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닭띠다 : 화사닭?

in kr •  5 years ago  (edited)

아, 그러고보니, 그림의 제목을 묻지 않았네…
그럼, 머라고 할까, #야자시닭 ? #금벼슬닭 ?, #화사닭 ?
그림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화려한 느낌이 들고, #금벼슬 때문인지 힘차 보이니, 내맘대로

"화사닭"

사실 화가의 그림은, 지금 상황에서 내게 너무 과분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막상 사무실에 걸어두고 보니, 좋은 투자를 했다는 생각이 슬며시 드네요. 그래, 투자는 괜찮다, 죄책감 안느껴도 되니까” 머, 내가 이걸 일본에 가서 팔겠다는 건 아니지만(일본에서 인기있는 화가이심), 암튼 먼가 좋은 걸 가졌다는 뿌듯함이!!!

부모님도 마찬가지지만, 나도 역시 평생 먼가 귀한 걸 소유하지 않고 살아왔던 터라, 어릴 적 친구 부모님이 분재와 비싼 우표 때문에 늘 집을 비우시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잘 이해가 가질 않았었네요. 그런데, 처음으로 하나 소유해보니, 이런 기분인가 싶기도.
비교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옻칠 공예 전시회에서 지인인 언니와 박방영 화가님과 함께 작품들을 보다가, “전 닭 그림이 좋아보이네요”라는 말이 씨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언니가 옆에서 작품을 사라고 권해서 살짝 당황이 되었네요.^^;;

“사업도 말아먹고 쉬고 있는 내가 그림을 산다?”
잠시 고민하다가, 내 자신에게 작은 선물 하나 한다 생각하자라는 마음으로 의뢰를 하게 되었죠.
언니가 대화 도중에 내가 살 수 있는 가격 가이드라인을 자연스럽게 선생님께 꺼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크흡….

게다가 내가 닭띠이기도 하니까! ​
그래서 의뢰하기로 말씀드리고는 “전, 야자시 출생이에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먼가 나란 사람의 특성이 담길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그림은 일주일 뒤 즈음에, 언니와 함께 박방영 선생님 작업실에 놀러가서 받았습니다.
작업실은 파주 어느 곳에 위치한 집이었는데, 화가님 집 답게 적당히 어수선하면서 전체적으로 예술적 분위기가 풍겼습니다.(나름 치웠다고 하시는데 ㅋㅋㅋ)

커피도 마시고, 건강한 자연식 저녁 식사도 얻어먹고, 아, 그리고 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붓을 잡은 거 같은데, 아주 중요한 필살의 팁을 전수받을 수 있었습니다…어디 가서 붓글씨 좀 아는 척 해볼까나~ ㅋㅋㅋ

식사 후에는 선생님의 다양한 그림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아, 근데 “음….난 그림 하지 말자”…이런 절망감이 ㅋㅋㅋ…..

​화풍과 재료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내게는 매우 신기해보였습니다. 대체로 일관성이 있었지만, 같은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고 볼 수 없는 작품들도 있었거든요. 앞서서 잠깐 붓글씨 교습을 해주시면서, 이렇게 대충 자유롭게 쓰는 거야, 난 원시적인 게 좋아…이러셨지만, 사실 매우 세밀한 그림도 그리는 분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언니와 나, 화가 선생님과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신라의 후손들이라는 거죠. 하핫….아우~ 신라 시대에서 태어났으면 내가 짱 먹을 뻔? ㅋㅋㅋ… 사실 우리 집안은 철기시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신분이 낮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워낙 과거가 너무 높았던 거죠…조상 중에 왕이 수십명에, 심지어 여왕도 두어 분 계시니, 그러다가 고려, 조선에 이르러서는 귀족 정도, 그리고는 현재 심히 서민이니 ㅎㅎㅎ


덧.

​지난 번 언니가 #옻칠 #공예 전시 구경한 이야기도 쓰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지나갔군요.
시간이 너무 지나면 기억의 디테일이 부족해지다보니, 못 쓸 것같고, 아쉽기도 해서 몇 개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매화 #꽃잎이 그려진 자개장이 언니의 작품입니다. #보슬비 오는날 #만개한 #매화를 만났을때 마음 속의 정적인 순간을 표현했다고 하네요.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  5 years ago (edited)

우리 아들 울이가 닭띠예요!!ㅎㅎ

괜히 반갑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