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채식주의자], 우울함에 대하여

in kr •  5 years ago  (edited)

이 소설책을 읽는 내내 떠오른 기분이었다. #우울함.
소설책을 읽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정말로 오랜만에 이 책을 들었는데.

나는 주로 IT관련 서적이나 자기 개발서, 혹은 정보나 트랜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는 책들을 읽어왔다. 왠지 소설 읽기는 시간 낭비로 보이기도 하고, 영화가 있는데 하는 기분도 있었다. 그러나 메말라가는 내 마음이 살아나려면 소설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친구가 최근에 읽었다는 책 제목을 물어 시작한 책이었다.

잘못 골랐나보다. 아주 우울하다.
한강의 연작 시리즈를 모두 읽으려면 2편을 더 읽어야하고, 궁금함도 일고 있지만, 읽지 않겠다.
작가에 대한 이해와 내 감수성 수준은 높아지겠지만, 우울해져서 죽어버릴지도 모르니까.

감성의 극사실주의적인 세밀한 표현 뒤에 매우 비현실적인 두 인물과 평범한 한 인물의 생각을 담았다.
궁금함으로 계속 읽게 하는 힘은 확실히 있다. 모든 게 문제 투성이인데, 해결해나가려 하기보다는, 시간에 따라 왔다갔다 하면서 펼쳐놓는 느낌이다. 끝까지 정리하지 않고 끝난다.

허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런건가?
아니다. 작가의 우울한 깊은 속을 들여다본 느낌이 드는데, 별로 궁금하지 않는 걸 본 기분이다.
안그래도 결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다소 있었던 내게 부정적인 믿음을 강화시키려든다. 결혼은 그저 하나의 생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현실만 강화해서 표현하고 있다. 머, 핑크빛 러브 러브한 거로 표현되지 않아 생긴 불만이 아니다. 읽는 내내 주인공들은 왜 서로 결혼했을까, 왜 같이 살지? 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젊을 때의 나는 대부분의 결혼을 그런 시각으로 봤었기에(입에 담지는 않았지만, 왜냐면 사람들이 듣기 싫어할테니까 ), 잊혀진 저편의 기억을 소환한다.

지금 읽을 때가 아니었나?
그런가 보다. Sorry.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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