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날의 꿈

in kr •  3 years ago 

중학교 다니던 그 즈음 같다. 어른이 되면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래서 그 돈으로 학교를 하나 세우고 싶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다닌 학교가 좋아서 막연하게 갖게된 꿈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다닌 중학교는 필운동의 <배화여자중학교> 이다. 1898년 미국 남감리교 선교사 조세핀 캠벨이 세운 기독교 사립 학교다. 그래서 1주일에 1번은 전교생이 강당에 모두 모여 예배를 드렸고, 정규 수업시간 중에 교목 선생님의 성경시간도 있었다. 물론 졸립고 지루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다른 학교에는 없는 우리 학교만의 색다른 모습이라 별것아닌 우쭐감도 같이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오래 학교에 계셨다. 그 당시 우리를 가르치던 선생님이 우리학교 졸업생으로 그 선생님의 은사님이 같이 재직 하시기도 했다.
그러데 며칠 전 '사학개정법' 이라는 것이 통과 되었다. 그 개정법을 보면 내가 어린시절 가졌던 별것아닌 우쭐감 같은건 이제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모두가 같은 성향의 같은 수준의 한쪽으로만 치우친 교육을 받게 될것만 같아 걱정스럽다.
세월이 가면서 꿈은 그냥 꿈이 되었다. 그렇지만 뻐꾸기 소리 들으며 인왕산 위로 뭉개뭉개 피어나던 구름을 보던 나무그늘도, 운치있는 벽돌 건물에 삐걱이던 나무계단이 있던 저 예쁜 건물도, 교문 옆 수위실 앞에서 농구대옆 유치원 건물 앞까지 꽉 채워 뛰어야 100m가 되었던 작은 운동장도, 꾸벅꾸벅 졸기만 했던 예배시간도 변하지 않고 지속되길 바란다. 그냥 배화는 배화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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