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이 불러온 일들..

in kr •  2 years ago  (edited)

요즘 스팀잇을 보다보니 수수료 관련 이야기가 눈에 띄다 보니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사회생활 시작을 현금영수증 + 신용카드 단말기, 즉 VAN 회사의 단말기 관리로 했습니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카드로 결제가 될 수 있게 단말기를 보급 관리하는 일이었죠. 초창기의 단말기는 통신오류나 전표관리가 필요했기에 가맹점에 한달에 최소 1회 이상 방문해야 했습니다.

원래는 카드사에서 관리해야 하는 일을 VAN사에 위탁해서 관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VAN 업체는 가맹점에 단말기를 판매 내지 할부캐피탈 방식의 임대를 했었구요. 가맹점은 전표 수거를 해서 카드사마다 가맹점 별로 분류를 해서 매월 카드사 지점에 제출을 해야 했습니다.

보통 이렇게 작업을 하면 VAN FEE 라는 수고비를 받게 됩니다. 결제 한 건단 40원~100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마트의 경우는 이런 결제건수가 기본 3000건 이상 된다고 보면 되니 한 가맹점당 최소 30만원씩의 비용을 카드사로부터 받게 되고, VAN사는 그 비용으로 유지경비, 급여등을 지급하게 됩니다.

카드 결제건수가 한달에 300건만 되어서 3만원 정도 나오니 그 당시 VAN사들은 '카드단말기 신청하면 무료' 라는 광고를 경쟁적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정상적으로 기계값을 받아야 하는데, 결제건수가 많다 싶으면 그것으로 퉁 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당시 카드사의 수수료는 보통 3~5% 가량이었죠.

카드기 보급이 확대되다보니 선거가 있을 때 마다 카드수수료가 과하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모든 언론에서 카드 수수료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다 보니 카드사들은 정치권의 압박에 의해 수수료를 점차 내리기 시작합니다.

카드사의 수익성이 떨어지다보니 카드사도 나름대로의 대책을 마련합니다. 그 중에 가장 용이하게 한 것이 VAN사에 지급하는 VAN FEE를 인하하는 것이었습니다.

카드 결제 건수에 따라 지급하는 비용은 50~70% 가량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지역의 각 업체는 버틸만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치권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카드 수수료가 계속 인하하게 됩니다.
그 결과 카드사는 5만원 이하 결제건에 대해서는무서명 거래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5만원 이하 결제건에 대해서는 VAN FEE를 미지급하게 됩니다.

저는 이 과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가 관리하던 100여개의 업체를 다른 업체로 이전시켰습니다.
제가 관리하는 곳이 영세 자영업자가 대부분이었기에 전혀 수익이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역의 카드단말기 대리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게 되고 총판들만 몇군데 살아남았습니다.

카드사에 대한 수수료 인하 압박이 지속될 수록 카드사는 VAN사에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손실을 방어했습니다.

그 이후에 가맹점에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동안 무료로 제공받았던 신용카드 단말기, 포스에 대한 무료혜택이 사라진 것입니다. 단말기의 경우 한달 16500원, 포스의 경우 약 4~5만원 가량의 혜택이 없어졌습니다.

갑작스럽게 관리하던 대리점들이 문을 닫으니 전표며, 전산 오류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응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생겼습니다.

VAN 관리해 주는 조직의 90% 가량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 쪽의 산업 유통조직이 사라지니 폐업이나 이전을 할 경우, 기존 대리점에서 중고로 매입 내지 재세팅을 해 줄 수 있었는데, 이 마저도 보안 세팅 이슈로 까다로져서 그냥 폐기처리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카드사가 대기업이다 보니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이 자영업자 입장에서 부당하고 천부당만부당 한 일로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각 영세가맹점은 수수료 인하를 받는 대신에 디테일하게 서비스받을 수 있었던 몇가지 요소들에 대해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박탈당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주는 것이 있고 받는 것이 있는것인데 주는 것을 줄이는 대신에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카드사 관련 협회와 정부와 협의한 사항에 의해서 VAN 업종은 하루 아침에 수익도 90% 이상 줄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 상황에 대해서 대기업의 마케팅 상무에게 질문해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 부당하지 않느냐고요..'

돌아온 답변은 '어쩔 수 없죠..' 라는 답변이었습니다.

10여년에 걸쳐서 일어난 일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그 어떤 언론에서도 VAN 사 조직이 무너지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van 대리점은 없어져도 괜찮아 라는 무언의 합의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팀잇에서 수수료라는 개념이 등장하다 보니 과거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저는 서버나 개발, 유지보수, 세금도 내면서 스팀잇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해 주시는 개발자분들과 그 서비스로 인해서 즐겁게 스팀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서비스를 보면서 개인도 시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제안도 가능해서 각 개인도 스팀잇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증인노드나 스팀엔진 니트로를 제작해 볼 까 하는 생각에 프로그램 관련 부분을 알아보았을 때 한달에 인건비로만 500~1000 만원 정도는 들어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이 부분은 내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버비용이라든지 전기세, 보안 관련 유지보수등을 생각하면 비용은 상상 이상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팀잇 내에서 포스팅 방식으로 몇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비용을 감수하면서 스팀잇에서 뭔가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스팀잇은 계속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업으나 그 역할을 하는 데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은 충분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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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수수료 라는 명목이지만 본인들에게도 어느정도 수익이 있어야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연예인이라는 명목하에 재능기부라면서 크게 한번 터졌죠,,

공감합니다

수익이 있어야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맞아요..
직접 관리하고 그 부분을 이끌어가는 데에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은 꼭 필요하고, 보상이 있어야 스스로의 원동력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쉽지않으실텐데.. 스팀잇을 이끌어가주시는분들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있습니다..

항상 누군가의 수고로 서비스가 지탱되고 있음을 감사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바로 댓글달앗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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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랑 VAN사쪽 비즈니스 모델 공부할 기회가 있어서 그때 책도 찾아보고 사업장도 돌아다니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매기는 것에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박한 것 같습니다.

앗..VAN 쪽을 연구하셨던 적이 있으시군요. ㅎㅎ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상당히 많이 존재합니다. ㅎㅎ

그 동안 쌓인 앙금이 많아 보이네요.

이럴 때에는 누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들을 수가 없죠.
안타깝습니다.

아무쪼록 원만하게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사업자라 신용카드 결재기 알아보다 Van이 뭔지 알게되었어요. 첨에는 용어가 신기했거든요.
공감가는 글 내용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죠. 수수료는 당연한데, 절충선 찾기는 숙제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