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소설> 삶, 신과 죽음에 관하여 [03] 기도

in kr •  6 years ago  (edited)

나는 다시 눈을 떳다.

그리고 여전히 하얀 천장을 보았다.

나는 황급히 내 몸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나의 몸은 어제와 다를바 없었다... 그저 닝겔 두개와 산소마스크 그리고 산송장이나 다름 없는 내 몸을 덮고 있을 가운 가운 가운 가운?!

'잠깐만 가운이라고??'

나는 잠시 생각했다.

내가 과연 엇그제 그래 죽을때 가운을 입고 있었나를 말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물론 100살이나 먹은 산송이나 다름없는 노인내에 불과한 나의 기억에는 분명 죽을때 가운을 입지 않았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특수 제작된 아주 얇고 부드러운 성혼의 내의를 입고 있어야할 터였다.

이 성혼의 내의는 2098년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말 그대로 성스러운 혼의 내의었다.

어느정도 죽음 즉 사후 세계에 관한 실체가 밝혀지면서 만들어진 성실히 신을 믿다가 죽는 자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산자 나름의 증명이자 증표였다.

이것을 입으면 거의 99%확률로 천국에 간다고 봐야했다.

이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고 나머지 1%는 현재 나와 같이 죽음을 앞둔 존재들을 뜻했다.

언제나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깐 말이다.

산사람이 죽은이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는 존재했다.

정말 믿을 수 없겠지만 지금은 거의 상식이라고 알려진 영혼 탐지기를 통해 그들이 가는 모습을 탐지해서 이미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혼 탐지기는 이미 2077년 개발되었다.

무려 21년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 것이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것이 발명 되었을 때 생겨난 의문 바로 죽은 자들이 어디로 가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무려 과학자도 아니고 교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외계인도 아닌 우리가 믿던 신들이 직접! 자신의 신도들에게 각자의 죽음과 그 이후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그렇기에 이미 수많은 죽음이 그에 따라 해석 되었고 살아있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될 만한 신의 증거를 당시의 모든 살아있는 사람들이 보았다.

그리고 물론 그중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이후는 마치 축제와도 같은 세상의 연속 이었다.

신의 존재를 믿어왔던 신도와 신자들은 그 증거에 황홀해 했고 환호 했으며 마치 이미 천국이라도 간듯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들 마약을 거하게 빤듯 싶었다.)울며 감사의 기도를 들였다.

그 외의 신을 부정하던자 다른 신을 믿던자 혹은 악마를 숭배하던 자 그 외의 모든 것을 믿거나 믿지 않았던 존재들은 각자의 생각과 신념을 통해 다양한 신들을 믿거나 저주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신에 대한 믿음을 부정하는 존재들은 존재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이미 세상은 거의 확실하게 신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했으며, 거의 99%의 존재들이 자신만의 신과 존재들을 믿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문명은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발전하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 나는 불사도 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딱 100살에 맞춰 죽음을 기약했고 죽었었다...

그 이유는 아무튼 죽어야 천국에 가기 때문이었다.

나는 100년전인 1살 때 부터 굳이 말하자면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모태 신앙이었다.

그러니 여태 불확실했던 믿음과 확실했지만 증명되지 않은 그 신앙의 처음을 마지막으로 장식하고 싶었다.

물론 2077년이후 잠시 방황 하기도 했다... 크흠.. 무튼 중요한건 내가 내 신앙의 증거이자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성혼의 내의를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뭔가 이상했다.

분명 나는 약을 통해 정신을 잃었고 일어났다.

그러나 나의 몸은 정신을 잃기 전과 같았고 성혼의 내의 또한 입혀져 있지 않았다...

나는 뭔가 이상한 이질감을 느끼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나의 지금 상황은 어떤 상황이지? 나는 어떻게 된거지? 뭐지? 지금 나는 살아있는 건가? 죽어있는 건가? 뭔가 죽음 뒤에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 존재하는 건가? 이것이 죽음 이후인가?.........'

그 이후에도 끊임 없이 생각이 지속되었다.

그리고 한 목소리에 내 생각은 끊어졌다.

"성혼을 소유한 존귀한 존재여 알파이자 오메가이시며, 우리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아들의 피로 말미암아 모든 죄를 사함 받은 존재여 오늘 이 자리에서 고하노니 그대의 모든 죄는 사하여 졌고 그대를 창조하신 분에게 다시 돌아갈지니 천국에 존재하시는 모든 영들의 아버지 육체의 아버지에게 당신의 종 안민우가 한 영혼을 인도하였으며 조만간 찾아 뵙겠다고 말씀 부탁드리는 바 입니다. 아멘"

나는 고개를 돌려 나에게 축복과 안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내 친구이자 99살 먹은 목사인 내 부랄친구 안민우를 보았다.

그는 나와 다르게 정정했고 몸 또한 전혀 노인과 같지 않았다.

기껏 해봐야 50대 후반의 모습과 같았다.

심지어 머리숱도 꽉차 있었다.

젠장 저놈은 나와 같이 100살에 죽기로한 놈이지만 그 전에는 절대로 이 첨단 문명의 혜택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던 진성 사이비 교주놈이었다.

사이비 교주 노릇을 하던 놈은 2077년 발생한 그 기적을 보자마자 바로 모든걸 청산하고 기부한 후 목사가 된 놈이었다.

그이후 이처럼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찾아가 나에게 했던 말을 반복하는 일을 해왔다.

무려 21년 동안 말이다.

저 빠짐 없이 들어가는 안부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크큭 돌아버리겠군 이제는 또 하루 전이냐? 대략 죽기 2일 전이군...뭐지 내가 미친건가?'

그렇게 또 다시 생각을 이어가던 중 내 부랄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보게 친구 그래 어디 죽을만 한가? 크흠... 내가 비록 1년을 늦게 태어나서 한시 한때에 같이 죽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나마 자네를 보러 왔네 어떤가 죽음을 앞둔 기분은?"

나는 그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빌어먹을 사이비 교주새끼가 죽을만 하냐고? 이미 죽어봤다 이놈아!! 말도 못하는 노인네 앞에서 뭔 지랄인지 니가 매일 지껄이던 그 마지막 말은 전하지도 못했다. 망할 놈아!!"

나는 그렇게 속으로 내 앞에서 끌끌 거리며 나를 처다보는 99살 먹은 노인네를 처다 보았다.

"끌 끌 끌 그러게 내 말했지 않았나? 죽기 전에 굳이 그렇게 죽음을 앞둘 필요는 없지 않냐고 말일세 뭐 굳이 자네가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 하고 싶다고 우겨서 그리 해준거겠지만 말조차 못하다니 허허... 이거 순 벙어리가 아닌가?"

'저...저..저 저놈이!! 감히 죽음을 앞둔 나를 놀려먹어? 빌어먹을!! 잠시만?... 이건 내가 분명 두번 듣는거 아닌가? 그때도 이리 화가 났던가?'

나는 잠시 죽기 2일전의 나를 떠올려 보았다.

나는 당시 매우 경건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누워 있었다.

저 안민우라는 사이비 교주였던 놈이 와서 저리 말했을 때도 속으로 웃으며 천국에서 보자고 생각 했었다.

'젠장알...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건지... 후.'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눈을 감았다.

그러는 중 귀에 또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자... 나는 할거 다 했고 안부 메시지도 남겼겠다. 그럼 천국에서 보세 나는 오늘 자네 말고도 3명이나 더 찾아가야 해서 바쁘단 말일세 그럼 이만"

내가 누워있는 1인실 방문이 닫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를 놀려대던 망할놈이 드디어 나간 것이다.

'후... 이거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드는데 아니겠지... 그래... 기도 기도를 해보자'

나는 이리 생각을 하자마자 눈을 감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오... 전지전능하신 신이시여... 제가 지금 매우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분명 죽었고 당신이 존재하는 곳으로 갔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제가 여기서 이렇게 있는 겁니까? 신이시여....'

그 뒤에도 나는 아주 열심히 성심 성의 것 내 현재 상황과 심정 생각 예측 안민우의 행동에 대한 질타 등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도했다.

그렇게 기도를 이어가자 다시 의식이 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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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