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라면 이사지.

이것도 이사라면 이사를 한다. 벌써 스위스마을에 머문지 한달이 되었다. 그저 빠르게 지나갔다는 말 외에 더 적절한 말이 없다.
엘리베이터 없는 3층에서 낑낑대며 짐을 내려 싣고서 표선의 새로운 숙소 엘리베이터 없는 2층 방에 또 낑낑대며 짐을 올렸다 놓는다. 평소 2-3층은 걷는게 빠르지 했는데 이렇게 엘리베이터가 그리울 줄이야! 한달살기라고 숙소에서 제공해 주는 것이라곤 써서 없어지지 않는 밥솥, 전자레인지, 냄비 등 뿐이어서 모든 소모품이 따라오니 짐이 저모양이다. 아니다. 머물러 있는 집이 아닌데 집에서와 똑같이 불편함을 모르게 지내려는 욕심 탓이다.

새 숙소로 이동중 마침 지난번 긴 대기시간으로 그냥 돌아섰던 블루보틀 제주점이 경로에 있어 들러보았다. 어쩐일로 바로 입장하여 바로 주문이다. 드립커피를 주문했다. 내입엔 별다방 리저브보다 조금 저렴한데 맛은 조금 더 낫다. 아무리 그렇다고 그게 또 이렇게 줄을 설 일인가엔 의문이다. 나도 요즘 젊은이들 따라서 돌담위에 컵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어본다. 이역시 내 생각엔 제주감성 이라기 보다 자랑질에 더 가까운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