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Reverse ICO X GIFTO]
중앙화를 이루어낸 기업과 블록체인은 공존할 수 있을까?
[Reverse ICO는 비즈니스 모델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
Reverse ICO란 이미 상용화된 플랫폼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ICO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중앙화를 이루어낸 기업이 굳이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여태껏 쌓아왔던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스스로 허물어버리는 처사는 아닐까요?
일반적으로 퍼블릭 블록체인 구축 후 ICO를 마치면, 해당 블록체인은 기업의 손을 떠나, 토큰 보유자들의 합의에 의해서 움직이게 됩니다.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더 이상 개발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ICO 이후에는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Reverse ICO 이후에 비즈니스 모델(1) : 마이너로 활동하자!]
물론, 마이너로 활동하면서 해당 블록체인 토큰을 벌어들일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업을 하던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창시하고 대형 채굴장을 운영하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Reverse ICO 이후의 비즈니스 모델(2) : 일해서 토큰 벌자!]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Reverse ICO를 통해 Filecoin 같은 블록체인을 선보였다고 가정해봅시다. (아니면 현재 ICO를 마친 Filecoin 블록체인에서 사업을 하고자 한다고 갖어해봅시다) 이 토큰 세일 이후에 삼성전자는 어떻게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인터넷 불모지 곳곳에 서버를 설치하고, 저장소 제공자(Storage Miner)와 검색 제공자(Retrieval Miner)로 활동하면서 Filecoin을 벌어들이면 어떨까요? 아니면 인터넷이 느린 지역에 여러 서버를 설치하여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Bittorrent 형식으로 파일을 전송해주고 보상을 수취한다면?
주의 : Filecoin 블록체인 상에서 저장소 제공자는 블록 마이너이기도 합니다. 다만, 위의 내용은 해당 블록체인에서 '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탈중앙화 생태계에 중앙화된 기업의 진입은 오염이다?]
간단한 공상을 해보았습니다. 사실 기업의 이런 접근은 매우 어색하고 어쩌면 블록체인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블록체인이 가져온 새로운 변화가 바로 '별다른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중앙화된 제3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며, 그 제3자는 대부분 기업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업이 블록체인의 '거버넌스를 지배'하는 것과, 해당 블록체인 상에서 '일하는 것'이 다름을 명확히 구분해야합니다.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지배하는 것'은 기존에 우리가 비트코인에서 겪은 채굴중앙화의 문제와 같습니다. 이는 블록체인 자체의 무결성을 흔들 수 있는 위험이기 때문에 해당 블록체인의 가치 저하 요소입니다. 즉 오염입니다. 이 경우 뛰어들어봤자 프로토콜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합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상에서 일하는 것'은 다릅니다. 오히려 기업이 해당 포지션에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뛰어드는 것이 프로토콜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방향입니다. 다만 뛰어들기 전에 컨센서스와 토큰이코노미에 대하여 꼼꼼히 리서치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Reverse ICO 사례 : GIFTO]
간단히 Reverse ICO와 관련하여 떠오르는 제 생각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런 고민 속에서, 이번 달에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도 상장된 GIFTO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유의미할 것 같습니다.
'업라이브'라는 중국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습니다. 모바일의 아프리카TV 같은 서비스죠. 아프리카TV의 별풍선에 해당하는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시스템이 있어요. 이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들어서 자기들도 쓰고,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들었어요. 원래 서비스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 없이 블록체인을 적용했습니다
업라이브의 기능 일부를 글로벌하게 쓸 수 있게 되면서 원래의 서비스와 블록체인으로 만든 서비스 간의 시너지도 생겼습니다. 업라이브의 토큰을 '기프토(Gifto)'라고 하는데요, 기프토를 통해 업라이브가 널리 알려지게 됐어요. 카카오에도 블록체인으로 상생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한재선, 카카오 블록체인이 만들어갈 미래에서 발췌
[ICO는 훌륭한 마케팅 수단]
첫째, ICO를 통해 AIG(Asia Innovations Group)와 Uplive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세계적인 인지도가 상승했을 것입니다. 특히 GIFTO ICO는 1분만에 마감되었으며 그 규모는 $30,000,000에 육박했습니다. 또한 현재(2018-05-17 기준) CoinmarketCap에서 98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ICO는 어쩌면 그 자체가 유효한 글로벌 마케팅 수단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습니다.
[GIFTO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수수료 비율 스탠더드 제시, 플랫폼 사이의 장벽 제거]
둘째, AIG의 Uplive는 이미 2천만 유저 베이스를 갖춘, 작년 $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모바일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입니다. 시청자들은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선물을 통해 후원할 수 있습니다. 현금을 결제하여 Uplive 플랫폼에서 '다이아몬드'를 구매하여, 선물로 교환하는 형식인 것입니다. 즉, Uplive의 비즈니스 모델은 시청자들에게 '다이아몬드'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TV를 통해 익숙한 모델이죠.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GIFTO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을 발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GIFTO는 선물 수수료를 20%로 고정하였습니다. 즉, 내가 컨텐츠 크리에이터에게 가상선물로 후원하면, 크리에이터가 수수료를 뺀 80%을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 업계의 수수료보다 낮은 비율입니다.
또한 어느 플랫폼이든 제한없이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후원을 통해 보상을 수취할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처음 열었다는 것을 주목할 만 합니다. GIFTO는 단순히 Uplive 뿐만 아니라, 후원 제도가 없는 인스타그램, 개인 블로그에서도 후원 채널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후원받고자 하는 사람은 단순히 자신의 GIFTO Wallet 주소를 공개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플랫폼 간의 장벽을 허물었다는 것이 GIFTO 블록체인을 통해 갖춘 경쟁력입니다.
[Gift Creator, Gift Curator 역할을 통해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
셋째, GIFTO 프로토콜에는, ICO 이후에 AIG가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가능성도 열어놓았습니다. 바로 Gift Creator와 Gift Curator라는 역할인데요, 후원자들이 컨텐츠 크리에이터에게 후원할 때마다 후원액의 5%는 Gift Creator, 2%는 Gift Reveiwer(Curator), 그리고 10%는 GIFTO 생태계 유지를 위해 GIFTO 프로토콜에게 지급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연초 GIFTO 밋업 때에는 대부분 AIG 소속 직원들이 Gift Creator와 Curator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누구나 가상선물을 디자인하여 프로토콜에 올릴 수 있도록 열린 구조로 발전해 나갈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프로토콜 유지명목으로 징수되는 10%는 사용처가 불분명합니다. 앞으로 지켜보아야 하겠으나, GIFTO 프로토콜은 여전히 중앙화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GIFTO 블록체인이 경쟁력도 강화하면서 지속적인 수익 모델을 실현한 우수 reverse ICO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Reverse ICO는 기업이 블록체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효용을 전달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이는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신생 기업에게도 해당될 것입니다. 암호화 메신져 텔레그램도 두 차례의 ICO를 거쳐 총 17억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앞으로 기존의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어떤 돌파구를 찾을지 귀추가 궁금해집니다. 감사합니다.
Source
-Reverse ICO Image
-GIFTO ICO Summary
-GIFTO
-GIFTO White paper
-GroundX 한재선 CEO Interview
-스트리밍 서비스 후원 수수료 비교
-텔레그램 ICO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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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은 화폐이면서 동시에 자산이기도 하기때문에 보유기간이 늘수록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면 사람들은 쓰기보다는 보유하려고 하겠죠. 소비 감소라는 불이익을 방지하기위해서는 법화를 암호화폐로 즉각적으로 교환 할 수 있는 교환 시스템이 필수적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말씀하셨듯이 '주소만 적어놓으면 후원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여러종류의 암호화폐가 필요할까요? 확장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한 종류의 암호화폐를 사용하는게 사용하기에 더 편리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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