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늘>
깡마른 팔이었다, 지독히도. 슬쩍 봐도 그정도는 눈에 띄었다. 마이크를 꽉 쥐고 있는 손, 그 손에 들어간 힘이 더 도드라졌다. 아마도 적지 않게 긴장한 탓이리라. 늘상 무대에 오른 가수라면 마이크를 그렇게 쥐지 않았을 것이다.
화면은 상반신을 채 담지 않았다. 쇄골이 뚜렷하게 드러났고 어깨가 보였다. 모자를 눌러쓴 탓에 눈은 보이다 말다를 반복했었다. 잠깐씩 드러나는 순간에도 눈은 꼭 감고 있었다. 아니 멍하니 저 앞 어딘가 발끝 언저리를 보고 있었다. 이건 내 노래야, 내 이야기라구, 하고 말하는 눈이었다.
마이크를 쥔 오른손은 내내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똑같은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를 둘러싼 조명은 색을 바꿔가고 있었다.
나의 그늘이 좋다고 하는 너에게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이순간에도, 가난한 나의 마음인데도 넌 왜 웃어보일까
미운 말을 쏟아내 상처주긴 쉬운데 넌 왜 아직 거기 서있는데
해는 뜨지 않는데 내게 기댄 너는 나의 그늘이 좋대
어둠이 내리고 모두 떠나가고 가깝지 않은곳
어디에서 너는 나의 믿음이 되어
미운 말을 쏟아내 상처주긴 쉬운데 넌 왜 아직 거기 서있는데
해는 뜨지 않는데 내게 기댄 너는 나의그늘이 좋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