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와 이병헌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평소보다는 서둘러 극장을 지난 주말에 찾았습니다. 리뷰 이런 거 찾아서 읽어보지도 않았어요. 일단 이 두 연기자의 연기를 보고 싶고, "백두산"이라는 쉽게 먹고 들어갈 수도 있어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을 것같은 키워드를 어떻게 풀어낼지, 아무 정보 없이 감상하고 싶었습니다.
어, 근데, 돌려말하지 않을게요. 솔직이 실망했습니다.
부분 부분 훌륭한 점은 분명 있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시나리오가 너무 어색하달까요? 액션도 보여줘야겠고, 웃기기도 해야겠고, 신파도 보여주고 싶었고, 메세지도 전달해주고 싶었던 것같아 보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영화관에서 왠지 저만 웃고 있는 것같았어요. 그러니까 웃겨도 덜 웃긴 느낌...
영화를 보면서 뜬금없이 "극한 직업"이 계속 떠오르더군요. 서로 비교할 스타일의 영화는 아닌데, 떠오른 이유가 머였을까요? 제 생각엔 극한 직업은 한가지는 정확히 잘 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그 영화도 실망할 부분이 많을 수도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개"는 정말 잘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웃겼었거든요. 정신없이.
영화를 보고 며칠이 지난 이 시점에서 기억은 많이 사라졌지만, 크게 몰입도를 떨어트린 두가지만 얘기하겠습니다.
우선 하나는, 백두산 영화에서 저 두 배우가 미칠듯이 고생하면서 핵폭탄을 들고 탄광에 들어가기 위해 용을 쓰던데요, 솔직이 요즘 기술이 좋아서 정밀 타격 얼마든지 할텐데, 왜 저러지..그 상황이 설득력이 떨어지더라구요. 제가 군사무기에 대한 지식이 떨어져서 그럴 수도 있겠죠?
두번째는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기 위해 갈등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대통령님도 원래 지지율이 5%밖에 안되었는데 42%로 당선되지 않았냐, 이 프로젝트의 확률도 그렇게 높아지게 할 수 있다...라는 부분에서 몹시 이질적으로 느껴진 건 저뿐이 아니었을 겁니다. 영화관내에서 웃는 것도 아닌 이상한 "피식"이 살짝 살짝 여기저기에서 들리더군요. 먼가 씁쓸한 기분이 들더군요. 굳이 그런 드립같은 대사를 넣었어야 했을까요?
백두산이라는 그 멋진 주제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 많은 장치가 필요하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생각입니다.
저 훌륭한 배우님들 모셔다놓고 머하는 짓이냐 싶네요.
그래도 마지막으로 두가지 칭찬은 남기겠습니다.
영화 초반에 지진나는 영상은 꽤 볼만했구요, 하정우와 이병헌은 역시 믿고 보는 배우임은 확실합니다. ^^ 그 두분 때문에 그래도 웃음이 나왔네요. 그리고 까메오로 나오는 배우님들도 굉장한 분들입니다.
무튼 결론은
"선택과 집중, 하나라도 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