팔로우 감사합니다 :-) 한국에서는 오늘 개봉하는 영화네요!
저도 당갈 덕분에 다시 인도영화에 관심이 생겼어요 :-)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
요즘은 개봉관에서 감동적인 영화를 보기 어려워 아쉬운데
간만에 감동적인 영화가 될 듯 하네요

kimyh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쥐어짜는 감동이 아니라 정말 좋았어요. 대부분의 한국 영화는 무언가..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려는 포인트를 억지로 심어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당갈>은 그렇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관람 추천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