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예술, 가치없는 저급 예술인가? (1/3)

1. 속도의 시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가끔씩 비취지는 40 ~ 50대 회사원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우리의 아버지뻘인 그들은 스펙 경쟁속에서 어렵게 뚫고 들어온 20대의 팔팔한 젊은이들과 한창 많은 업무량과 승진에 목마른 의욕적인 30대 부하 직원들과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와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 등에 거의 손도 쓰지 못하고 바라보고만 있다. 물론 그들이 이렇게 된것은 일을 하기 싫어서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서도 아니다. 단지 어릴때부터 살아왔던 아날로그적 삶이 갑자기 변화되어 적응하기가 너무나도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급변하면서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은 바뀌었다. 

30대 초중반인 나의 유년시절을 돌이켜봐도 세상은 엄청나게 변화하였다. 개울가에서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 컴퓨터가 처음 들어와 윈도우가 아닌 까만 DOS 화면에서 프로그램 하나 실행하기도 버거웠던 시절, 모뎀을 통해 지금보다 훨씬 느린 속도의 인터넷을 하면서 새로운 정보에 놀라워했던 기억, 영화를 보기 위해 전국에 몇 개 되지 않는 극장을 찾아 헤매였던 기억, 제목도 가수의 이름도 모르던 외국곡을 다시 듣기위해 음반점에서 그 노래를 듣기 위해 엄청나게 서성였던 기억, 정성스럽게 편지를 쓰고 우편 배달부가 편지를 가져다주기를 기다리면서 쿵쾅거리는 마음에 밤새 설레였던 기억 등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될법한 일들이 나의 유년시절엔 있었다. 물론 지금의 10대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마치 내가 아버지 유년시절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2. 환경의 변화와 예술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우리는 더 이상 굶주림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 경제적으로도 부유해졌고, 주변의 아파트와 빌딩숲만 봐도 세월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그보다도 시대의 변함을 느끼는 것은 바로 우리 주변의 매체들과 예술 작품을 통해서다. 위에서 말한 나의 유년 시절만 하더라도 기억들의 대부분은 다양한 예술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의 기억과 생활에는 예술이 깊숙히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사는 동물이라고 하듯,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하기를 좋아한다. 가슴 아픈 기억도 힘들었던 시절도 나중엔 좋은 추억이 되듯 예술은 우리를 좀 더 관대해지고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인간이 회상하고 추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타임머신이 있어 유년 시절로, 아니면 더 이전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혼란스러웠던 삶을 정리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의 유물과 선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그들의 모습과 시대상을 보고 탐구하는 것이다. 인간들은 저마다의 추억과 기억들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인 집단이기에 공통적인 특성 또한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개인이나 집단은 그러한 생각이나 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예술 활동의 모습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고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속)

• <참고문헌>
• 대중문화의 이해, 김창남, 한울아카데미, 2010
• 대중문화 심리로 본 한국사회, 김헌식, 북코리아, 2007
• 대중예술과 미학, 박성봉, 일빛, 2006
• 대중문화와 고급문화, 하버트 갠스, 나남, 1998

[대중예술, 가치없는 저급 예술인가?(3/3)](https://steemit.com/kr/@kangsukin/3-3)

[대중예술, 가치없는 저급 예술인가?(2/3)](https://steemit.com/kr/@kangsukin/2-3)

[대중예술, 가치없는 저급 예술인가?(1/3)](https://steemit.com/kr/@kangsukin/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