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5200만원대로 급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더욱 매파적 성향을 보인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매파란 경기가 과열될 때 긴축 정책을 선호하는 성향을 말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41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85% 하락한 5286만원을 기록했다. 전날도 3.87% 떨어지는 등 지난 2일 이후 5일 연속 하락세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이 기록한 사상 최고가는 5830만원에 불과하다.
Fed가 예상보다 빠르게 돈줄을 죌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들은 금리 인상 조건이 빠르게 충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일부 위원들은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종료 후 곧바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Fed는 테이퍼링 절차를 기존 6월에서 3월로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FOMC 위원들은 양적긴축으로 유동성을 더욱 회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양적긴축이란 Fed가 보유 중인 채권의 만기가 도래해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되 유동성을 시장에 계속 공급하는 테이퍼링보다 더욱 강력한 정책이다.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미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지난달 초 비트코인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때문에 20% 넘게 빠진 바 있다"며 "Fed의 통화정책이 가상화폐 시장을 계속 흔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가상화폐 시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유동성을 크게 늘리면서 함께 급등했다. 2020년 3월13일 비트코인은 코로나19 충격 때문에 548만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공급되자 1년 동안 10배 이상 올랐다. 지난달 13일에도 FOMC를 앞두고 유동성 축소 우려가 부각되자 비트코인은 5.52%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