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9일째 육아 중 : 우리 1호 속상했구나
2018.08.06
태어난 지 1199일째.
"엄마 다리가 커!! 크다구! 커"
"너 정말 왜 그래?!!"
"엄마 다리가 커!"
"엄마 다리가 크다구?"
"응. 엄마 다리가 크다구!"
"그래? 그래서 1호가 누울 자리가 없어?"
"응."
"아~ 그랬어? 미안. 옆으로 비켜줄게."
"우리 1호 엄마한테 좀 삐진거 같은데?"
"아니."
고개를 휙 돌리는 1호.
나는 1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1호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아~ 우리 1호 지금 엄마한테 화났구나?"
"아니."
1호는 엎진 채로 고개를 이불에 파묻으며 또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에이~ 엄마한테 화난 것 같은데??"
"아니."
"어? 아니야? 그럼 우리 1호가 왜 그러지?
1호는 엄마한테 '미안해요.' 안 할거야?"
대답이 없는 1호.
"아까 1호가 자꾸 짜증내면서 울기만 해서 엄마 좀 속상했어."
1호는 몸을 돌리며 '흑흑' 약간 울음 섞긴 숨소리를 조그만하게 냈다.
"아까 1호가 아빠 이렇게 때릴 때 엄마 속상했어... 미안하다고 안 해줄거야?"
1호는 또 '흑흑' 울음소리를 낸다.
그리고 내가 다가가니 1호가 나에게 다가왔다.
"미안해요.."
1호가 내는 소리는 작았지만 '미안해요.'라는 말이 또렷하게 들렸다.
나는 1호를 안아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사랑해. 1호야."
"흑흑"
"아~ 우리 1호 아까 쥬스 쏟았을 때 속상했구나?
쥬스 더 먹고 싶었는데 쏟아버렸지?
아~ 그래서 치카치카 하기 싫었구나~
1호도 모르고 실수로 쏟은 거지?
더 먹고 싶었는데~ 쥬스가 다 없어져 버렸지?
장난감 놀이할 때는 컵이 안 보이니까 실수 할 수 있단 말이야~
그러면 맛있는 쥬스가 다 없어져 버리잖아~
그러니까 장난감 놀이 할 때는 엄마한테 쥬스 컵 갖다 줘야해~ 알겠지?"
"흑흑....응~"
"그래. 다음에는 엄마한테 갖다 줘. 쥬스 쏟으면 안돼~
장난감도 더러워지고 1호가 좋아하는 쥬스도 못 먹어~"
"흑흑"
울음섞인 숨소리가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우리 1호 많이 속상했구나~ 엄마가 그것도 몰랐네~
1호 속상한 거 늦게 알아줘서 미안해~
아유 엄마가 그것도 몰라고 정말~"
나는 1호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주었다.
"오늘 우리 1호가 병원가서 주사 용감하게 잘 맞아서 엄마 너~무 고마웠어!
정말 잘하던데? 근데 우리 1호는 주사가 좀 무서웠지?"
"흑흑... 응..."
"엄마도 주사 무서워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튼튼해지는 걸 알았어!"
1호가 나를 쳐다봤다.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했어? 우리 1호 키도 쑥쑥 크고 몸무게도 잘 늘고 있어요~ 그랬지?"
"...응."
"우리 1호 많이 컸데~ 쑥쑥~ 쑥쑥쑥~ 우리 1호 정말 많이 컸어~"
나는 1호의 다리를 까딱까딱 들어보이며 장난쳤다.
"이제 코 자자. 사랑해. 우리 1호 잘자."
1호가 지그시 보았다.
"...잘자."
작은 목소리였지만 또 또렷하게 1호의 말이 들렸다.
"히히."
나는 웃으며 1호 옆에 누웠다.
1호를 안으며 엉덩이를 토닥토닥했다.
1호는 눈꺼풀을 천천히 떴다 감았다 하고 있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엉덩이를 토닥이니 1호가 잠이 든다.
'작은 별' 한 번 밖에 안 불렀는데 1호가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자는 모습이 참 예쁘다. 정말 자는 모습은 예쁘구나.'
그리고 평소보다 이른 육퇴!
만세^^
그리고 1호와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
'2호야 방에 먼저 들어가더니 혼자 잠들어줘서 고마워! 미안해ㅠㅠ 사랑해! 오늘 1호 병원 따라가느라 힘들었지? 평소보다 움직임이 많아서 피곤했나봐~ 오늘 정말 고마워! 잘 커줘서 고마워.'
지는 거 보면 이쁘고 기특하고..또 미안하죠^^
저도 오늘 이른 육퇴 했어요.고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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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 사실 미안하기도 하더라구요ㅎㅎ 전 어제 좀 이른 육퇴를 했었는데 또 막상 일찍 육퇴해도 딱히 특별히 뭔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좀 아쉬웠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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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재우기는 제 담당인데, 저도 재우고나서 한참을 쳐다보다가 나옵니다. 1호가 제 첫째랑 나이도 같고 생일도 비슷하군요. ㅎㅎ
우리 첫째도 요즘 "아빠 미워~" "엄마 미워~"를 달고 사는데, 그런 시기인가봐요. 금방 토라지고 또 금방 풀리고 ㅎ
많이 공감하면서 글 봤습니다!
팔로우 하고 갑니다~ 자주 인사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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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도 생일도 비슷하다니 신기해요!!!!
아이들이 되게 맘 상하게 할 때도 있긴 있는데 또 그만큼 이쁜 짓을 하는 것 같아요.
이 시기가 그 시기인 것 같아요 ㅎㅎ
아이들이 싫다는 말이나 밉다는 말을 안 배웠으면 좋겠는데 또 어디서 배웠는지 금방 하더라구요~ 그냥 그러면서 큰다 싶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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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너무 예쁘죠..
저도 언제 이렇게 아이들이 부쩍 컸나...하면서 그냥 보고만 있어도 너무 행복해요.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닌데 갑자기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이상하리만치 생각회로가 바뀐 기분이 들어요.
저희 둥이들은 아직 말이 트이지 않았는데...말을 시작하면 얼마나 더 예쁠지...꺅!!!!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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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시작하면 예쁘기도 하지만... 아시져?! 우찌 되는지?!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말을 시작하면 더욱 과제는 많아집니다 ㅋㅋㅋㅋ
대화가 가능해지거나 같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간이 오면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그것도 매일 듣고 또 듣고 하다보면 금새 무뎌지고 ㅋㅋㅋㅋㅋㅋㅋ
애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말만 듣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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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쑤님은 아이들한테도 참 다정하고 스윗~~한 엄마네요 :) 저런 상황에서도 예쁘게 말하고 ...! 대단하다는 생각만 계속 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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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나....ㅋㅋㅋㅋㅋ글 올린 내용에서만 스윗~~ 참 다정한 엄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앞 상황까지는 예쁜 말은 없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가끔 저런 상황이 만들어질 때가 있어서 기록해두고 싶다는 생각에 번뜩!ㅋㅋㅋ 정말 매일매일 저렇게 하는 엄마가 있다면 정말 대단한 엄마일거예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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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너무 덥습니다......덥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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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어억....힘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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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 믿음을 주고 받는 어린 존재들은, 존재만으르도 참 고마운 것 같아요. 모두들이 고마운 요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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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세상을 사는데 행복할 수 있다고 법륜스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저는 왜 그걸 자꾸 잊고 살고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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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저희 어머니도 항상 저한테 자는 모습이 제일 예뻣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난동을 많이 부리긴 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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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어느 아이나 다 그렇게 자라니까요~ 괜찮아요 ㅎㅎ 사실 난동을 부리는 그런 모습이 많이 보여야 결국은 이쁜 모습도 보이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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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사건!!
1호 ㅎㅎㅎ
곰감됩니다.
저희 집은 1번 부터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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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해주셔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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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진짜 다정하시네요, 아이들이 사랑 듬뿍 받고 자라서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자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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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저도 매일 저렇게 다정하게 해주고 싶은데 ㅠㅠ 사실 그러지 못한답니다 ㅠㅠ 미안한 마음이 ㅠㅠ
사랑을 줘야하는데 저도 매일 아이들과 치받고하면 좋은 소리가 잘 안나와요....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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