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 설정 (8) : [산굼부리]

산굼부리는 오름일까 아닐까? 한라산과 탄생을 같이하고 백록담 보다 더 깊고 큰 분화구를 가지고 있으니 오름이라 하겠지? 국내 유일의 마르형 화구를 가진 곳이라고 하는데, 난 그냥 단순히 이 가을이 더 가기 전에 억새 언덕을 보고자 찾았다.

그럼 굼부리는 뭐고 마르형 화구는 뭘까?
'굼부리'란 화산체의 분화구를 가리키는 제주말 이다.
'마르maar'란 화구 둘레가 환상(環狀)의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분화구를 말하며, 화산활동 초기에 단시간의 미약한 폭발만이 일어나고 활동이 중지됨으로써 형성된다.
주변을 빙둘러 한라산을 비롯 높고 낮은 오름들이 즐비한데, 눈이 오면 비료 푸대 깔고 미끄럼이나 타면 딱 좋을 언덕에 억새 가득한 경사면을 오르면 둘레 2.067km나 되는 분화구가 100m도 넘는 깊이로 땅이 푹 꺼진듯 있으니 얼마나 신비로운 일인가?

전망대에서 팔을 높이 뻗어도 분화구 전체는 사진에 담기지 않는다. 걸어서 한바퀴 돌수 있는 탐방로를 해두었으면 좋았을텐데, 바라보기만 해야하니 아쉽다. 입장료(6,000원)를 휴양림들에 비해 많이 받는데, 깔끔하게 관리라도 되고있지 않았다면 관광지에서 바가지 쓴 기분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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