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간 : 2017. 7. 16~ 2017. 7. 28
*페이스북에 여행기를 작성했다 약간의 수정을 거쳐 올림.
<제주 에어>
제주 에어는 기내식을 판매했고 우리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파졌다.
(사실 아침이라 '하루 종일' 이랄 것도 없지만 각종 사건사고 때문에 24시간은 족히 깨어있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예전 러시아에서 리투아니아로 넘어갈 때 탔던 프로펠러가 탈탈 돌아가는 경비행기에서도 귀엽게 캔디를 줬는데 제주 에어에서는 세관신고서와 물만 받았다.
누군가 라면을 시켜 반경 9좌석 내 냄새 공격을 시전했고 감염자는 라면을 시키고 또 냄새 공격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다.
우리는 그냥 잠을 택했다.
냄새 공격에 맞서 잠든 친구
<사이판 도착>
사이판 공항은 아담하다.
공항 본 건물은 아니지만 공항 내부에 있는 건물들이다..
입국심사를 끝내고 나오니 캐리어들이 컨베이어 벨트에 짐이 널려있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서 열 맞추어 정렬되어 있다.
흐린 날씨였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다지 덥지는 않았는데 많이 습했다.
우리가 여행 중 느꼈던 마지막 습한 날이었다.
오랫동안 묵게 될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은 친절했다. 우리는 이 달의 VIP 손님일 테니까 ㅎㅎ.
사실 그게 아니더라도 원래 성격 좋고 친절하셨다.
나는 분명 죽과 같은 것을 먹었어야 했을 것 같은데 (아니면 아무것도 안 먹거나)
사장님은 물어봤고 나는 양식이라 답했고 우리는 팬케이크가 유명한 가게로 들어섰다.
팬케이크가 유명한 IHOP. 미국 식당 같다. 옆의 일본 라멘집과 천막 하나를 두고 건물을 공유한다.
팬케이크, 오믈렛, 칠면조 고기와 매쉬드 포테이토를 먹었다.
친구가 배부르다며 남긴 걸 내가 다 먹었다.
혹시 내가 배가 너무 아팠던 건 배가 고팠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음식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없다. 시럽 중에서 딸기 잼이 최고였다.
밥 먹고 나와서 시내 가라판을 향해 걸었다.
시내의 가게들을 다 들어갈 필요도 없었고 작아서 금방 다 둘러볼 수 있었다.
사이판 자체가 워낙 시골이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국에 아메리카 타운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관광객이 계속 유입돼서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중구난방으로 개발되고 있었고,
이대로 계속 난개발이 이루어지면 사이판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통일된 이미지는 없고 그냥 찌든 관광지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미 주요 명소는 매너리즘에 빠진 장사치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평이 안 좋았다. 좋은 자연에 안 좋은 사람이다.)
특히 중국의 자본으로 짓고 있는 카지노와 호텔은 부정적 의미로 사이판의 랜드마크가 될 것 같았다.
돈을 많이 썼는데 굉장한 촌스러움과 허접함이 느껴졌다. 예를들면 건물 겉면의 황금색을 락카로 칠한 것이라던가.. 오픈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내부 천장의 디스플레이가 이미 몇 군데 나가있다던가..
낮에 봐도 정확히 중국이 지은 건물이군, 싶었는데 밤에는 온통 붉게 빛나서 겉모습은 마치 롯데월드 귀신의집을 연상시켰다.
불이 켜지는 모습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사이판에 한국어로 된 광고들이 있었는데 몇몇은 구글 번역기를 돌린 것 같았다.
'가입. 클럽.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세일 세일 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