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6/6, 상실의 시대 서평)

in kr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kangsukin 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
소설속의 등장인물은 레이코를 제외하고 모두 우리 세대와 비슷한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청춘을 만끽하며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며, 실연의 아픔에 애달픔을 느끼기도 하고, 감상에 젖어들기도 한다.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사랑이야기는 유치하지만 진지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에 공감하고 스스로 이상형을 만들고 사랑을 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중년의 여성 레이코는 무려 19살 연하인 죽은 나오코의 연인인 주인공과 농밀한 섹스를 한다. 그리고 이튿날 악수를 하고 떠나보낸다. 그녀를 떠나보낸 후,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미도리에게 전화를 건다. ‘온 세계에서 너 말고 내가 원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너와 만나 이야기 하고 싶다, 무엇이 됐건 모든 걸 너와 둘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주인공은 호소한다. 그리고 미도리가 어디냐고 묻자 ‘지금 어디에 있는가?’ 자신 스스로에게 존재의 근거를 물으며 소설은 끝이 난다.

레이코와의 마지막 정사 장면을 생각하면 뭔가 잘못된 느낌이지만, 소설속에 주인공인 사랑하는 사람인 미도리와는 관계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연인인 나오코의 옆에 있었던 레이코와는 관계를 맺는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주인공은 나오코를 떠나보내는 일종의 영원한 상실에 대한 장사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그러면 의미는 확연히 달라진다.

인간은 삶은 불완전하다. 나오코의 갑작스런 죽음처럼 불안하고, 진정한 내면의 나는 나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고독하고 외롭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미도리와 다시 시작하려는 주인공의 호소는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나의 의미를 찾아가려는 일종의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소설을 제대로 읽기 전까지는 사랑의 의미를 잘 몰랐다. 사랑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 나 자신도 몰랐던 것 같다. 소설을 통해 나의 깊은 우물을 발견하고, 이를 파헤쳐 가면서 나는 조금 더 성숙해졌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지인들의, 죽음에도, 가족간의 사랑에도, 이상형인 미도리 같은 여자를 찾는 과정에서도 말이다.

소설 상실의 시대가 2010년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 진다고 한다. 소설의 영화화를 바라진 않지만, 한편으로 너무나도 궁금하다. 주인공의 모습과 나오코, 미도리의 모습도 궁금하고 그들의 생활상도 눈으로 보고싶다. 내가 소설속에서 상상했던 모습과 얼마나 일치할지 알 순 없지만 말이다. 한편으론 내가 중학교 이후 책을 접하고, 지금까지 이상형으로 생각해왔던 미도리의 모습이 상상했던 모습과 일치하지 않거나 실망스런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어떨지 두렵기도 하다. 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으니, 그건 그때가서 다시 고민해 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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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하루키, 문학사상사, 1989
아름다운 가짜, 대중문화와 센티멘털리즘, 김혜련, 책세상, 2005
하루키 문학수첩, 정해종, 문학사상사, 1996
하루키 문학은 언어의 음악이다, 제이 루빈, 문학사상사, 2003
하루키를 읽는 법, 윤성원, 문학사상사, 2006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6/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5/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4/6, 상실의 시대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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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2/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1/6, 상실의 시대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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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years ago (edited)

미라클 모닝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특히 ‘온 세계에서 너 말고 내가 원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너와 만나 이야기 하고 싶다, 무엇이 됐건 모든 걸 너와 둘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이 내용이 공감 갑니다.

진정한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이겠지요?

오직 그 뿐이 없는 세상에서 행복한 사랑 나누고 싶습니다.

인사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림으로 여는 글세상👨‍🎨의 캘리 홀릭입니다.

https://steemit.com/@asizio

팔합니다. 맞팔로 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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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팔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상실의시대 명작이죠!! 네번읽었는데 읽을때마다 다른 감동이 크윽 ㅠㅠ

명작이죠 👍
팔로우 합니다^^

  ·  7 years ago (edited)

좋은 책 많이 올려주세요
생각난김에 한번더 읽어봐야겠어요^^
아.. 아시겠지만 상실의 시대는 세명, 삼각 구도를 많이 잡는다고 해요
이부분을 유의해서 읽어보시면 또다른 재미가 ㅎㅎ

네네 또 생각나는거 있음 올려볼게요
유의해서 저도 한번 더 봐야겠네요^^

상실의 시대!! 중학교 막 올라서 읽으려고 하다가... 언니가 혼내서 못보고.... 고등학생되어서야 읽을 수 있었네요 ㅎㅎㅎ
읽을 수록 다른 의미로 와닿았던 듯 합니다 :)

맞아요. 어린 나이에 읽기에는 19금인 내용도 많기도 하고 와닿지가 않죠. 경험이 기반이 되어야 그 감정에 대해 어느정도 공감이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