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에세이 - 글쎄올시다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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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올시다.

며칠 전에 아직 손님이 들 시간이 아닌데 어르신 두 분이 들어오셨다. 자리를 잡으신 그 분들이 T.V를 보시며 벌써 육십 년이 됐다며 그 때를 회상하신다. 산골 천수답에 억지로 모를 내다가 난리가 났다고 해서 허둥지둥 피난길에 올라 그 때부터 겪은 이야기를 하시며 두 번 은 겪지 말아야 한다고 하신다. 한 분은 몸소 참전을 하셨던 분이고 그 때 보았던 장면이 지금도 꿈에 나타나곤 한다고 하시며 지금 살아있음이 다행이기도 하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 하게 된 전우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고 기력이 없어 이제는 국립묘지도 못 가신지 오래 되었다고 하신다. 올해로 67돌을 맞는다는 6.25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을 지내고도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다. 전쟁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에 대해서는 말할 나위도 없고 이산가족이 겪는 아픔은 듣는 사람의 마음까지 아프게 한다. 누구의 선택으로 이렇게 끝나지 않을 비극을 가져왔을까? 어떻게 하면 이 불행을 끝낼 수 있을지 생각할수록 암울하다.

일하는 틈틈이 T.V를 통해 6.25 기념식 행사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기에 충분했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에게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의식 중에 참전 했던 부대가 군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면서 이미 고령에 접어든 그 당시 참전 용사가 함께 입장했다. 한참이나 부대와 전공을 소개하면서 입장하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그리고 군기와 참전용사가 내빈께 인사를 하는 사회자의 멘트가 있었다. 순간 마음 한쪽이 어둑해진다. 그게 관례라고 한다면, 그래서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고 한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한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

누구에게나 목숨은 하나이다. 그 하나 뿐인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 앞에 내빈들이 진정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큰절이라도 올려야 마땅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 분들이 인사를 받고자 했던 것은 아니라 해도 그 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어 우리에게 오늘이 있고 나아가 내빈으로 그 자리에 설 수 있음을 모르지는 않았을 터인데 이제는 그분들께 영예를 돌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제 우리의 의식도 서열을 초월할 정도는 성숙했다고 보는 건 착각은 아니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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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rt4u님께서도 동의하시지요?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아직도 권위를 내세우는 사람들 앞에
고개 숙여야 하는 그분들이 안타까웠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오후 지내세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역사입니다. 요즘 신세대들이 문제입니다.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