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 설정 (13) : [거문오름] [개오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된 [거문오름]은 예약을 하고 출입증을 받아야만 들어갈수 있는 오름이다.

제주에 있는 그 수많은 오름 중에서 어쩌다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된 것일까?

답은 동굴 때문이다. 거문오름은 한쪽이 터진 말굽형 분화구로 분화구에서 분출한 용암이 터진 쪽인 김녕과 월정리 방향으로 14km를 흘러 바다로 가면서 여러개의 동굴을 만들었는데, 이 동굴들이 가치를 얻으며 동굴들을 만들어낸 모체로서의 오름으로 인정받아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되었다. 그리고 여러개의 동굴 중에서 탐방 가능한 곳은 만장굴 하나 뿐이다.
예약 시간에 입구에서 안내인과 함께 출발하여 오름 정상까지 다녀오는 1코스와 분화구 안쪽으로 내려가며 한바퀴 도는 2코스는 팀이 같이 움직이고, 3코스는 개인적으로 자유로이 즐기고 내려올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함께 한 팀은 걷는 것에 모두 익숙한 분들인가 보다. 앞으로 내닫는 속도가 빨라 사진을 찍거나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여유를 부리다간 뒤로 처지기 쉽상이다.

덕분에 3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3코스까지 2시간 30분만에 돌고 내려올수 있었다. 산에 자주 다니시는지 여기 오름 정도는 산도 아니고 그저 좀 평지를 살짝 힘주어 걷는 정도라며 계속 우리 앞에 걸어오신 일행을 기다리던 분들을 만나니, 걷는것에 나름 익숙하다 생각했던 스스로가 민망해진다.

그래도 우린 산도 아닌 오름 한곳을 더간다. 개오름 주변으로 목장이 여럿있어 초지와 한가로운 말들이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님과 함께 살고 싶은 풍경을 연출할 수 있어서 그런지 웨딩촬영을 하러 여러 커플이 방문하는 것을 볼수 있다. 제주다운 컨셉 이다. 대개 오름이 그렇듯 한번 꾹 참고 오르막을 오르면 정상에 어렵지 않게 갈수 있다. 그러나 막상 위에 오르니 뚜껑을 덮어 놓은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하듯 퍼지고 앉을 곳도 없이 바로 하산이다. 뭐 올랐으니 내려와야지 별수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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