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들의 위한 어둡지만, 아름다운 동화 "The shape of water"

in kr •  7 years ago 

소수자들의 위한 어둡지만, 아름다운 동화 "The shape of water"

원래 혼자 영화보는 것을 즐깁니다. 다만, 혼자 밥을 먹지는 못하죠. 어제는 오랫만에 혼자서 극장을 찾아 평소 너무나 좋아하는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의 신작 "세이프 오브 워터"를 감상했습니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는 대부분 기묘한 크리쳐들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혐오스럽거나 이상한 생김새의 크리처들에 애잔한 정서를 부여하는 그만의 특기가 있습니다.

사실 이 분야에서 대가가 된 "팀 버튼"감독이 있습니다만, 팀 버튼의 크리쳐들은 상처받고 나약하지만, 왠지 동화속에 존재할 것 같은 종류라면 길예르모 델 토로 영화 속 크리쳐들은 기괴하면서도 왠지 눅진하고, 축축해서 세상의 쓴맛을 이해하는 성인 남성들에게 특히 공감을 받는 특징이 있습니다.

성차별적인 발언은 절대 아닌데, 사실 길예르모 델토로의 영화를 보면 여성분들은 기겁을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어제 극장에서도 영화가 끝나고 나니, 옆자리에 앉으신 여성 관객분들은 질겁을..

여튼 세이프 오브 워터는 길예르모 델토로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로맨스를 그리고 있습니다.

뭐 사실 이 감독의 영화에서 로맨스 감성을 찾아내기란 실로 많이 어려운데 "미믹, 블레이드, 악마의 등뼈, 헬보이, 판의 미로, 크림슨 피크" 등의 독특한 크리쳐 장르, 혹은 그로테스크 호러 장르(?)에서 크리쳐와 인간, 이종간의 러브 스토리를 그려내는 것은 사실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나마 로맨스 감성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헬보이 정도가 아니었나 싶네요.

그런데 세이프 오브 워터는 이 사람이 이렇게 로맨틱한 사람이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듭니다. 특히 이전 제작을 맡았던 크림슨 피크에서 돋보였던 미장센, 특히 색감과 조명이 세이프 오브 워터에서 정점에 달합니다. 화면은 굉장히 아름답고, 음악 역시 너무나 감성을 자극합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이들이 어떻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교감하는지 수많은 장치와 메타포를 통해 이들의 감정을 아름답고 또 슬프게 그려냅니다. 사실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던 여주인공이 영화가 끝날 때는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러브씬이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 여주인공의 감정의 본질에 관객들이 공감해가는 과정에서 어느덧 괴물이라고 불렀던 그 크리쳐는 "그"가 됩니다.

세이프 오브 워터에는 그 이전의 델토로 감독들의 다양한 작품들의 요소가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크리쳐는 헬보이의 물고기 인간 "에이브 사피언"을 빼다 박았고(실제로 에이브 역할의 더그 존스가 이번에도 세이프 오브 워터의 물고기 인간을 연기합니다.), 얼굴에 구멍내기 좋아하는 감독의 특성상 판의 미로에 이어 이번에도 기어이 뺨에 구멍을 뚫습니다.

가장 인상적이고 가슴이 먹먹하며,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이 여겨진 장면은 가장 마지막 장면인데 이 부부에서 영화속 모든 메시지들이 하나로 귀결되는 듯한 연출이 너무나 매력적이더군요. 하지만, 마지막 씬 역시 델토로 감독이 즐겨 쓰는 "모호한 오픈 결말"의 연장선 중 하나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겁니다.

세이프 오브 워터는 길예르모 델토로의 모든 필모를 집대성한 작품으로, 작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다만, 흔한 멜로물을 기대하고 가신 분들이 계시다면 꽤나 당혹스러울 수도 있으니 최소한 예고편은 꼭 감상해보고 가시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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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영화가 핫하네요..
은근 기대하고 있습니다~^^

  ·  7 years ago (edited)

트레일러보니까 신선한 소재네요.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은 진부할거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ㅎㅎ

제가 좋아하는 영화 스타일은 아니지만 소수자들의 사랑이란 주제를 그냥 넘어갈수도 없고 하니 일단은 찜하기를 눌러두겠습니다ㅋㅋ

^^ 나중에 시간되실 때 한번 감상해보세요. 음악이 참 좋습니다.

예고편 감상하고 갑니다.
보고 나니 작품이 너무 궁금해지는데요?ㅎ

혼자 보고 싶은 영회네요.
3월엔 자유를 느끼게 될 것 같네요~

너무 보고싶어요! 좋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보러가야겠어요 .
사랑이 단순히 인간 사이의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잘 보여줄거같아 기대기대하고 있습니다.

  ·  7 years ago (edited)

앗 내일 문화의날이라서 5,000원인데
제가 사는 곳은 상영을 안하는군요ㅠㅠㅠ
영화관도 독점 힝
다음에 기회되면 다른 방법으로 봐야겠어요
추천 감사해용!ㅎㅎㅎ

주말을 맞아 관람해보려구요

OST가 상당히 좋습니다.

공감합니다. 음악이 정말 영화에 꼭 들어맞는 옷 같은 느낌입니다.

혹시나 영화 내용이 있을까 두려워 첫줄만 읽고 내렸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감독이라 저도 얼른 감상하고 후기 보러 다시오겠습니다 ㅎㅎ

저 또한 너무 기대중인 작품이라 조만간 극장에서 볼 예정입니다!! ㅎㅎ

이런 멋진 감상을 쓰신 것에 놀랐습니다. 그간 ㅋㅋ 이오스만 봐서요.
빔 벤더스, 레오까라,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생각나고 누벨바그, 뉴저먼 시네마... 겉 멋 들어서 시앙시에 찾아가고 아트 필름 골라보고... 좋았는데... 지금까지 영화 음악은 리빙 라스베가스가 최고였는데 감상보고 영화보러 가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흠,,,여운이 무척 오래갈 것 같은 느낌의 영화입니다
(OST와 시각적인 느낌이 너무 딱이네요ㅜ)
일단,ost는 다운받으러,,,총총,,,,,,,
소개감사합니다~♡

어렸을 때 비디오 대여점에서 길예르모 델토로 감독의 "미믹"을 보고 공포에 떨었었는데 이번엔 해양 크리처 로맨스(?)물이라니 기대되네요. 시간내서 한번 봐야겠어요.

영화 곳곳에 소품이나 인테리어에서 게임 "바이오 쇼크"의 느낌이 나는것도 신기하네요.

예전 아바타 영화에서 파란색 여주인공이 영화 끝으로 가면서 점점 예뻐지더니 나중엔 미녀로 느껴질 정도였는데, 이 영화에서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군요ㅋ '얼굴에 구멍 뚫기 좋아하는 감독' 부분에서 빵 터졌습니다ㅎ

저도 조용히 혼자서 보고 와야겠어요 ost 도 좋고
호기심 기대감 잔뜩 드는 영화 추천 해주시어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