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도 못 버티면, 다른데 어딜 가도 살아남지 못한다.’
작년에 취업 후, 매일 출퇴근과 함께 되뇌었던 생각입니다. 누군가의 조언이나 충고 때문에 가졌던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대학 졸업과 함께 다니게 된 첫 직장은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가진 회사였습니다. 통근 거리, 연봉, 사무실 분위기, 출퇴근 문화 등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이렇게 좋은 회사에 다니면서 힘들어하고 못 버틴다면, 난 어디 가서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애사심이 마구 솟구쳤었습니다.
배움의 설렘으로 가득한 1년
신입사원으로서 새로운 걸 배우고 익히는 과정은 설레고 즐겁습니다. 오늘은 이걸 배우고, 내일은 저걸 배우고, 모레는 배운 걸 혼자 해보고. 1년 차 사원은 업무에 수동적으로 임해도 그러려니 해줍니다. 아직 잘 모르는 게 많다 보니, 오히려 앞에 나서다가 실수를 하는 것보다는 말 잘 듣는 신입사원이 선배 관점에서 속 편합니다. 그래서인지 막중한 임무, 까다로운 업무보다는 다소 난이도가 낮은 일들을 줬었고 이는 곧 그날그날의 성취감과 칼퇴근으로 이어졌습니다.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2년 차가 되면서 머리가 크고, 배가 불렀는지,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안 들리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쫓아가지 못하는 윗분들의 결정, 아래로 돌아오는 실적의 압박,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거나 자기 사업을 하러 나간 선배들 이야기, 실수에 대한 책임 또는 사내 정치를 이유로 한직으로 물러난 부장, 임원들의 이야기. 언제부턴가 애사심의 한 부분이 의구심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퇴근 후에도 나는 업무를 신경 써야 하는가. 휴가 중에도 카톡에 답장을 해야 하는가. 과연 회사와 일이 내 인생의 전부가 되어도 되는가.
내가 회사의 주인이 아닌데, 주인의식을 가지라니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우리 세대에서는 직장이 내 평생을 챙겨주지 않습니다. 아등바등 버티면 인생의 딱 절반, 50살까지만 챙겨줄 뿐. 그 이후는 흔히들 말하는 ‘치킨집’을 차려 그동안 모은 돈으로 모험을 해야 합니다. 회사의 주인은 회장님, 사장님입니다. 사장님도 진짜 주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회장님의 의중이 바뀌면 임기를 채 1년도 못 채우고 집으로 가시기도 하더군요. 물론 회사의 몇몇 임원분들은 퇴직 후에도 그간에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기 사업을 하곤 합니다. 근데 그마저도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가끔 회사에 와서 자기 밑에 일하던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인사를 하며, 어려운 상황을 하소연하곤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회사에 주인의식을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도 얼른 다른 무언가를 준비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죠.
그럼에도 다녀야(버텨야) 할 이유
4가지가 있습니다. 해외여행, 봉봉이 간식, 다이슨 청소기, 스티밋이 그 이유입니다.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웬만하면 연봉은 깎이지 않고 매년 오릅니다. 이 돈으로 할 게 많습니다. 두 아들 키우느라 고생한 부모님 여행 보내드리고, 매일 퇴근하면 이산가족 상봉하듯 반겨주는 봉봉이(갈색 푸들) 간식 사줘야 하고, 가끔은 집안에 필요한 가전제품도 사야 합니다. (이번에 좀 무리해서 다이슨 청소기를 샀는데, 곧 후기 올리겠습니다. (£ ㅎ_ㅎ)
마지막으로 스티밋 활동을 비롯해 블록체인 공부와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유도, 매달 25일이면 들어오는 월급 덕분입니다.
그럼에도 (박차고)나와야 할 이유
스트레스와 함께 재미가 너무 없습니다.
굉장히 건방진 소리인 거 압니다. 그런데 업무 외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은근히 노화를 촉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상당합니다. 그리고 회사 일에서 무슨 재미를 찾느냐고 하는데, 요즘 재미있게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돈 버는 사람 많습니다. 재미까지는 욕심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 윗사람 눈치를 보느라 생기는 이 찜찜한 긴장감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치킨집을 잘 운영할 자신이 없기에
회사는 우리의 젊음과 에너지를 소비하게 하고, 그 대가로 월급을 줍니다. 그런데 젊음과 에너지가 소진되면, 그다음은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로써 사실 이건 당연한 건데, 우리는 다소 잔인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나이 50을 채우고 회사를 나가게 되면, 자영업을 통해 남은 노후 50년을 끌어갈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미리 준비하고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어쨌거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언제 나올 건데?
더 지니어스에 나왔던 서울대 출신 천재 해커, 이두희의 인터뷰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자유분방하게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려면…
자기 실력이 있어야 하고, 쌓아놓은 결과물이 있어야죠.
그러려면 정해진 시간에 일하는 게 아니라 삶 전체가 일과 끈적하게 붙어 있어야 해요.그렇지 않으면 그냥 9시 출근해서 6시 칼퇴근하는 회사 다녀야죠."
흔히들 말합니다. “회사 나가면 정글이야. 준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도태돼.”
맞는 말입니다. 회사를 박차고 나간 선배 중에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다시 들어오고 싶어하는 이들도 더러 있습니다.
요즘 하는 말로,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보다 더 좋은 건 ‘해보고 후회하지 않는 거’겠죠. 그래서 준비를 좀 철저히 해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1, 2년이 아닌 향후 5~6년을 바라보며 말이죠.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배우고 익히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실력과 결과물을 어느 정도 쌓고 나갈 겁니다.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 출근이 다가오니 더욱 의지가 불타오릅니다. 💪
나중에 스티밋이 지금보다 훨씬 더 대중화되어, 회사 사람들이 이 글을 볼 때쯤엔 옆자리에 제가 없길 바라며…🙏
이렇게 좋은 내용을 ^^ 입사 2년차의 생각치고는 완전 성숙하신데요. ㅎㅎㅎ 전 3~4년차까진 일만 죽어라 했는데... 그 이후 이런 게 보이기 시작했구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신다면 노후 걱정 없으실것 같습니다. ㅎㅎ 친추맺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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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더 힘이 납니다!! 월요일 다시 출근하는 직장인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저도 맞친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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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회사의 분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팔로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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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분리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생활 자체가 공허하고 허망해질 때가 있더라구요. 맞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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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incred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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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공감합니다... 저도 저만의 무기를 가지는 게 제일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해요. 평생 먹고 살수 일을 정도로 현재 직장 다니면서 나만의.칼을 갈아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러한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2달안에 스티밋에 그 과정을 포스팅할 예정이구요.. 회사일만하다 회사에서 내쳐지만 아무것도 못할거 같아요.. 사실 하는일이 간단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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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배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배우되, 너무 늦지 않게 박차고 나가서 실력발휘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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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좋은 글 감사합니다^^방문도 감사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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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나님의 예전 글을 다시 정독 해 보게 되네요.. ㅎㅎ
체인파트너스 입사지원 가즈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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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louispark님, 여기까지 들르셨군요 ㅎㅎ
나중에 스팀잇 밋업이나 EOS 밋업에서 만나면 많은 얘기 나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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