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강력히 비판하십니다. 그들은 모세의 자리를 이어 율법을 가르치고 있으면서도, 막상 그들의 행실은 다르기 때문이지요. 율법의 근본정신은 무엇입니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그 바탕 위에서 주님을 흠숭하고 부모를 공경하며, 사람의 생명, 재산, 인격, 명예 등을 지키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율법의 목적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살도록 도와주려는 데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을 부당한 억압과 멍에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것이지요. 따라서 신앙생활을 할수록 나날이 평화가 충만하고, 기쁨이 더욱 넘쳐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율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멍에를 만든 것입니다. 아예 지키지도 못할 많은 규율과 범례를 만들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무거운 짐을 지게 하는 것이지요. 그럴 때 종교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글자로만 알았지,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얼마나 자비로운 분이신지를 깨우치지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도 몰랐던 것이지요.
우리는 종교를 믿음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하느님 계명의 껍질보다도 그 속뜻을 알려고 노력해야 하지요. 동시에 우리 주변의 사람 하나하나를 다 예수님 대하듯 귀하게 대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