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가상화폐 토론

in kr •  7 years ago  (edited)

뒤늦게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최근 가상화폐 관련한 책을 두 권 보았는데,

사실은 책이 둘 다 그닥 informative하지 않았다. 한 권은 블록체인의 작동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해놓았고, 나머지 하나는 트렌드만 설명한 책. 그런데 JTBC토론은 꽤 쟁점사항을 잘 정리해놓고, 이견이 갈리는 부분이 어느 지점인지 잘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면에서는 양쪽이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것이 산업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데.. 유시민 작가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먼 미래에 어떠한 방향으로 올 지 모르는 이상만을 두고, 현재 분명히 투기광풍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규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고, 굳이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대중을 현혹시키는 '화폐'라는 유인을 제공해야 하느냐가 질문이었고.. 김진화인가 그 사람의 이야기도 규제의 필요성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먼 미래에 '반드시 오고야 말' 산업생태계의 변화이고 이것을 화폐라는 표현으로 인하여 유사수신행위로 몰아가는 듯한 법무부의 발표로 인하여 혼선이 오는 것이다. 시스템 자체가 거래를 위한 '화폐'의 수단을 갖출 수밖에 없고, 현재 상황이 워낙 일시적, 단기적으로 특정 세력에게 권력이 집중되거나 투기광풍이 벌어지거나 하는 "일시적인 부작용"은 있을 수밖에 없고, 하지만 이러한 일시적인 부작용을 넘어서서 반드시 그러한 권력이 개개인에게 분산되어 현재의 중앙집중적 권력이나 매개자 없이 개개인간의 거래가 벌어질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거래소 등에 대한 규제를 하되 이러한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되게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요지인 것 같다.

블록체인이니 비트코인이니 이러한 이야기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화폐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영역 -- 예컨대 특정 지역과의 거래를 해야 하는데 해당 지역의 화폐가 geopolitical risks로 제 기능을 못한다거나 해외 거래가 많다거나 -- 이러한 영역에서 암호화폐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였는데.. 내 생각에는 그건 암호화폐를 일반적인 실물화폐의 일종으로 이해했을 때의 이야기인 것 같고, 지금 이야기하는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은 어쩌면 지금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특정 시스템 내에서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용도의 암호화폐이지만 장차 실물화폐처럼 기능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뭐 궁극적으로 실물화폐처럼 기능할 수 있다와 없다 사이에서 이견이 갈리는 것 같지만.. (김진화는 실물화폐와 같다고 이야기한 적 없다고 하였음..) 중요한 건 정재승 교수나 김진화 이 분의 이야기는 단기적으로 보이는 투기광풍에 제약이 필요한 건 맞지만, 시스템 상에서 이것은 장차 개인대개인의 거래를 중앙집권형에서 탈중앙집권형으로 바꿀 것이다.. 라는 것 같고.. IMF와 같은 기관에서는 특정 국가에서 달러를 dual currency로 쓰는 것처럼 암호화폐를 이중화폐처럼 사용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개인적인 생각에서도 기존 화폐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스팟이 분명히 있을 것 같고.. 우리가 사는 현실이 절대 완벽하지 않으니까.. 그러한 지점지점이나 구석에서 암호화폐의 자리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시민 작가의.. 그러니까 공학자들이 이 장난감을 잘 기능하기 위해서 한 순간에 확..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화폐라는 장난감을 부여한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것이 실제 가치의 척도가 아닌데, 마치 화폐처럼 기능하여 본래의 의도와 다르게 투기 광풍을 일으키고 있고, 그에 대한 이득을 사실상 거래소나 이러한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투기꾼이나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나.. 이러한 사람들이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지적은 꽤 날카로웠다.. 역시 토론쟁이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다만, 본인도 예컨대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서 출판사의 경우 인세 등의 지급 문제에서 논란을 해결할 수 있다고 그러한 이점을 이야기하면서도.. 아예 프레임 자체를 투기는 나쁜 것이라는 걸로 짜버리면.. 그러니까 유시민 작가가 이해한 것처럼.. 이렇게 화폐나 전력이나 이러한 것들이 중앙집권적으로 통제되지 않고.. 일반 시민에게 넘겨버리면 반드시 특정 개인이, 자본이나 권력을 소유한 특정 개인이 이러한 상황을 독점적인 권력을 갖게 되는 일이 생긴다..라고 하였는데 그러한 관점이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 내 생각에는.. 이러한 견해의 차이가 이른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이견이 갈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재승 교수나 김진화같은 경우는 그러한 집권형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요지인 것 같고..

거래소를 폐지한다 하더라도.. 사실상 바로 옆동네에서도 거래소가 있는데 큰 의미가 있나 싶다.. 내가 보기엔 김진화 말처럼 일본 형태의 규제를 하는 게 맞는게 아닌가 싶은..

내 생각엔 이른바 49대 51이라는 시스템 내에 내재되어 있다는 노드들끼리의 상호작용과 이들의 소위 '선한 의도'랄까..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이 필요해 보였는데.. 그 부분은 티타임즈 카드뉴스로 어렴풋이 해결ㅎㅎ

결국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경제주체에게 각각 어떤 의미가 있는지가 관건일텐데.. 아래의 카드뉴스에서 각 경제주체가 블록체인을 결합하여 어떻게 변모해나갈 수 있는지.. 그 현실적인 모습들을 잘 살펴볼 수 있다.

http://m.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361844&memberNo=17369166&prevVolumeNo=9643354

그나저나, 시대가 이미 인터넷과 모바일을 넘어.. 전면적이든 부분적이든 '탈중앙집권'을 논하는 시대에까지 왔는데..

정규재 같은 인간은 여전히... 국내의 민주화가 무슨 불순세력 (a.k.a. TK가 아닌 사람들)의 의식화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줄 아나보다..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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