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 : 점심때 그 할아버지들… 노숙인들 같이 안보이는데,
왜 이리 할아버지들이 많은 지 처음엔 잘 몰랐다.
아니, 크게 신경도 안 썼는데, 매일 보는 할아버지들이 많아서,
나중에 여쭤봤지.
쟈니 : 뭐라고 그러시던데?
사무장 : 집도 있고, 할머니(아내)도 있다고들 하시더라.
그래서 왜 여기와서 드시냐고 하니까, 밥을 안 차려 준데….
그래서 여기 무료급식소에 와서 드시는 거라고….
쟈니 : 안 차려 주시면, 본인이 차려 드시더라도,
무료급식소 보다, 집이 더 좋을 텐데….
사무장 : 밥 안 차려주는 이유가 각자 있더군…
그리고 밥만 안 차려 주는게 아니라, 거의 한 지붕 두 가족처럼
지내는 분들도 계시고…충격이었다...
사무장 – 쟈니의 오랜 친구. 직장을 다니다, 관련 분야로
개인 사업을 하다가 접고, 겉으로 보기엔 백수 생활을 3년
넘게 했지만, 실제로는 투자자로 활동하다 잘 안 되고,
무슨 이유에서 인지, 어느 유명한 사찰에 들어가 불교대학을
다니더니, 회장직을 맡으며 그 과정을 수료하고, 지금은 그 절의
사무장으로 일을 하고 있음. 사찰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도 오랫동안 해 오고 있음.
대학 때 만난 이 친구는, 삶에 대한 깊은 생각도 많이 하고,
진지하지만, 심각하거나, 무거운 이미지가 아닌,
재미있고, 밝은 DNA를 품고 있는 친구.
사무장 : 흔한 말로, “늙어서 두고 보자” 그런 경우가 많더라.
여기 오시는 할아버지분들, 젊어서 어떻게 사셨는지 모르겠지만,
이야기 들어보면, 한결 같이, 할머니(아내)에게 젊어서 함부로
대했다고 하시더구만. 고생도 많이 시켰다고 하시고…
세월 지나고, 나이 들고 하니까, 할머니(아내)가 그동안의 서러움이
폭발 한 건지, 밥도 안 챙겨준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돈도 못 벌어
오는데, 꼬박꼬박 밥 챙겨 달라고 하니, 화가 나서 안 챙겨 주는 경우도
있고, 암튼, 할아버지들이 무료급식소 많이 찾아오셔…
쟈니 : 노숙인들은?
사무장 : 한끼 밥 먹으러 절까지 찾아오는 노숙인들은 드물어…
운동삼아 왔다가 한끼 드시고 가는 분들이나, 앞서 말한 할아버지들이
대부분이야….
쟈니 : 음…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셔서, 힘들게 살아오신 분들인데,
노후까지 힘드시네…
사무장 : 덩달아 나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밝고 즐거운 분들을
만나면 나도 힘이 날 텐데, 그렇지 않으니까, 같이 힘이 빠지는
느낌이네…
쟈니 ; 니가 좋은 에너지 좀 나눠드리면 되겠네…ㅎㅎ
“바람따라 구름따라~” (나훈아 - 너와 나의 고향)
네 18번 노래도 불러드리고…
사무장 : 난 왜, 옛날 노래가 좋을까나…ㅋㅋㅋ 그리고 절에 오는
별의 별 사람들…. 절 터가 좋다면서, 기도하러 오는 무속인들이
많은데, 지나가는 사람 잡고, 이상한 이야기 해대면서, 갑자기
혼잣말로 알아 듣지도 못할 말을 뭐라뭐라 하다가 그냥 횡~하니
가버리기도 하고, 유명한 스님과 어떻게든 가까워지려고,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는 사람, 세상 걱정은, 절에 와서 기도하면
다 이뤄진다면서, 거의 출가한 사람처럼 절에서 살다시피 하는
사람…. 제 각각, 사연 안고 오는 사람들 많다…
쟈니 : 참, 그러고 보니까, 너 무교였잖아?
사무장 : 지금도 무교야.
쟈니 : 근데 왜 불교 대학가고, 절에서 일해?
사무장 : 알다시피, 힘든 시간 보내면서, 마음 달래려고 좋은 책
읽고, 운동삼아 오가다가, 뭔가에홀렸는지, 정신차리고 보니까,
불교대학에 들어와서 수업 듣고 있더라…여기에 교회가
있었으면 성경학교나, 신학대학을 갔을지도…ㅎㅎㅎ
그렇게 마음 추스리다 보니, 어느새 수료 완료했는데, 사무장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에, 이렇게 일하고 있다. 벌이는 짜지만,
봉사활동도 해가면서,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이렇게 일하고
있는데, 마음은 편하다. ^^
쟈니 : 계속 여기서 일할 계획이야?
사무장 : 인연이 다 되면 나가겠지. 뭐…
쟈니 : 말투도 이미 출가한 스님이네… ㅎ
사무장 : 여기 계시는 스님이 그러시데… 불상보고 절 안 해도
된다고. 사람이 만든 저 불상은 부처가 아니라 그냥 조각품인데,
저 조각품에 대고, 엎드려 절하면서, 뭐 바라지 마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려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그런 염원이야 이해하지만, 결코 그것이 대신 이루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을 성찰하고, 돌아보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건 하지 않고, 아쉬울 때, 찾아와서 시주하고, 절 한다고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어떤 종교를 가졌든, 그 종교의 올바른
가르침을 따르고, 행하면 됩니다. 그리고 자신과 진솔한 대화를
하세요. 때론 야단도 치고, 때론 칭찬도 해주고, 때론 달래주기도
하면서…” 라고 설법시간에 사람들 한테 이야기하는데,
와~ 소름이 쫙~
그 본질을 잘 헤아려 믿어라는 설법이었던 것 같다.
쟈니 : 오~~멋진데~
사무장 : 쟈니야…너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후원 좀 해라…
쟈니 : 내가 그 어려운 사람 중 한 명인데, 들어온 후원금 좀 주라…
사무장 : 죽비로 맞아 봤나?
쟈니 : 죽비? 먹는 거냐?
사무장 : 어… 그 맛을 보면 헤어나오지 못하지…
내가 기절 할 때 까지 그 맛을 보여줄 수 있거든…
쟈니 : 여기가 소림사냐? 죽비로 사람 기절시키게?
그리고 멀리서 친구가 찾아왔으면, 하다 못해,
새우깡 한 봉다리라도 준비 해놔야 하는 거 아니냐?
사무장 : 아…소주나 한잔 하러 가자. 내가 술 사마….
안주는 니가 사라. 공평하잖냐.
쟈니 : 공평….? 어…어… 공평한 거 같다…
(쟈니 :ㅋㅋㅋ 소주 값이 만만치 않을 텐데…
사무장 : ㅋㅋㅋ 안주 값이 만만치 않을 텐데…)
그런데, 절에서 일하면서 술 마시고 고기 먹고 해도 되냐?
사무장 : 내가 승려도 아니고…
그리고 여기는 그냥 내 직장이야. 일반 직장인이지…
그렇게 일반 직장인을 모시고, 안주를 두 손 모아 정성스레
대접해주며, 가열차게 소주를 얻어먹은 기브 앤 테이크…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여자의 남편인 그는, 여느 가장들처럼,
나름의 고민과 앞으로의 계획과 꿈을 털어 놓으며,
새로운 직장에서의 일들을 이야기해주었다.
사무장 : 어정쩡한 이 나이에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데, 그래도 여기서 일하면서, 심적으로는 안정을 많이
찾은 것 같다.
돈을 벌자고, 미친듯이 달리다가, 스트레스에 탈모생기고,
갑자기 쓰러져서 입원했던 때 기억나냐? 병원에서
원인 불명이라면서, 그저 입원실에서 링거 맞아가며 누워있을 때,
내가 왜이러고 사나….돈을 벌려고 태어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땐 돈도 잘 벌고 했지만, 그렇게 예고 없이 입원을 하고 병실에
누워있다 보니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라.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쳤는데, 이대로 이렇게만 살아가야 하나 하는
회의감도 들고….
그래서 몇 년 쉬어 가자고 마음먹었는데, 발길이 이곳으로 향했네…
쟈니 : 그래… 잘 했다. 건강 팔아서 번 돈이 뭔 소용이냐.
가장으로써, 가정의 생계는 책임져야 하겠지만,
일단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으니까, 있는 동안 몸도 마음도
잘 관리해서, 원하는 일 하면서 살아가면 되지 뭐…
누구에게나 각자의 이야기와 짊어진 짐이 있지만,
이 친구는 어려울 때 고개 숙이고 주저 앉아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어떤 이야기든, 어떤 짐이든, 그것이 힘들거나, 즐겁거나,
기본 베이스가 밝고 흥겨운 친구이기에, 뭐든 잘 해나 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둘다 얼굴이 발그레 졌을 때쯤, 이 친구는 느닷없이,
옆 테이블에 방해 안될 만한 목소리로, 장난스럽고, 익살맞게
“아빠의 청춘”을 부르더니,
“브라보~ 브라보~ 아빠의 인생~~” 을 부르는 대목에서,
“브라보”를 먼저 하고, 두번째 브라보 하라며 소주병을
나에게 내밀었는데,
나도 모르게, “브라보 My life 나의 인생아~~”
하면서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My life를 불러버린 쟈니…
옆 테이블에서 다 듣고 있다가, 빵 터져서, 다같이 웃고….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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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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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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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입니다 저도 늙으면 저렇게나 되지 않을지. 아내에게 못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마음들이 워낙에 주관적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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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런 마음이시라면 평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거라 생각합니다. ^^
때론 서운하기도, 때론 얄밉기도, 때론 미안하고, 고맙고, 든든한 삶의 동반자... 훗날에도 옆에서 늘 함께 하고 있는 그분과 오늘을 되돌아보면서 좋은 시간 함께 하고 계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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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용 너무 좋으네요..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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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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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에 아빠의 청춘이 나오거든요. 그래선가? ㅎㅎㅎ
후 그 시절 아버지들이 다 그렇게 사셨다고는 하지만, 그 시절을 같이 보낸 어머니들께도 말 못한 사정들이 다 있겠지요.
다들 사람인지라 안 밉겠습니까?
여자 입장에서...그래도 미운 정 고운정 들어서 챙겨주는 것도 있지만, 싫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 맘 좀 헤아려 주심 좋겠네요.
무튼 아버님들 어머님들 참 어렵게 사셨습니다.
우리 세대는 어찌 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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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절, 어렵게 살아오신 분들 덕에 다음세대들이 좀 더 편하게 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삶의 동반자로 한 평생을 사시면서, 쌓인 서운함과 서러움의 감정들로 황혼 이혼도 늘어난다고 하는데, 말씀대로 서로의 마음 헤아려주면서, 잘 살아나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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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 친구분이 모시고 있는 그 스님은 진리를 제대로 알고 계시나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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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보라는 설법이었던것 같은데,말씀대로 진리를 제대로 알고 계신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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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님, 이벤트 당첨되셨구요^^
제 핸폰 010 5815 9280 입니다.
제 번호로 주소 보내주시면 월요일날 배송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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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당첨이라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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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배울게 많을것 같은 친구네요~ 불교대학나오셨으니 좀더 우리보다는 해탈을 하시지 않았을까~
근데 전 할머니들도 이해가 살짝 되기도 하고 ㅋㅋㅋ
이제는 스스로 알아서 차려먹고 차려주기도 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있네요 ^^. 할아버지 맘도 이해되고~ 젊어서 고생하고 일도 평생 하셨을텐데... 그래도 젊었을때 와이프 맘고생시키지 않아야 늙어서 대우받는다는 말이 있긴하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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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연이라는게, 보통 인연이 아닐텐데,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며 살아가야하는데, 마음 상하며 살아가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ㅠ ㅠ... 감히 어찌, 콩놔라 팥놔라 하겠습니까만은, 그들의 사연으로, 한끼 식사를 저기서 하시는 분들도 계시네요.ㅋ 그래도 노년에 더 행복하고, 잘 사시는 분들이 많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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