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 곰이 되어 볼까요?

in kr •  7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여기저기 곡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밤사이 뭔 일이 있긴 있었나 봅니다. 요 몇일 대부분의 코인들이 반토막 행진을 벌이긴 했습니다만.. 코인을 많이 쥐고 계신 제 주변 분들은 되려 끄떡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일반적인 상식대로라면 코인을 많이 보유하신 분들일수록 등락의 파고에 마음이 더 흔들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전에 금융권에 일하면서 사모펀드를 발행해 본 적이 있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모 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일종의 끼리끼리 펀드라고 할 수 있죠. 대개 참여 금액도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하고.. 여하튼 참여자들은 수익 달성이라는 목표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특별한 믿음 같은 것이 요구되곤 합니다. 그리고 펀드를 발행했던 회사의 오너분은 그 어떤 참여자보다 많은 자금을 들고 참여했더랬습니다. 이 분의 메세지는 명확했지요..


당신들 보다 수 배, 수 십배 더 많은 돈을 태운 제가 끄떡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소소한 수익과 손실에 마음 졸이지 마시고 끝까지 함께 가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 펀드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장 먼저 떨어져 나가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이 여러가지 이유도 많았겠지만, 결국 가장 확실한 상관 관계를 보여준 것은 바로 '자금의 크기'였습니다. 한 마디로 '큰 자금을 태운 사람이 더 잘 버틴다'는 것이죠. 저는 이후 이 관계를 이렇게 파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더 잘 버틸 줄 아는 사람이 더 큰 자금을 태울 수 있다..

이렇게 역의 명제가 성립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네, 더 잘 버틸 줄 아는 사람.. 더 큰 흐름을 보며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결국 더 큰 자금을 태울 수 있는 것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대개 이런 사람들이 투자에 성공할 수 있고, 그 경험이 바탕이 되어 또 다시 새로운 투자를 대할 때 그 신념으로 참여한다는 것이죠. 그럴법 하지 않나요?


연말연초에 수많은 사람들이 제게 코인 투자에 대해 상담을 해왔습니다. 물론 이런 상담에 응한다는게 상당히 부담도 되고 때론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어쨌거나 제 나름대로 해줄 수 있는 선에서 이야기는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개중 몇 분이라도 이 세계로 발을 디딜 때 가능하면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알고 들어오길 바랬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그 이후로 오늘까지..

단 한 분도 이쪽 세계에 뛰어든 분은 없었다는 사실!

가격이 오르면 오르는대로 비싸서 못 들어오겠다고 합니다.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뭔가 잘 못 된게 아닌가 의심하며 못 들어오게 됩니다. 그럼 대체.. 언제 들어오려는 것인가요? 투자 세계에서 수익을 내겠다면 일단 들어와야 합니다. 결과가 깨지든 지지부진하든 대박이 나든.. 일단 들어와야 결과란 것을 볼 수 있지 않나요? 그런데 다들 이런저런 핑계만 댑니다. 물론 '핑계'의 형식은 아닙니다. 다 이유가 있지요. 한 마디로 '타이밍'을 재는 것입니다. 좋은 타이밍을 재겠다는 거지요.

보다 유리한 가격..
보다 효율적인 타이밍..

네.. 열심히 그렇게 해보십시오. 아마도 평생 투자 세계에 제대로 발담그긴 어려우실 겁니다. 최고점이면 어떻고 최저점이면 또 어떻습니까? 전 일단 투자를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담그고 봅니다. 설령 최고점에서 들어간 꼴이 되더라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투자를 진짜 시작했느냐 아니냐의 문제죠. 설령 꼭지에서 들어갔다 하더라도 매수한 것이 없는 상태에서 타이밍을 재는 사람보다, 꼭지에 들어가 어떻게 물량을 늘려갈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할 것이란 겁니다. 이쪽 바닥(?)에도 이제 나름의 '전문가'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듯 하지만, 적어도 제 경험으로는 글쎄라고 할까요?

진짜 프로 투자자들, 진짜 실전 플레이어들이 하는 판단과 행동양식은 이런 '전문가' 분들과 사뭇 다릅니다. 하일성이 되느냐 박찬호가 되느냐의 선택입니다. 진짜 프로들은 '좋은 가격'대를 잡아서 들어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물론 좋은 가격, 유리한 평단이 얼마나 메리트 있는 상황인지는 잘 알지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높은 한 수는 바로 '뛰어들어야 할 때 뛰어든다'는 것입니다. 최고점이든, 최저점이든.. 진짜 프로들은 뛰어들고 나서 어떻게든 헤쳐나갑니다. 그것이 진짜 노하우지요.

암호화폐 시장, 블록체인 세상을 장기적 관점으로 보셨다면 중요한 것은 매입 평단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많은 코인을 쥐고 있느냐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대기업 주주들이 본인들 주식의 매입평단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지분 비율이나 보유 물량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면 우리들의 투자 패턴은 좀 더 진일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유 지분을 늘리겠다고 결심을 하면 비싸도 들어가고 싸도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밍을 노리다 보면 비싸면 비싸는 대로 겁나서 못 사고, 싸면 싼대로 의심이 생겨 못 삽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타이밍을 재는 똑똑한 여우'가 되기보다는 '물량을 늘려가려는 미련한 곰'이 더 큰 부를 일굴 수 있으리라 보는 것입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너무 좋은 글이라 읽고 나서 신랑한테도 보여주었어요.
늦게 배운 도둑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요즘 제가 코인에 관심이 생겨서 마음이 오르락 내리락 하거든요 :(
일희일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참 쉽지 않네요-
이것도 하나의 배움의 과정인 것 같아요 :)

You're so nice for commenting on this post. For that, I gave you a vote!

wow....nice post..
but 1 upvote please

so sad man..
@jack8831
😭😭

항상좋은글써주셔서감사합니다^^

투자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해 잘 짚어주셨네요. 일전에 어느 분께서(indend님께서 ㅎㅎ) '코인은 사고파는 게 아니라 보유비중을 조절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얼핏 떠올랐습니다. 뭐 저도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투자에 임하는 마인드는 이와 대동소이합니다.

저도 연어님과 비슷하게 예전에는 친구들한테 코인좀 해보라고 이리저리 말하고 다녔는데, 아직까지 넘어오는 친구는 잘 없네요. 음.. 정확히는 두명 정도는 있네요. 아직 사회초년생들이라 다들 자본금이 없어서인지, 아님 막연히 코인투자가 위험하다는 인식만 있어서인지. 친구한테 '이렇게 돈버는 방법도 있다'라고 소개하면서 코인을 주제로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제가 자기를 다단계로 꼬드기는 악마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이쿠, 또 주저리주저리.. ㅋㅋㅋㅋㅋ 😅😅

하일성보다는 박찬호가 되라는 말씀이 인상깊네요.. 갯수를 늘리는데 중점을 두어야겠습니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제가 이런글을 쓰고 싶었는데
필력이 딸려서...^^;;
연어님께서 갈증을 풀어주시네요^^

안녕하세요 연어님, 힘든 시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런 시기를 기회로 만들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판단해서 물량을 늘려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면 더 큰 수익을 노려볼 만 할 듯 하네요^^

17년 대폭락 때는 얼마되지도 않는 금액이었음에도 매수한 금액에서 정확히 반토막이 나니 밥도 안 넘어갈 정도로 힘들었는데 이번 폭락장은 그때 보다 손실액이 30배가 넘어도 그냥 언젠가는 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텨지네요~^^ 한달만 기다리면 조금씩 좋아지겠죠~

명확한 가능성을 보고 달려든 곳이니만큼, 믿는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는것 같습니다

최대 소득을 얻기 위하여는, 참으로 특별 한 기술이 있어야 한다. 전문 지식 없이는 소득에 초점을 두지 않습니다 ...

제가 주변인들이 수익이 마이너스 몇프로이다 라는 얘기른 할때 늘 해주는 얘기네요. 갯수만보라고... ^^

회사에서 사업이나 투자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업하기 전에 먼저 이익을 얻을 수있는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마워. @jack8831

요 며칠 사이에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하락장에 좀 더 여유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닥치면 정신을 못차리게 되네요. ㅠㅠ

하지만 연어님 말씀대로 일단 들어와 있으니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한 신뢰도 갖고 있고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잡코인 보다 우량 코인의 개수를 늘려야겠죠?

제가 아는분이랑 비슷한 마인드를 가지셨네요~그런분들이 결국엔 수익이 크더라는..잘읽었습니다.~

엄청 공감하고 갑니다 :)
저의 생각을 글로 써주신 느낌이네요 Good!

맞습니다. 코인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현재의 가격보다는 코인 갯수 늘이는 것이 중요하죠.

작년 채굴 붐이 생각나네요. 채굴기 가격이 비싼거 아니냐, 붐이 끝나면 좀 채굴기 가격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 하며 이것 저것 캐묻던 분이 있었지요. 저는 채굴기 가격 조금 비싼게 문제가 아니라고, 하루라도 빨리 사서 캐는게 남는 거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저는 몇개월 만에 초기 투자비용을 모두 뽑았지만 그분은 결국 아직까지도 채굴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아직도 타이밍을 재고 있습니다. 빨리 시작하는 게 남는 거다. 이것만큼 이 바닥에 어울리는 말이 있나 싶네요.

You are making a great article
I wish I could become as successful as you and get a voice for me

끄떡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도 끄덕도 하지 않습니다 ㅎㅎㅎ 많이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요 ㅎㅎ

참 좋은 글입니다. 근데 읽어보며 지금이 신규유입이 또 어려워지는 시기일지도 아닌가하는 생각듭니다. ㅎㅎ

참을성이 없어서인지 작은 규모의 저점일때 코인을 주로 구매해버리네요 ㅋㅋㅋㅋ 이제 원하는 코인은 사놨으니 그저 기다릴 뿐입니다 ㅎㅎ 원래 좀 더 배짱있게 하려면 더 하락한다고 믿을 때 코인을 팔아서 다시 더 아래에 주워 코인 수를 늘려야되지만 그런 현명함이 제게는 없는 것 같네요. 일단 산 코인은 꼭 사고 싶은 코인이 있기 전까지는 붙들고 있을 생각입니다 ㅎㅎㅎ 모두 성투하시길! (소개해준 사람이 모두 안들어오다니 신기하군요 ㅋㅋ 제 주변은 한명이 시작하니 주변에서 너도나도 하는 분위기라 ㅋㅋㅋ)

Nice ur post,,,, thanks for sharing 😉
Good luck my friend @jack8831👍

결국 투자에서 목표하는 수익률 그리고 투자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원초적인 감각에 의해서 투자한 사람들은 등락에 따라 움직이면서 오늘의 코인이 올랐네 내렸네 하면서 일희일비하더라구요. 아직 투자에 대해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부동산과 주식 그리고 코인을 분산 투자해 나름 저만 전략대로 투자해놓고 나니 떨어지는거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비싼 가격일 때에는 비싸서 못들어가겠고, 낮은 가격일때는 " 이거 뭔가 잘못된 거 아니냐" 싶어서 못들어가겠고, ㅎㅎㅎ 투자 망설이는 사람들의 심리를 정말 딱 맞게 설명하셨네요.

역시.. 코인은 인내심의 연속과 결단력이 중요하네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타이밍을 재겠다는 거지요.
보다 유리한 가격..
보다 효율적인 타이밍..

이 부분에서 저는 제가 이전 연어님 글에 댓글을 남긴 것과 같이 주식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입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라요. 타이밍을 잰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비싸서 혹은 시장을 믿을 수 없어서 진입하지 못했죠.

스팀잇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상화폐에 대해서 알게된 것이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범함과 확신이 투자 성공의 요건이 아닌가 싶어요. 역시 생각만 많이 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행동하는게 중요하구나 느낍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님의 포스트들은 주목같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와닿기만 하내요

잘 보고 갑니다.

단 한 분도 이쪽 세계에 뛰어든 분은 없었다는 사실!

이거 참;;;
뭐라 반응해야 할지(웃음)

쉽고도 어려운 길이네요.

저는 '여우 같은 곰'이 되고 싶습니다. ^^

앗 생각외네요. 큰 돈을 태우는 사람들이 더 많이 버틸수있다는 사실 말이지요.

물량을 늘려나가는것에 완전 동의합니다. 그래서 이 거래소 저 거래소에서 EOS를 매집하고 있지요. 하하

아무리 야구의 판을 잘 읽고 방향을 안다고 해도
직접 야구하는 사람은 박찬호죠 ㅎㅎㅎ
격한공감 하고갑니다

오늘 글에 격하게 공감하고 갑니다
저도 이번기회에 물량을 늘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