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해외여행 왔는데 당연히 여기저기 돌아다녀야지 돈 아깝게 뭐 하는 거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 힘들고 딱 질색이야. 쉬려고 여행 온 거야."
"해외 왔으면 해외 음식을 먹어야지. 한식은 한국에 돌아가면 많이 먹을 수 있잖아."
"로컬 음식은 내 입맛에 너무 안 맞아. 한식당 찾아서 가야 해."
혼자 여행을 가면 싸울 일이 전혀 없다.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면 된다.
하지만 여럿이 여행을 가게 된다면 의견 충돌은 어쩔 수 없이 생긴다.
사람마다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한테는 다른 나라를 구석구석 찾아보는 것이 여행일 수 있고,
누구한테는 호텔이나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여행일 수 있다.
또한 누구에게는 그 나라의 로컬 음식을 먹는 것이 여행의 미학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구한테는 여행을 왔어도 한식을 먹어야 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잘못되었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재미있는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여행 계획을 만드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타인이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설득하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강하게 이야기하면 결단력 있고 자신감 있게 보인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앨리슨 프래 게일은 오히려 '힘을 뺀 의사소통' 이
강력한 대화방식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강력한 대화방식이 직접적으로 강하게 말하는 것이라면,
힘을 뺀 대화방식은 다음과 같다.
망설임: 글쎄, 음, 어, 알다시피.
얼버무림: 일종의, 좀, 아마, 어쩌면, 내 생각에는.
권위 포기: 이건 그렇게 좋은 생각은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부가 의문문: 그거 재미있군, 안 그래? 또는 좋은 생각이야, 그렇지?
강조 부사: 정말로, 대단히, 꽤.
강력한 대화방식은 결단력 있고 자신감 있어 보일 수 있다. 문제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명령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명령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명령은 타인에 의해 강요된 의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타인에 의해 강요된 의견보다 스스로 생각해낸 의견을 더 신뢰한다.
힘을 뺀 대화방식은 자신감이 없어 보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상대방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혹은 적어도 상대방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줄 수 있다. 억지로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닌, 자기 생각에 따라 행동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여러 명이서 여행을 갔는데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한번 힘을 뺀 대화방식을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글쎄, 물론 여행을 왔을 때 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하지만 새로운 나라에 여행을 왔는데 한번 이 나라에 대해서 알아보는 건 어떨까?"
"음 알다시피 이 음식은 이 나라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거야. 내 생각에는 네가 한번 이 음식을 한번 체험했으면 좋겠어. 영 입맛에 맞지 않으면 그때 한식당에 가는 거어때?"
여러분들의 여행이 한결 재미있고 보람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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