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 설정 (20) : [물영아리오름]

in kr •  3 years ago 

쨍하게 밝은 날씨에 선글라스까지 챙겨들고 숙소를 나섰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변하기 시작한 날씨는 비와 바람과 자잘한 우박까지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그래도 나무들이 막아주겠거니 숲길을 방패삼아 오름에 오른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넓은 초지를 끼고 걸어 삼나무숲으로 들어선다. 물기를 한껏 머금은 나무들이 이제 12월로 들어섰음에도 싱그럽게 다가온다. 오름은 초입에서 계단으로 바로 가는 길과 삼나무숲길을 둘러서 가는 길로 나뉜다. 계단으로 바로 오르는 것이 좀 빨라 보이지만, 숲길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좋은 공기도 한껏 마시고 가파르기도 훨씬 덜한 길로 올라갔다 계단으로 내려오면 될 일이다.


정상에 오르면 둘레 300m 깊이 40m에 이르는 분화구에 습지가 형성되어 있다. 온대산지습지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학술적인 면에는 문외한인 나에겐 그저 신기하고 경치좋은 곳으로 보일 뿐이다. 그런데 위에는 비와 바람을 막아줄 곳이 없다. 정상에서 여유를 즐기고자 싸온 샌드위치와 청귤차는 차로 돌아가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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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인가요? ㅎ 요새 늪이나 습지 보기가 그렇게 어렵다던데^^

분화구에 물이 고여 생긴 습지인데 람사르협약에서 지정한 습지이기도 하지요. 창녕 우포늪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