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경제학과 캐스퍼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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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4일 토큰이코노미 분석 모임(TES)에서 토큰경제학과 캐스퍼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에 사용한 PDF 자료만으로는 설명이 조금 부족한 감이 있어 발표 내용을 글로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토큰경제학

토큰경제학은 토큰과 실물 경제시스템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분야로, 외국에서는 Cryptoeconomic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Cryptoeconomics는 Cryptography와 Economics를 합친 말로, 해시 함수와 같은 암호학적 요소들을 활용하여 경제 구조를 설계하는 분야를 말합니다.

토큰경제 = 인센티브 구조

저는 토큰경제학의 핵심은 인센티브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자에게 부여되는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누구에게 보상을 주고 누구에게 벌을 줄 것인가, 어떤 행동을 장려하고 어떤 행동을 금지할 것인가 같은 것 말이죠.

Mike Goldin이 얘기한 것 처럼,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돈을 프로그래밍 할 수 있게 되었고, 돈을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는 것은 인센티브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는 뜻이며, 인센티브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는 건 인간을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인센티브를 통해서 인간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거죠. 조금 무서운 얘기입니다.

저는 토큰경제학을 설계한다는 것은 곧 네트워크 참여자간의 이해관계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센티브 구조가 참여자 중 일부만 이익을 보는 구조라면 다른 참여자들은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고, 결국 네트워크의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가 Win-Win하는 구조로 시스템을 짜야 하는 것이죠.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인센티브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네트워크의 보안을 확보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하였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자가 블록을 채굴하면 비트코인으로 보상을 받는 것처럼요. 그러나 ERC20 토큰을 위시하여 다양한 종류의 토큰들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암호화폐 시스템보다 훨씬 다양한 이해관계 구조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채굴을 할 필요가 없어진 대신, 서비스의 형태에 따른 이용자와 운영자, 투자자와 거래소 등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생긴 것입니다.

예를 몇가지 들어보죠.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암호화폐의 특성 상 결제용 코인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결제용 코인의 경제 구조에서는 '사용자들이 코인을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있는가?' 라는 부분이 많은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서 콘서트 표를 예매하기 위해 특정 토큰을 구매해야 한다면, 티켓 구매자는 티켓을 사려고 할 때에만 토큰을 구매해서 결제를 할 것이고, 티켓을 판매하는 사람(공연 주최자) 역시 대관료나 아티스트에 대한 로열티를 확보하기 위해 즉시 거래소에서 토큰을 팔아 현금으로 바꿀 것입니다. 토큰 가격의 변동성이 큰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겠지요. 토큰을 만든 사람들 입장에서는 토큰의 가치가 올라가야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토큰의 가격이 오르려면 토큰을 구입해서 보유하면서 팔지 않는 사람이 생겨야 수요 공급 곡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장가격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렇게 필요할때만 구입하고 바로 현금화하는 구조라면 시장가격의 상승이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Sia, Storj, MaidSafeCoin같은 웹하드 형식의 토큰을 생각해보죠. 기존의 많은 웹하드 서비스(드롭박스같은)에서는 일정량의 용량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나 분산 네트워크 기반의 토큰 시스템이라면 조금 다른 접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토큰을 100개 발행하고 토큰 1개당 네트워크에 연결된 하드 용량의 1%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할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네트워크의 규모가 작은 초기에 네트워크 전체에서 사용 가능한 용량이 100GB라면, 토큰 1개로는 1GB에 대한 접근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점점 커져서 전체 용량이 100TB가 되게 되면 토큰 1개로 사용할 수 있는 용량 역시 1000배 커진 1TB가 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토큰의 가치 역시 이에 비례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토큰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다른 웹하드 서비스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상황이 된다면, 다른 웹하드 서비스를 사용하던 유저들이 이 서비스로 옮겨오면서 토큰을 구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다른 웹하드 서비스의 이용 가격(에서 switching cost를 제한 가격) 이하로는 토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토큰경제학에서 앞으로 개발되어야 할 분야

이처럼 토큰경제 구조 역시, 산업별, 서비스 분야별로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이해관계자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죠. 따라서 저는, 각 분야의 일반적인 이해관계도를 정립하게 되면 산업별 토큰 경제 기초 프레임워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토큰의 지급이 인센티브로서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위해서는 토큰의 가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토큰을 퍼줘봤자 토큰의 시장가가 0원이라면 인센티브의 역할을 전혀 할 수 없겠지요. 따라서 토큰의 가치평가 방법이 정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사용자들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게 이익인지도 판단하기 쉽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도 이루어질 수 있겠지요.


Casper

이제 앞서 말한 토큰경제학의 관점에서 캐스퍼를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캐스퍼는 이더리움에 Proof of Stake(PoS)를 적용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의 이름입니다. 토큰경제학을 적용한 여러 매커니즘들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더리움은 왜 PoS를 적용하려고 할까요? 저는 PoS 시스템을 통해 더 나은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다른 장점들도 많습니다. 확장성 문제가 가장 대표적이고,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크지요. 그러나 여기서는 일단 인센티브 구조 측면을 중심으로 서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roof of Stake

PoS란, 네트워크의 검증인이 예치한 금액에 기반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합의 알고리즘을 말합니다. PoW에서 채굴자와 같은 역할을 PoS에서는 검증인이 하는 것이죠. PoW에서는 얼마나 좋은 채굴기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네트워크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결정한다면, PoS에서는 네트워크에 얼마나 많은 토큰을 예치해두었느냐에 따라 영향력이 결정됩니다.

캐스퍼의 두가지 접근 방식

캐스퍼에서는 두가지 접근 방법을 동시에 연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FFG(Friendly Finality Gadget)라고 불리는, 비탈릭 부테린의 주도로 연구되고 있는 방식입니다. FFG에서는 우선 PoW 체인 위에 PoS 시스템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PoS를 적용하고, 점차 PoS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하나는 CBC(Correct-by-Construction)이라는, 이더리움 코어 팀의 블라드 잠피르의 주도로 연구되고 있는 방식입니다. CBC에서는 일반적인 프로토콜들과는 다르게 프로토콜의 일부만 설정한 상태로 시작하여, 여러가지 테스트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상적으로/계획한 방향으로 동작하는 프토콜들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방식입니다. 최종적인 캐스퍼의 모습은 FFG와 CBC의 장점을 합친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FFG를 기준으로 캐스퍼의 작동 방식을 간략히 설명드리면, PoW 과정을 통해 채굴자에 의해 생성된 블록들을 PoS 시스템의 검증인들이 일정 기간마다 검증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때 검증인들의 2/3 이상의 투표를 받은 블록이 "올바른(canonical)" 블록인 것으로 인정되고, 나머지 분기(fork)들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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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arl Floersch, Ethereum Proof of Stake: Casper FFG Overview

캐스퍼의 장점

캐스퍼를 이더리움에 적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장점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탈중앙화
• 친환경
• 명시적인 경제적 보안
• 네트워크 확장성

여기서, 앞의 세 장점은 PoS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오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PoS와 인센티브 구조

우선, 캐스퍼에서 PoS에 기반한 인센티브 구조가 어떤식으로 동작하는지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캐스퍼에서는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예치금을 깎을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블록체인의 내용을 조작하려고 시도하고, 이 내용이 발각될 경우에는 그 사람의 예치금을 삭감합니다. 또한 검증인들이 서로 상충되는 내용을 담은 블록 여러개(예: 철수의 잔고가 100원일 때 블록 A에는 '철수'가 '영희'에게 100원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고, 블록 B에는 '철수'가 '형우'에게 100원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는 경우)에 동시에 투표할 경우에는 예치금 삭감을 통해 벌금을 내게 합니다. 투표할 시점이 되었는데도 검증인이 투표를 안한 경우에도 약간의 벌금을 내게 하구요.

또한 캐스퍼에서는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지급하는 보상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뒤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지만, PoW 시스템의 경우 투자금이 많을수록 더더욱 많은 돈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PoS 시스템에서는 투자금과 보상이 비례하거나, 투자금이 클수록 보상의 증가량이 적은(누진세와 비슷한) 구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내용들을 기억하면서, 앞서 열거한 캐스퍼의 장점을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죠.

탈중앙화

PoS는 규모의 경제를 약화시키는 구조입니다. 무슨 얘기냐구요? PoW 시스템에서는, 큰 채굴장일수록 더 많은 네트워크에의 영향력(해시레이트)를 확보하기 쉽습니다. 큰 채굴장일수록 한번에 많은 채굴기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지방)정부에 전기 이용료 할인 같은 특혜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개인 채굴자들은 정가대로 채굴기를 구매하고 전기 이용료나 임대료도 정가 그대로 내야 합니다. 이 구조가 이어지면 큰 규모의 채굴장일수록 점점 더 영향력이 커지고, 결국 네트워크의 중앙집중화로 이어지게 되죠.

하지만 PoS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토큰의 양이 곧 영향력이며, 기존에 토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토큰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가 동작하지 않는 구조이므로 네트워크의 중앙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더 나아가 빈익빈 부익부 문제가 PoW 시스템보다 훨씬 덜한 구조가 되는 것이죠.

친환경

PoW 시스템에서는 지난 블록 내용을 수정하는 것을 어렵게 하기 위해, 블록을 생성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그리고 무의미한) 계산을 해야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전에 생성된 블록을 수정하려면 조작하고자 하는 블록부터 현재 생성된 블록까지를 더 빠르게 만들어내야 하는데, 블록 생성 과정이 연산량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 때문에 현실적으로 블록 내용을 조작할 수 없게 만든 것이죠. 그렇다보니 채굴 과정은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게 되었고, 현재 비트코인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이스라엘 전체의 연간 전력 소모량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반면 PoS에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누군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공격하면 해당 공격자의 예치금을 삭감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 과정은 많은 연산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PoS의 전력 소비량은 PoW에 비해 매우 적고, 따라서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도 훨씬 덜합니다.

이를 인센티브 측면에서 보면 또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PoW시스템에서는 채굴자들이 채굴에 사용하는 자원보다는 더 많은 양의 보상을 지급해야만 합니다. 만약 채굴 보상량이 채굴 비용보다 작아지면 채굴을 안할것이고, 네트워크의 보안을 확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PoS에서는 검증인들이 사용하는 자원이 훨씬 적기 때문에 PoW보다는 보상을 적게 지급해도 됩니다. 이 얘기는, PoW에서는 보상을 지급하려면 매번 많은 양의 코인을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새로 발행해야 하는데, PoS에서는 많이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죠. 오히려 PoS에서는 송금에 사용하는 수수료의 일부를 소각하는 방법을 통해 전체 통화 발행량을 줄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즉, 코인 생태계 전체의 통화 정책을 보다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명시적인 경제적 보안

앞서 말한것처럼, PoS에서는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지분을 얼마나 깎을지, 어떤 상황에서 깎을지, 공격자의 예치금 규모에 따라 다르게 할지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할 수 있지요. 그러나 PoW에서는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사람에게 프로토콜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공격을 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간의 전기료와 장비의 감가상각비 정도 뿐이죠.

만약 공격자가 네트워크를 반복해서 공격하게 된다면, 이 부분이 더 중요해집니다. PoW에서 공격자는 얼마든지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공격할 수 있습니다. 공격하는데 드는 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PoS에서는 공격이 감행될 때마다 엄청난 양의 예치금이 삭감되므로, 공격자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 점을 블라드 잠퍼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습니다. "PoS에서 51% 공격자는 공격을 반복할 때마다 자신의 ASIC 채굴장이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

네트워크 확장

인센티브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캐스퍼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네트워크 확장이 있습니다. 작년 한해동안 이더리움은 크립토키티의 유행과 수많은 ICO들을 겪으며 네트워크의 트랜젝션 처리량 문제를 겪었고, 네트워크의 확장성 문제는 큰 해결과제가 되었습니다. 캐스퍼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높이는데에 큰 역할을 하는데요, 사실 네트워크의 처리량 증가는 "샤딩"이라는 방법을 통해 해결하게 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샤딩이란 네트워크의 트랜젝션을 노드들이 분담해서 처리하는 방법을 통해 네트워크 전체의 처리량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현재 이더리움(과 다른 수많은 퍼블릭 블록체인들) 네트워크에서는 모든 노드들이 각자 모든 트랜젝션을 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드가 100개 있고 처리해야 하는 트랜젝션이 100건 있다면, 각 노드들이 모두 100건의 트랜젝션을 처리하므로 네트워크 전체로 따지면 같은 트랜젝션이 100번 처리되는 셈이죠. 이 방법은 보안 측면에서는 매우 확실한 방법이지만, 처리량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점이죠. 따라서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상황에서, 노드를 10개씩 묶어서 10개의 그룹을 만들고 각 그룹이 100개의 트랜젝션을 10개씩 맡아서 처리하면, 동시에 10건의 트랜젝션을 처리할 수 있으므로 네트워크 전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양은 10배가 되는 것입니다.


출처: Hsiao-Wei Wang, Ethereum Sharding: Overview and Finality

그러나 샤딩을 적용하게 되면, 노드들이 정보를 갖고 있는 정보가 적어지게 되므로 보안이 약해져 이중지불과 같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스퍼가 보안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캐스퍼에서는 일정 주기(50블록)마다 체크포인트를 생성해서 검증인들이 거래의 완결성을 검토하고, 2/3 이상의 의견이 일치하면 해당 체크포인트까지의 거래 내용이 확실한 것으로 공표합니다. 이렇게 되면 샤딩이 적용된 네트워크의 각 노드들은 체크포인트 내용을 참조하여 거래 내용을 검증할 수 있으므로, 보다 안전한 네트워크가 되는 것이지요.


캐스퍼의 설계 원칙

여기에서는 마지막으로, 존 최가 정리한 캐스퍼의 설계 원칙을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합니다. 캐스퍼는 이런 내용을 고려하며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에 비추어 토큰경제와 프로토콜을 디자인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경제학적 구조를 통한 참여자의 행위 유도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네트워크 참여자가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장려하고 특정한 행위는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PoW와 같은 합의 알고리즘을 경제학적 방법을 통해서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더리움 코어팀의 생각이라고 합니다.

공격 비용의 최대화

네트워크 공격자가 네트워크에 일정 수준의 피해를 입힌다면, 공격자 역시 이에 상응하는 피해를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네트워크에 100달러의 피해를 입히는 공격을 할 때 공격자는 1달러만큼의 벌금만 내면 된다면 공격자는 네트워크를 마음놓고 공격하겠지요?

개인이 아닌 공공의 비용 대비 이익

이더리움 팀은 이더리움이 대형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프로토콜 내부의 이익 뿐만 아니라 프로토콜 외부에 끼치는 영향도 고려하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되었던 에너지 소비량, 환경 오염, 사회 전체의 부의 분배 구조 같은 것 말이죠.

규모의 경제를 방지

앞서 말한것처럼, 중앙화를 막기 위해 규모의 경제가 동작하지 않는 구조를 설계하려고 합니다.

네트워크의 안전성은 네트워크에 투입된 비용에서 나온다

네트워크에 투자한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네트워크가 피해를 입을 경우 본인이 입는 피해도 더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그 사람은 더더욱 네트워크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검증인으로서도 더 믿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보안을 얻기 위해 "투자금 손실을 피하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죠.

소수독점 구조를 고려한 설계

경제 시스템을 설계할 때, 많은 경우에 시스템 참여자가 개별적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시스템을 구상하곤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참여자들이 집단을 만들어서 집단 행동을 할 경우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참여자들은 집단을 만들게 되겠지요. 캐스퍼에서도 검증인들이 집단을 만들 것이라는 점을 기본 전제로 두고, 이를 고려한 시스템을 설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이 집단을 구성할 경우 가장 문제되는 점이 바로 집단에 속하지 않는 사람을 집단이 공격하는 상황이므로, 캐스퍼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임 소재 확보를 통한 안전성의 확보

네트워크에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되면, 해당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누군지 찾아내고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캐스퍼는 문제를 발생시킨 사람의 예치금을 삭감하는 것이 네트워크를 지키는 수단이므로, 엉뚱한 사람의 예치금을 깎거나 누군지 몰라서 벌금을 부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안되겠지요.

생존성의 합리적 유지

캐스퍼와 자주 비교되는 텐더민트라는 합의 알고리즘에서는 검증인들간에 2/3 이상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블록의 생성이 멈추게 됩니다. 이와 다르게 캐스퍼는 블록 생성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공격자가 네트워크의 블록 생성을 멈출 수 없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동기성 가정

이 부분은 토큰 경제보다는 분산 네트워크 측면의 이야기인데요, 캐스퍼에서는 노드들이 항상 접속해 있지 않을 수 있으며 몇달에 한 번 정도 접속하는 상황을 가정해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탈중앙화 된 시스템이라면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이 탈중앙화를 주장하는데요, 이더리움 팀에서는 탈중앙화를 "정말 탈중앙화 된 시스템이라면, 노드가 단 하나만 남아있더라도 네트워크의 모든 내용을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탈릭은 확장성의 트릴레마를 이야기하면서 분산 네트워크 시스템은 탈중앙성과 확장성, 보안 중 2가지만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한 바 있는데요, 이더리움 시스템은 어떤 쪽으로 나아갈지는 지켜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검열 의욕의 저하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큰 문제중 하나가 바로 검열입니다. 검증인 또는 채굴자가 본인이 원하는 트랜젝션만 처리하여 블록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열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네트워크 전체에 큰 피해가 발생하므로 검증인이 검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검열에 드는 비용, 검열에 대한 처벌과 관련된 변수들을 설정함으로써 검열 의욕을 저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리

내용을 정리하자면, 저는 토큰 경제학의 핵심은 인센티브 구조의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인센티브 구조는 결국 이해관계도이므로 이해관계도를 정립하면 일반화 된 프레임워크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인센티브가 동작하려면 가치평가 방법도 확립되어야 하구요. 이더리움의 캐스퍼 프로젝트를 인센티브 구조 측면에서 보면, 결국 PoS 시스템을 통해 인센티브와 페널티 구조를 더 적극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캐스퍼는 프로토콜 내부 뿐만 아니라 프로토콜 외부에 끼치는 영향도 고려하여 설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결국 분산 네트워크라는 측면에서 분산 네트워크적 요소들도 고려하고 있구요. 어떤 철학을 갖고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행동을 어느 방향으로 유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퍼블릭 블록체인 시스템도 하나의 사회인 만큼, 어떤 사회적 구조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간단히 토큰 경제학과 캐스퍼를 연관지어 정리해보려고 했는데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댓글이나 메일(표지 이미지 참조) 등등을 통해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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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쉽게 설명해주시니 너무 감사할따름이네요^^

감사합니다 :)

정말 잘 읽었습니다. 현지에서도 Tokeneconomics 와 Cryptoeconomics가 혼용되는 느낌이네요.

네 맞습니다. 각자 쓰고싶은 단어로 쓰는 것 같더라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토큰 경제학의 핵심은 인센티브 구조의 설계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토큰경제학에 대한 포스팅 잘 봤습니다!
보팅하고 가요~~^^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i @justfinance! Its @cardboard here, creator if @tipu. Im afraid you have made a small error with your @tipu delegation.
Delegations dont add up so if you delegate 100 SP and then 10 SP, your total delegation is only 10 SP. You need to delegete new total delegation so in this example you should delegate 110 SP to add 10 more. Let me know if you need help, tip!

Thanks for letting me know!

No problem :) you will now have to wait 7 days for your remaining undelegated SP to return to you and then you can delegate again the total amount you want to delegate.
Cheers!

Hi @justfinance! You have received 0.3 SBD tip from @cardboard!

tipu에 스파 렌딩을 한번 보내봤는데 문제가 있어서 요런 댓글이 붙었나보네요.

토큰경제학 흥미로운 분야같아요. 다음에 또 보러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좋은 내용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읽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하나 있는데요, POW와 다르게 네트워크 공격자에 대한 페널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적어주셨는데, 이 페널티는 누가 조절을 하는 건가요? 모든 조건들이 정해져 있고 이렇게 정해진 룰에 따라서만 상황이 일어나는 POW와 달리 더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정해 보이기도 하네요.

현재 캐스퍼 연구팀이 구체적인 파라미터들(말씀하신 페널티 수치 등)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실제로 메인넷에 올라오게 되면 수치가 휙휙 바뀌진 않을 거에요. PoW랑 비교하자면,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처음 설계할 때 블록 리워드를 50BTC에서 시작해서 일정 주기마다 반감하도록 만든것처럼, 캐스퍼도 보상과 처벌을 어떻게 할지 아직 설계단계에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어려운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 토큰경제학 흥미롭네요. 가상화폐를 알아갈수록 참 합리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네요.. 앞으로의 미래가 기다려지는..ㅎㅎ

수학과 프로그래밍을 통해 짜여지는 시스템이다보니 일반 사회 시스템보다는 좀 더 이성적이라는 느낌이 들긴 해요.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니 이런저런 인간적 요소들이 많이 끼어들 여지도 있지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캐스퍼도 토큰 경제학도 모두 잘 정리되어 있어서 좋네요. Cryptoeconomics 라는 단어도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토큰경제학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다뤄지고있는데, 외국에서는 Cryptoeconomics가 더 널리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사실 개인적으로도 어감상 한국어로는 토큰경제학이, 영어로는 Cryptoeconomics가 좀 더 멋있는거같아요). 관련 포스팅도 외국에서는 cryptoeconomics로 많이 올라오곤 하는데,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토큰경제학과 관련된 내용을 찾으려고 해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올려주시는 글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실거라고 기대할게요!!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디부터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 팔로우하고 다음 글을 기다리겠습니다.

처음으로 제 닉네임을 인정(?)해주시는 분이 나타나셨군요! 괜히 뿌듯하네요ㅋㅋ 올려주시는 글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직접 말로 설명하신 것도 좋았지만 글로 보니 또 좋네요.

다시 한 번 읽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

대단한 포스팅 입니다. 풀보팅 드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

많은 인사이트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정보였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종종 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토큰의 생태계를 구축함에 있어, 비지니스 모델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들을 크립토이코노미스트라고도 부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생소하고도 신기한 단어네요. 크립토 아키텍쳐라는 명칭을 쓰기도 하더라구요. 매우 흥미롭습니다.

네 독특한 분야다보니 아직 단어의 정의에 대한 확실한 합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누구든지 먼저 말하는 사람이 우선인거같기도 하구요!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

  ·  7 years ago Reveal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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