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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오 천영록 대표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저도 '존버=필승' 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주식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투자에 있어서도요.
읽어보시면 투자 하시는데 있어서 좋은 지침이 될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트레이더 한 분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를 투자의 성공 요소로 꼽았다고 합니다.
-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나 자신
- 준비된 계획(투자 전략)
- 금융시장(거래할 금융 상품)
- 타이밍(진입과 청산, 또는 기다림의 타이밍)
얼핏 생각하기에 투자 공부를 많이 하면 1번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으로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금융권에 재직 중인 사람이나, 경제학이나 경영학 같은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학문을 전공한 사람들도 대부분 개인투자자의 손실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작년 노벨 경제학상으로 주목을 받았던 리차드 탈러의 말처럼, 인간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위의 2, 3, 4번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대부분 인간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됩니다.(학력이 높을수록 오히려 더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인지 편향은 성공 투자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여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또한, 대부분 투자자는 본인이 인지 편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조차 직시하기가 어렵습니다.
<성공 투자를 방해하는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
2차 세계대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미군은 전투기의 격추율을 줄이고자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전투기들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생존한 전투기 대부분은 날개와 꼬리 부분에 외상이 집중되었었고, 이에 따라 날개와 꼬리에 장갑을 보완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분석에 참여한 한 수학자가 외상이 집중된 꼬리와 날개 부분이 아니라, 조종석과 엔진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합니다.
그 수학자의 주장은 비행기는 기체 모두 총탄에 피격당할 확률이 비슷한데, 조종석과 엔진 부분에 총탄의 흔적이 없다는 의미는 조종석과 엔진에 총탄을 맞으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현명한 수학자 덕으로 편향된 데이터 분석을 피할 수 있었던 사건을 두고 '생존자 편향의 오류'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편향을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창업을 해서 성공할 확률은 1%도 채 되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는 성공한 창업자에 대한 정보를 주로 받기 때문에 회사를 창업하고 경영하기가 쉽다고 착각하기도 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겪었던 실패한 프로젝트나 사건 등에 대해서 집중하거나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직장에서도 경쟁사 혹은 타제품들이 뭐했더니 성공하더라 라는 아주 단순한 논리만 가지고 무리하게 본인들의 업무 혹은 제품에 적용하고 깔끔하게 실패하는 사례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상의 깊숙한 내면까지 관찰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흔한 생존자 편향의 오류입니다.
마찬가지로 투자에서도 성공한 일부 사람들의 사례를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에 성공한 주변인과 유명인을 보면서 나도 쉽게 그들처럼 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리스크"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여 크게 손실을 보거나 혹은 아주 작은 손실에도 벌벌 떨어 작은 손실만 입다가 시장에서 이탈되는 경향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존자 편향의 오류를 일으키는 개인 투자자들을 구분해보면 아래와 같은 3가지 케이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케이스 1 : 누구누구 알지? 걔 투자해서 대박 났대>
사람들은 누구나 본인이 특별하다고 믿기 때문에 행운의 신이 자신에게 손을 내밀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주변에서 누군가가 운 좋게 한두 종목에 올인해서 잘 샀더니 떼부자가 되었더라는 얘기를 들으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따라서 투자에 나서게 됩니다. 그 사람이 감당했던 보이지 않는(투자에 우연히 성공한 그 사람 본인도 대부분 모르는)"리스크"는 철저히 무시한 채 말이죠.
결과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만큼 대부분 커다란 손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런 케이스는 강원랜드에서 훨씬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확률상 아무리 돈을 돌려도 꾸준히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알면서도 나에게는 행운의 신이라도 깃든 것 마냥 소중한 돈을 휴짓조각처럼 헌납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주 우연히 옆에서 터지는 잭팟을 보면서 나도 곧 저렇게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고, 가끔 운 좋게 벌리기도 하지만 결국 횟수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럽게 파산에 이르게 됩니다.
<케이스 2 : 오래 버티면 다 되던데요?>
책이나 기사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오류입니다. 투자는 무조건 오래 들고 있다고 다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래 들고 있으면 실패한다는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생존자 편향의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주식 시장에서 오래 들고 있다가 상장 폐지된 종목은 지금 HTS를 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투자에서 실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실패담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닌데, 그냥 오래 들고 있으니 수익 나던데?"라는 생각을 가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슬프게도 그런 생각이 바로 생존자 편향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면 10년 전에 중국에 투자했으면 10년을 버텼어도 현재 손실일 것입니다. 중국 펀드뿐만 아니라 수년 이상 장기 투자를 했어도 손실만 누적되는 사례는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우리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대표적인 생존자 편향의 오류입니다. 수년, 혹은 수십 년에 걸쳐 겨우 원금을 회복하더라도 물가상승률과 기타 수익의 기회 등을 계산해보면 압도적인 손실이 발생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결국 오래 버텨서 본전이 돌아와봤자 실제로는 손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단순히 오래 들고 있다고 무조건 큰 수익이 발생하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서나 언론의 잘못된 주장(장기투자만 하면 모두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주장함)과 주변에서 오래 들고 있었더니 대박이 났더라라는 사례를 일반화시키며 생존자 편향의 오류를 일으킵니다.
<케이스 3: 이렇게 하면 되던데요?>
처음 투자를 넘어선 투자자들이 꾸준한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이렇게 해봤더니 그게 아니라 저렇게 하는 게 돈이 되더라.'라고 당장 잘된 케이스 하나 혹은 짧은 기간을 확대해석하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한 두 번 혹은 한 두 가지가 잘 안 되었을 때 그것을 전체로 해석하는 편향도 존재합니다. 결국 모두 투자 실패로 이르는 길입니다)
이 케이스는 잘못된 투자가 오히려 수익으로 발생했을 경우 나중에 훨씬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가령 -5%쯤 손실이 났더니 여기가 바닥인 것 같아서 추가 매수를 했더니 다시 기적처럼 반등해서 수익을 발생시킨 경우입니다. 본인은 무용담처럼 이렇게 했더니 수익이 나더라 라고 자랑하면서 그 이후 또다시 손실이 발생했을 때 과감하게 추가 매수를 합니다. 여기서 운 좋게 반등을 하면 좋겠지만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경우가 상당히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10%가 바닥인 줄 알았는데 -20%, -50%씩 계속 내려가고 더 이상 추가 매수할 현금도 없이 전 자산이 손실로 꽉 차서 손절매도 못하고 다음 투자의 기회까지 모두 날려버리는 케이스가 바로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반대의 예를 들어볼까요? 5%쯤 수익이 나서 팔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팔았더니 다시 -2%로 돌아왔습니다. '이것 봐 내가 팔아야 될 것 같았어'라고 하면서 후회를 하지요. 그래서 다음에 5%가 오기 전에 3%쯤에 미리 팔아서 최고의 투자를 해낸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그러나 3% 수익으로 팔아버린 자산은 나중에 20%, 30% 계속 오릅니다. 이내 후회하고 다시 거금을 들여 추가매수를 해보지만, 재차 하락하기 시작하고 결국 실패한 투자로 귀결됩니다. 위의 케이스들은 초심자의 행운으로 우연히 몇 번 맞춘 투자자들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케이스입니다.
결국...
상승장에서는 전략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또 잘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손실과 고비에서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10년 내내 또 매일, 매주, 매월 잘되는 투자를 바라지만 실제로 그런 투자는 세상에 존재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성공을 가르는 마지막 차이는 힘든 순간을 맞이했을 때 툭 하고 튀어나오는 내면의 편향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과거 주식 투자로 상당히 큰 자산을 축적하신 전업 투자자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똑같은 전략을 가르쳐줘도 항상 소수만 성공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본인이 똑똑하다는 생각에 기존 전략에 아무렇게나 전략을 뒤섞거나, 자기 마음대로 투자하거나, 아니면 힘든 구간을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성공한 전업 투자자분께서 말씀하신 전략은 여전히 시장에서 잘 작동하고 있지만, 재밌게도 그 전략을 배우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뒤돌아보면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성공 투자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인데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수없이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 본인이 선택했건 선택하지 않았건 또 다른 대안은 항상 나를 유혹하게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본인 스스로가 편향에 빠지고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다면 고수의 영역에 한 걸음 다가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