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 트와이스 두 번째 투어 'TWICELAND ZONE 2 : Fantasy Park'에 모인 관객은 총 1만 8천여 명. 트와이스는 팬을 위해 리허설 때 흘린 땀이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트와이스의 팬덤인 원스는 하나 되어 함성을 내지를 때마다 ‘우정의 무대’를 방불케 했다.
퍼레이드, 발레로 치면 디베르티스망
필자는 이번 트와이스 콘서트 가운데서 ‘인상적인 포인트’를 중점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손꼽을 점은 첫 번째 곡 ‘널 내게 담아’ 후 펼쳐진 ‘퍼레이드’였다.
발레 기법 가운데에는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이라는 개념이 있다. 예를 들어 발레 <라 바야데르> 2막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개념으로, 극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다른 패턴의 무용이 선보이는 걸 뜻하는 개념이다.
트와이스가 첫 곡을 마친 후 펼쳐진 다음 무대에는 트와이스가 다음 무대를 위한 의상을 정비할 때 여느 콘서트처럼 영상이 펼쳐진 게 아니라 발레의 디베르티스망과 같은 기법이 활용된 점이 특이하다. 악단이 팡파르를 울리고, 무용수에 의해 기예가 펼쳐지는 무대 활용법은 마치 발레의 디베르티스망을 콘서트에 접목한 것처럼 신선했다.
콘서트 초반에 히트곡 집중 배치
두 번째로는 히트곡을 콘서트 초반에 집중 배치한 점이다. 콘서트의 2번째와 4번째, 6번째에 배치된 곡들은 'OOH-AHH하게’와 'CHEER UP', 'Likey'였다. 히트곡을 중간 중간에 배치하는 여타 콘서트와 달리 트와이스의 콘서트는 객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콘서트 초반부에 트와이스의 히트곡을 집중 배치하고 있었다.
걸크러시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어
세 번째는 작년 시월 팬미팅 때 시도한 ‘걸크러시 콘셉트’의 연장이다. ‘Touchdown’과 ‘SIGNAL’, ‘Valenti’ 세 곡을 소화할 때의 콘셉트는 트와이스의 기존 콘셉트인 귀엽고 발랄한 콘셉트가 아니었다. 양복을 쫙 빼 입은 걸크러시 콘셉트를 작년 시월 팬미팅 이후 이번 콘서트에도 시도함으로 트와이스도 소녀시대처럼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콘서트 무대로 먼저 증명하고 있었다.
급식단의 “난 소녀가 아니예요”
마지막 네 번째는 ‘급식단 멤버’로 통하는 다현과 채영이 성인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채영은 기존 콘셉트와 달리 눈화장을 짙게 하고 콧날을 강조하는 화장으로 기존에 갖고 있던 급식단 이미지에서 벗어나 박지윤의 ‘성인식’ 가사인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예요”를 무대에서 어필하고 있었다.
트와이스의 다양한 유닛 무대 중에서 다현의 ‘Rainism’이 눈에 띈 것도 기존의 다현이 갖고 있던 이미지를 벗어나는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What is Love?’ MV에서 레옹을 패러디하는 바람에 처음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나온 다현을 장난기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비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진지한 톤으로 소화하는 다현의 모습을 보면서 고등학생 재학 시절 당시의 소녀가 아니라 성인으로서의 이미지도 구현할 줄 아는 콘셉트적인 변화가 느껴졌다.
20일 다현은 소품인 지팡이에 대한 애로점을 토로했다. 다현은 “박진영 PD님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오늘 그 일이 벌어졌다”면서 “소품인 지팡이가 부셔져서 땅을 찍는데 땅이 찍히지 않아서 난감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즉석에서 지팡이 대신 빨대로 못 다한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 미디어스 (사진: 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