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2] 손준호와 오타니

in kr •  7 days ago 

연어입니다.


손준호 선수가 기자 회견을 했다. 오랜 시간 구금, 억류되었던 그에게 언론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는 큰 것이다. 그러나 그의 해명(내지 변명)은 매우 궁색했다. 그는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사람들이 주목하는 핵심은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당신 돈 받은겨 안 받은겨?

그는 승부 조작 사건을 알지 못했고 더더구나 참여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랬건 아니건 사람들이 묻는건 이거다. 그래서 돈 받았냐고?

결국 이번 기자 회견에서 손준호 선수는 약 3,700~3,8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동료 선수에게서 받았다는 것을 고백했다. 문제는 이거다.

손준호 선수 억류 사건과 함께 시끌했던 것이 바로 오타니 선수, 정확히 오타니 선수 통역 담당의 횡령과 오타니의 변제 사건이다. 당연히 오타니 선수는 자신의 승부 도박 참여를 부인했다.

우리는 진실을 모른다. 손준호 선수와 오타니 선수를 둔 의혹 어딘가에 진실은 있다. 그런데 손준호 선수는 돈을 입금받았고, 오타니 선수는 돈을 입금했다. 물론, 둘 다 징계 사유가 된다.

미국 형법에 의한건지 메이저리그 사무국 행정상 그런건지 어쨌거나 오타니 선수가 친구이자 고용인(통역겸 에이전시)을 위해 도박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 또한 문제가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팬을 잃지 않았다. 설령 그 부분이 문제가 된다해도 팬들은, 또는 그를 지켜보는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상상을 했을 것이다.

"얌마, 빚진 돈 까짓거 내가 갚아줄테니 앞으론 다신 그딴거 하지마"

그의 평소 행동, 즉, 그의 성실함과 검소함, 철저히 지키는 원칙, 부모의 교육관, 그가 평소 밝혀온 가치관이 이때 그를 배신하지 않고 돕는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 이유는 딱 하나다. 그가 돈을 받은게 아니라 돈을 썼다는거다. 물론, 손준호 선수의 의혹은 승부 조작 이후의 결과물, 즉 사건 이후의 돈을 받는거고, 오타니 (통역) 선수의 의혹은 도박 이전의 베팅, 즉 사건 이전에 돈을 내고 돈을 거는 문제이니 오타니 선수 계좌에서 돈이 나가는 것이 문제의 시발이 되긴 한다.

그런데 오타니 선수는 돈의 출금에 자기 주장을 할만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손준호 선수는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370~380만원 정도라면 그의 해명에 무게가 실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정도 돈이라면 사실 가족을 부양하는 성인들 사이에선 흔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0이 하나 더 붙은 금액을 납득시키기엔 그의 금액이 너무 큰 것 같다. 그는 경기전 승부 조작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관여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 돈을 받은 시점 만큼은 그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그의 말이 맞다고 해도 그 정도 인지 능력이 없다 프로페셔널한 국가대표감은 아니라고 본다.

프로로서 자기 원칙이 없었거나, 잠시 흔들렸거나, 잠시 자신에게 관대했거나... 어느 경우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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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