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일입니다.
지난 번 중국어 정복기(?)를 쓰고 난 뒤, 계속 휴가에 업무에 바빠서 이제야 다시 쓰게 되었네요.
https://steemit.com/kr/@khaiyoui/15-1
말씀 드렸듯이 제목만 정복기라 쓰고 개인적인 경험담이라 읽겠습니다.
오늘은 저의 북경에서의 어학연수 시절 얘길 해볼까 합니다.
전혀 생각도, 계획에도 없던 휴학과 연수였는데, 그 계기는 이렇습니다.
우연히 교내에서 지나가는 동기를 만납니다.
동기 : 안녕!
카일 : 안녕! 요즘 머하고 지내?
동기 : 어, 나 요즘 중국어 학원 다녀.
카일 : 아, 그래? 잼있겠다.
그리고 곧 전 중국어 학원 등록을 했습니다.
한 달 후, 다시 그 동기를 수업시간에 만납니다.
카일 : 중국어 공부 잘 하고 있어?
동기 : 어, 나 중국으로 어학연수 가려고 준비 중이야
카일 : 어, 그래? 잼있겠다.
그리고, 학원 선생님께 여쭤보니 학비가 싸다 하여, 부모님을 설득하여 어학 연수를 결정하게 됩니다.
(근데 실제 연수비는, 제가 다녔던 국립 대학의 학비와 맞먹었다는...부모님께 본의아니게 죄송;;;)
어학 연수 결정 후, 그 동기를 만났더니 그 친구는 안 가기로 했다더군요. -_-;;;
친구따라 강남....아니 저만 강남을 갔네요.
중문 전공도 아니었고, 저희 학교에 중문과도 없어서 고민하던 중, 우연히 국제지역학부의 한 교수님을 알게 되어 교수님께 직접 부탁해 북경공업대학(北京工业大学-북경 올림픽때 배드민턴 경기장이 생겨서 학교도 많이 바뀌었지 싶어요.)에 비자를 신청하게 됩니다.
북경대, 어언대 등이 모여 있는 지역은 한국유학생과 조선족식당들이 많다고 해서 완전 반대편인 중국인들이 사는 지역에 있는 학교를 택했어요.
어학연수 대행...그걸 했으면 쉬웠을 것을...예정에 없던 어학연수로 조금이나마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드리고자 했던 것이...
휴학해서 이미 본가에 와서 방학을 보내고 있는데, 비자는 감감 무소식...개강이 다가오는데 비자는 안 오고.
다시 복학해야 하나라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중, 2월말엔가 드디어 비자가 도착.
부랴부랴 3월 1일 비행기를 타고 북경에 도착하게 됩니다.
나의 첫 비행기 & 해외 경험이라 떨리고 무섭고, 사람 잡아 간다는 중국이 무섭지도 않냐며 걱정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뒤로 하고 저는 씩씩하게(?) 홀로 북경에 입성.
2달간 배운 중국어는 2달간 쉬면서 다 까먹고, 학교로 가는 택시 아저씨에게 150위엔이면 갈 것을 700위엔이라는 큰 돈을 삥 당하고 학교에 도착.
그렇게 어학연수 생활은 시작되고, 2달간 초급반에서 친구들과 중국어로 바보"Ben Dan, 笨蛋", 미쳤니 "Ni Feng Le Ma, 你疯了吗" 이 몇 가지 단어만으로 의사 소통을 하고, 낄낄 웃어대며 생활을 하던 중.....
(이런 건 학교에서 안 가르쳐줘도 잘 알더라구요)
터집니다. 그 SARS가... (아 여기서 대충 제 나이가 나오네요 ㅋㅋㅋㅋㅋㅋㅋ)
400명이 넘던 유학생들은 다 자의와 타의(가족들의 걱정)로 귀국하고, 저를 포함 30여명이 남게 됩니다.
그때부터 기숙사에 감금(?) 생활. 외출 시는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그 외는 기숙사 내에서 모든 걸 해결.
뉴스에서는 감염자 몇 백명을 북경 밖으로 이송한다 어쩐다고 하고, 가족들에게서는 안 오고 머하냐는 걱정을 들으며, 저는 꿋꿋하게 생활했습니다. 이대로 돌아가서는 뭔가 이도 저도 아니라는 생각이었고, 설마 무슨 일 있겠냐는 무대포였던 것 같습니다.
대략 생활은 이랬습니다.
8시 30분 기상하여, 눈꼽만 떼고, 9시 수업.
1시 수업 마치고, 언니 오빠들과 모여 함께 한식으로 점심을 만들어 같이 식사하고.
1~2시간 숙제를 하거나, 중국 드라마 DVD를 시청하다가,
오빠들과 함께 헬스장으로 갑니다.
한쪽에서 오빠들은 짝을 지어 웨이트, 저는 한 오빠에게 탁구 코칭~딱딱딱~
또 가끔은 인도네시아 친구들과 배드민턴 촥~촥~촥~
그럼 저녁 시간이 되지요.
저녁도 오순도순 요리 촥촥~해서 같이 먹고, TV 시청.
소화가 됐을 즈음, 잔돈 15위엔을 가지고 한 언니방에 집합.
5위엔은 모아서 양꼬치와 엔징맥주(북경 맥주)를 사와 판을 벌립니다.
무슨 판인진 상상에......
그리고 가지고 있는 10위엔이 올인되면 끝.
승자가 딴 돈으로 다시 양꼬치와 엔징맥주를 삽니다.
머 대략 이런 생활의 반복이었네요.
그래도 단돈 몇백위엔이라도 장학금 한번 받아보겠다고 열심히 해서, 반에서 우등생으로 뽑혔는데, 급격히 줄어든 유학생으로 인해 재정이 어려워 상장만 받았네요. ㅜㅜ...
그리고 7월즈음이 되니 한두명 떠나갔던 학생들이 돌아오고 SARS도 사그라 들고, 300명 정도의 북적이는 학교가 되었습니다.
아.........공부한 얘길 적어야 하는데, 이건 그냥 논 얘기네요.
저도 성격 상, 머릿 속으로 한 문장을 다 만들지 않으면 쉽게 입을 열지 않는 타입이어서 회화가 금방 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마구 입밖으로 던져되는 언니들이 더 대화가 빨리 늘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입이 터지는 순간이 오고, 그 뒤로는 그 언니들보다는 좀 더 고급진(?)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죠.
언어를 배울때는, 그 사람의 성격에 따라 많이 좌지우지 된다는 걸 그때 새삼 알게 되었네요.
그렇지만, 시작이 빠르건 느리건 꾸준히만 한다면,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려 더 발전해 있다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처럼.
언어 공부가 누군가와의 경쟁이진 않지만요.
성격 다음으로 중요한게 관심인 것 같습니다.
저처럼 한자를 접했었고, 중국 드라마나 노래가 좋았던 사람에 비해, 그닥 관심이 없었던 사람에게 중국어는 그냥 공부일 뿐이었고, 그러니 금방 흥미를 잃거나 발전이 빠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난 번 글에도 제가 중국 가수나 드라마 얘길 했었는데, 일단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접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행히 그런 걸 좋아한다면 더 쉬울 테지만, 그렇지 않고 일때문에, 성적때문에 억지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나마 관심이 있는 쪽의 글이나 영상들을 많이 접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모든 지식이 그렇지만, 언어는 특히 계속하지 않으면 까먹고 입도 굳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조금씩이라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다행히 저는 일적으로도, 친구들에게도 계속 중국어를 쓰거나 말할 기회가 있네요.
없으면 일부러 만들기도 하고요.
외국어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하든 못 하든, 어떤 식으로 제 의사만 전달되면 됩니다.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 외국어를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오후도 홧팅입니다. @khaiyoui
(그림도 없는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으악;;;
그때 사진이라도...No..No...절대 공개할 수 없는 것이네요.)
역시 생활 중국어가 최고죠~~ 앞으로도 많은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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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생활에서 묻어나는 중국어~ 얼마전 영어회화쌤이 실력향상 팁으로 평소에 친구나 동료에게 영어로 얘기하라고 하더라구요.
마찬가지로 상대가 알아먹던 아니던 주변에 계속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본인 발음 연습, 나 공부 중이다 홍보 앤 그로 인한 자기 동기부여, 또는 중국어 공부하는 친구를 찾을 수 있는 기회 등등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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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excellent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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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습니당~ 앞으로도 많이 들려주시고~ 이왕이면 중국어 강좌도 좀 개설을 해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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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ㅎㄷㄷ...강좌 생각 안한건 아니지만, 강좌수준 커리큘럼등 니즈가 다양해서 어디다 맞출지..그리고 더 좋은 동영상 강의 맞을 듯해요..(유료인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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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관심있는 사람들이 배울 정도의 10단어, 혹은 5문장 뭐 이렇게 시리즈로 주욱~~ 직접 연재해주셔도 좋을 것 같은데용~~ 혹시 개설하시면 알려주세용~ 스팀잇내 어학강좌가 생각보다 없어서 언어능력 정리도 하실겸 분명 의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당~ 참고로 저는 태국에 살고 있어서 태국어 시리즈 하고 있습니당 놀러오세용 https://steemit.com/kr/@soosoo/languages-thai-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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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중국어좋아해서 공부했었어용ㅎㅎ
그러다가 할줄아는데 자격증한번따보자해서
작년에HSK4급땄었어용ㅎㅎ
따고나니뿌듯하고ㅎㅎ
자격증도전도 좋은것같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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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자요~ 한국인은 일단 시험이 있어야 공부를 한다는(망고 제 생각)...전 그렇더라구요.ㅋ 일어공부는 시험응시로 동기부여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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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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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감사합니다~ HSK6급은 이미 따서 스피킹을 도전해볼까 싶기도 하지만. 중국어는 요까지만 해얄듯요ㅋㅋ 다른 언어 도전이 목표인데 시작이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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