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누나, 결혼, 시집.

in kr •  7 years ago 

가족들이 몇해동안 가족 대소사에 뭉쳐 힘을 많이 뺐다. 

서로의 삶에 많은 간섭을 하던 가족이 아니었는데 이 시간들을 계기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 일은 큰누나의 결혼이다. 

큰누나는 올해 한국식 나이로 서른아홉이다. 헉 ㅋㅋ 웃으면 안 되는데 웃음이 나온다. 그나이 먹도록 뭐했..ㅋㅋ

흠, 여자에게 결혼이란 아직도 그렇게 중요한 걸까? 말로는 그렇지 않다, 혼자 살아도 행복하면 된다고 하지만 막상 자신의 가족일이 되면 부모님들은 그렇지 않나보다. 딸이 시집가는 모습을 꼭 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어머니 아버지에게서 느껴진다. 오랜만에 의기투합 작당모의하는 모습을 보이니 내가 보기에 재밌긴 하다. 

하지만 당사자인 큰누나는 괴로워 죽을 판. ㅋㅋ. 

원래 결혼할 생각이 있었는데, 삼십대 초반에 한 남자와 헤어진 뒤로는 마음이 바뀌었나 보다. 얼마 전 있던 남자친구와도 그러고보니, 결혼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있으면 결혼 생각을 하고 없으면 결혼 안해도 된다는 주의로 이리저리 사고방식을 바꾸는, 아주 편리한 성격을 지닌 듯하다. 

엄마가 가장 극성일 수밖에 없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근데 큰누나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성격이 거칠어 지고 고집이 세지는 것은 사실이다. 본인 말로는, 그 전엔 할 말을 못하다가 이제와서 하게 되었다는데, 그건 변명이다. 할 말을 하게 되었는데 성격이 나빠지듯 보이는 건 원래 성격이 나빴단 사실의 반증이니까. 그냥 성격도 좋고 의사표현도 지혜롭게 할 줄 알면 되는 것 아닌가? 아무튼 내가 보기엔 엄마와 큰누나사이 다툼은 100퍼센트 큰누나쪽 잘못이 크다.

그러다보니 엄마눈엔 "부모마음을 이해 못하는 못되쳐먹은 딸"이 되어버린 큰누나는 이제 결혼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좀 있으면 설이다. 누나는 다시 외국으로 도피하거나 집에 들어오지 않거나 해야 할 것이다. 


아, 결혼은 뭘까. 나도 별로 안하고 싶은데,. 난 아직 젊으니 괜찮고, 큰누난 서른아홉.. 내년 마흔 되면 정말 신붓감도 못 된다며, 엄마는 요즘 딸의 선자리를 만들고자 노력하신다. 

한명은 어디에서 아로니아 농장을 하는, 자산 30억의 40대 중반이라는데, 인물이나 성격을 말 안해주더란다. 오히려 중개해주는 사람에게 그걸 물으니, 지금 그런걸 물을 처지냐며 한소리 들으신 듯하다.. 그것 때문에 기분이 상하셨는지 울 어머니는 ㅋㅋ 돈이 뭐가 중요하냐며 인성이 발라야지, 하고 떄려치울 심산을 하신다. 그리고 하나는 뭐,. 40대 공무원이라는데, 큰누나 나이가 서른아홉이라고 하자 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고 한다. 결혼은 큰누나가 안하고 있는데 스트레스는 엄마가 다 받는 중이다. ㅋㅋ

아이 키우는 건 평생의 업인 것인가.. 본인 선택의 문제에 너무 개입하려고 하는 건 유아기나 성인기나.. 늘 부모가 물러서기를 실패하는 부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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