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89]걱정해서 외모를 지적하는 거라고? (Feat. 살빼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

in kr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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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카일입니다.

올해 5월경 지인 결혼식 참석을 위해 또 영국을 다녀왔었지요.
(간 김에 유럽 여행도 좀 하고~^^)

결혼을 하는 지인 포함 그 가족들도 다 알고 지낸 사이였습니다.
근 2~3년만의 만남인가요?
예전 모습 그대로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들 살이 많이 빠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인사를 나누며 “살 많이 빠졌다~”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게 건강해 보인다? 어떤 의미에서는 칭찬이기도 하고 어떻게 관리를 했는지 호기심이기도 한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저도 그리 생각해서 말을 했구요.
그 중에 어떤 사람은 실제로도 살이 빠졌지만, 어떤 사람은 더 쪘음에도 제 기억 속에서 큰 사람으로 기억이 됐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걸 지켜보던 한 친구가 “살 얘기 좀 그만하라”고 하더군요.
(굳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외모에 대한 얘기는 그만하라는 뉘앙스로 느껴졌습니다.)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그냥 좋아 보인다, 잘 지내보인다, 요즘 어찌 지내느냐~ 라고만 인사 나누면 될 것을 왜 저는 그런 말을 했던 걸까요?
외모의 변화가 눈에 띄어 말을 했을 뿐인데, 보이는 것을 말했을 뿐인데...
그런데 왜 제게는 그런 것들만 혹은 그런 것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을까요?
그럼 그 영국인들은 그런 게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요? 아님 들어오지만 예의상 얘기를 하지 않은 걸까요?
아님 상대방이 살이 빠졌든 쪘든 그게 큰 관심사는 아니라서였을까요?

한국인들은 오랜만에 만나면 얘~ 살 많이 빠졌다~ 얘~ 너 요즘 관리 안 하니? 너 요즘 살 쪘지? 이런 말들을 대수롭지 않게 합니다.

실제로 휴직 중인 제가 지난 달말에 전 팀원들과 만남을 가졌을 때에도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휴직 전에 회식으로 인해 살이 많이 쪄서 살 좀 빼야겠다는 말도 스스로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휴직 전보다 더 찐 몸무게를 그들이 알아챘는지, 살 좀 빼야겠다~ 살 좀 빼라~ 라는 말들을 하시더군요.
평소라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많이 찐 몸무게 때문에 몸이 힘들어지고, 이런 저런 이유로 컨트롤이 안되는 몸무게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그런 얘기를 들으니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그들에게는 “알겠다, 빼고 있다, 뺄 것이다”라고 대답했지만요.

제가 느낀 영국인들은 외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나본 중국인, 일본인, 미국인들도 실제로 한국인들처럼 그리 외모에 쓰지 않았습니다.)
예의 상 얘기를 하지 않는 걸수도 있었지만, 실제로도 그들에게 외모는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도 외모(몸무게)가 큰 관심사 중 하나이기때문에 그런 얘기를 나누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외모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는 분들은 이런 얘기에 별의미없이 대답하고 대화하겠지만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코멘트에 신경이 쓰일거라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지인들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한 것 같네요.
살이 빠졌다는 얘기조차도, 외모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음으로써 더 관심을 가지게 되니까요.

일례로, 예전에 알게된 한 영국인 친구에게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눈에 띄어서겠죠) 너 이마에 주름이 있네? 라고 말하고 나서야 그 친구는 자신에게 주름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주름이 너무 잘 보여서 거울 보는게 싫어졌다고 하더군요.

처음에 저는 그게 이해가 안됐습니다.
매일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볼텐데 어떻게 주름이 있는지 모르지?

근데, 그런 말 있잖아요? 원래 자기가 관심 있는 것만 눈에 잘 보인다고.
그 친구에게는 이마의 주름, 얼굴에 난 주근깨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고, 그래서 거울을 보면서도 의식을 하지 못 했던 거에요.
근데 제 말 한마디때문에 그 뒤로는 주름이 너무 잘 보여서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던 거지요.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치레로 하는 말들이~
“요즘 얼굴 좋아졌네?, 살 좀 쪘네?, 살 많이 빠졌다~ 다이어트 했어?”
라는 무심한 말들로 인해, 누군가는 더욱 신경을 쓰게 되고 상처받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상대방의 표정이 어떤지 기분이 어떨지 살피기 보다,
밖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
이렇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는 주저리 주저리 정리가 안 되네요.

스티미언분들은 센스쟁이니까 Dog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리라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 혹은 매일 보는 직장동료들에게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인삿말,
센스 있는 인삿말 하나씩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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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중에 남을 평가하고 평가 받는게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겠죠....

네네 맞아요...진짜 ...저도 모르게 저도 그러고 있으니까요...

살찌면 " 왜 이렇개 살쪘어? " . 살 빠지면 " 왜 이렇게 살 빠졌어?,,, ㅎㅎ'
그런데 그것이 처음 만나면 나누게 되는 여자들의 수다식 첫 인삿말이 되어져 있더군요, 과연 그것이 친근한 인삿말일까요?
ㅋㅋ

음..당연스레 여기긴 하지만 어느 순간, 좀 이상하다...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아~외모를 말하는건 친한 친구간에도 실례일 수 있겠네요.하나 배워가네요^^

가끔은~ 그게 서로에 대한 관심일 수 있는데 지나치면 뭐든 안 좋은 거 같다는 애기에요~^^

맞아요! 제 주변 외국인 친구들도 외모에 대해 그리 신경쓰지않는다고들 하더라구요..전세계에서 가장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나라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라고하죠..? 어쩌다 이리됬는지..

그러게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물론 어느 나라든 아름다운 걸 좋아하지만, 그 관심도가 다른 거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외모에 대한이야기를 서스름없이 하는것 같아요.
가족들도 친구들도 사회생활에서도 말이죠. ^^
머리크기가 작고 크고에 대한 이야기도 한국사람만 한다고 하니
조금 외모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사람 자체에 관심을 두는게
필요한것 같아요.

ㅎㅎㅎㅎㅎㅎ 진짜 머리 크기 애기하는 나라 저희 밖에 없지 않을까 싶네요. 진짜....
머리 크기 얘기 참 많이 하는데;;;; 저희 팀원들끼리 ㅎㅎㅎㅎ

좋아보인다 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거 같습니다 ㅎㅎ
저희나라사람들은 외형적인 부분에서 많은 말을 하는거 같습니다
어떤인사말이 좋을지 저도 한번 고민해봐야할거 같아요 ㅎ

내면을 보려고, 주변에 어떤 일이 있는지 조금 더 세심하게 관심가질 필요가 없지 않나 싶어요~

전 좋아요. 그러니까 많이 빠졌다고 듣고 싶습니다. ㅋㅋ

ㅎㅎㅎㅎㅎ 저도 지금은 많이 빠졌단 소리 듣고 싶네요~

좋은 일 있어? 얼굴이 아주 좋아 보이는데
이건 어떨까요? ㅎㅎㅎ

그 정도는 좋은 것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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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야기도 그렇고, 얼굴이 왜이렇게 상했어~ 따위의 말도 그렇고. 오랜만에 만나면 이왕이면 좋은 이야기를 듣거나 못만났을때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주고 받고 싶은데 어렵기도 해요. 이렇게 알아가면서 더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죠!

근데 웃긴 건 제 눈에도 그런 게 보이는 거 있죠..
그 외엔 따로 할말이 없다는게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들 좀 더 그 사람의 다른 모습을 보려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비슷한 예로 미국인한테 피곤해 보인다.. 라고 걱정한다는 의미로 이야기 하면 오늘 얼굴 못나보인다는 의미의 욕처럼 듣는 것 같더군요.ㅎㅎ 서양인들은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얘길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할 거면 좋은 얘기로..
말 그대로 인삿말 뿐이니까...뭐 그게 저희 입장에선 가식적으로 느껴질지라도...기분 상할 일은 없으니~

주위 분들의 이야기에 "일희일비" 안하는
중심잡힌 마음을 갖는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네네 맞아요~ 그것도 필요하겠네요~
(제게 필요한 겁니다)

공감되는 글입니다.
살찐 1인으로~~~ㅋㅋ
만나면 가장 좋은 인사는 '보고 싶었다' 아닐까요~^^

그니까요~ 그 본심은 아는데~ 그래서 그냥 보고 싶었어~ 하면 될 것을...
쑥쓰러운 걸까요? 왜 안되지;;

남자들끼리만나면 외모적인 부분은 인사로 말하지않지만 옷차림 잘어울린다든가 이런얘기는하죠 ㅎㅎ

여자들만 그런가 봅니다..
제게 관심 있는 남자들만 또 그런 얘길 하나봅니다..(좋게 생각하렵니다.)

저도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하고 싶을때에는
'얼굴 좋아보인다'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ㅎㅎ

그러면 그 한단어로도 좋은의미가 함축이 되더라구요.
'살이 빠져보인다, 예뻐졌다, 멋있어졌다 = 얼굴좋아보인다'^^

ㅎㅎㅎ 긍정적인 말은 다들 느끼지 않을까요? ㅎㅎㅎ
아님 지금 제가 스스로 찔려서 안 좋게 받아들일 수도 있구요...헤헤

와.. 이거 너무 공감이네요
우리나라만큼 외모에 대해 관심을 갖는 나라 없느것같아요 제 생각에두. 그래서 살빠졌네 라는 말이 자연스레 칭찬인 이 신기한 상황 ㅎㅎㅎㅎ
여기 미국도 나이 창창한 여자들이 별일없으면 화장안하고 그냥 레깅스만 입고 댕기는게 일수고 가끔 저는 원피스가 편해서 원피스(화려한거 아니고 그냥 민무니 원피스?) 입는날에는 남편이 오늘 아무날도 아닌데 왜 차려입어? 이렇게 말하더라구요.ㅎㅎㅎ 그만큼 우리나라는 몸에 베여있는것 같아요ㅎ 음.. 저도 한번 생각해봤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에게는 "그동안 많이 보고싶었는데 어떻게 지낸거야~?" 라고 그냥 가볍게 물어도 괜찮을것 같네요 ㅎㅎㅎ

네네 영국 있을때 늘 화장하고 늘 챙겨(이쁘게는 아니라도 원피스 같은 거 입으면)입으면 완전 차려입은 게 되어 버리더라고요...
외모에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그래서 평소엔 자유롭게..그래도 꾸밀 땐 꾸미는...그게 편하고 좋았습니다만.
전 한국인인지라 잘 안 되더라고요 ㅎㅎ

카일님 글을 읽고 나서야 저도 무릎을 탁 치곤, 뭔가 현실을 깨닳은 듯한 느낌입니다.

심적 안부를 묻는 인사가 되어야 하는데, 점점 외모평가의 인사가 상대방 기분을 좋게 해주는 예의(?)처럼 되어 가는 듯 하네요...

카일님 처럼 저도 멋진 인사법이 뭐가 있을까 궁금해지고,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그냥 좋아 보인다. 요즘은 어찌 지내냐, 머 하고 지내냐~ 머 이런 질문이면 좋을 듯 한데요..
근황 토크가 자연스럽게~(외모 위주가 아닌~)

외모에 대한 관심이 참 높지요~
다른이의 눈을 의식하는 부분이 큰 것 같아요~
오랫만에 만나니 너무 좋다~!! 아무것도 아닌 듯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표현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주위의 시선도 바뀌어야겠지만, 스스로도 주위 시선에 덜 신경쓰려는 노력도 필요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