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이런 얘길 하던데...

이제 10년도 더 된 일 같다. 밴쿠버의 한 강연회에서 미국인 강사가 캐나다인 청중 보고, 이런 얘기를 했다.

"캐나다인에게 조금 부족한 부분은 'just ask' 입니다. 미국인들은 'just ask'로 더 많은 기회를 얻고는 합니다"

자기에게 필요한 걸 '그냥 한 번 물어보라'는 행동 양식이었다.

부탁하는 거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구하는 거도 아닌, 그냥 자연스럽게, "이거 그냥 물어보는 건데, 그게 될까요?" 라는 질문.

도움을 청하거나 요구하는 게 어쩐지 어색하다?

일반적으로 유교문화권 사람은 남의 도움을 받기 전에 일단 스스로를 제한한다. 한 바리스타가 내게 이런 얘길 해줬다.

"솔직히 말이야. 절대 인종 차별은 아닌데, 동아시아 사람들 주문이 일반적으로 편해"

"왜?"

"아줌마들은 프라푸치노 시키면서 까다로운 입맛으로 달 탐사선을 만들거든. 그런데 아시아 사람들은 종류/사이즈로 끝이야"

그래서 난 그다음부터 가능한 고도로 복잡한 주문을 어떻게 별사슴 다방에서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좋은 질문은 많은 짐을 덜어 준다

나는 가끔 가게나 서비스받으러 가서 그냥 한 번 물어본다. "이건 무료로 가능한가요?" 유료라도 할인 받을 때가 많다. 예컨대 애플 매직트랙패드는 이 질문 한방에 베스트바이에서 반값에 샀다.

업무에서도 종종 써먹는다. "문의드려보는 건데, 그게 가능한가요?" 결국 VIP인터뷰를 단독으로 따냈다. 호텔방으로 부르더니, 5분 준다고 하고, 그냥 물어보는 건데 전법으로 15분 얻었다.

의외로 안 되는 거보다는 되는 게 많다. 대신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상대방이 챙겨주지 않았을 부분이다.

덤으로 모르는 게 있으면 스스로 알려고 하는 버릇을, 좋은 질문을 준비하는 버릇으로 교체했다.

자가 학습은, 특히 초보일수록, 잘못된 결론이나 방법에 도달하기 쉽다. 의외로 세상에는 좋은 선생님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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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Vancouver.com을 키우는 권민수 대표가 '개인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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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그런데 Just ask의 태도가 한국에서 항상 좋을 수는 없다는 걸 깨달은 에피소드도 있다. 출장 가서 잠깐 한국분들하고 컬래버레이션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볼멘소리를 의도치 않게 들었다.
"그 검은머리 외국인 놈은 질문하는 척하면서 다 부려먹더라"
그래? 더욱 힘껏 질문해 줬다. … 설마 스팀잇 안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