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이 적히는 기계

in kr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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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12일이나 지났네요.'
'안녕하세요. 벌써 14일이나 지났어요.'
'안녕하세요.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16일이 지났네요.'

안녕하세요.
킴쑤입니다.

제 생각이 적히는 기계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요몇일 머릿속에 스팀잇에 올릴 내용을 떠올려만 보다가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머릿속에 떠올린 내용은 꼭 기억할 것 같지만 결국은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낼 때 무슨 이야기였는지 똑같이 기억나지 않아 쓰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다시 생각해낸 내용은 분명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아쉽습니다.
주로 잠자리에 들기 위해 누웠을 때 가장 생각이 많이 나고, 설거지를 할 때나 게임을 할 때 어떤 글을 쓸지, 혹은 어떤 주제를 생각해 냅니다.
일상 속에서 어떤 이야기건 머릿속에 다 떠올려 보지만 결국 글을 써낼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풀어둔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써내려가기만 하면 되는데 노트북 앞에 앉기까지가 그렇게 어렵습니다.
또 아이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은 한 가지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아, 사실은 제가 어떤 한 가지에 집중을 하고 있노라면 아이의 놓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놓치기 쉽다는 말은... 위험한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아이의 신호를 넘겨 버릴지도 모른다는 거죠.
사실 게임(꿈의 정원..이라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죵?) 을 하거나 설거지를 하더라도 그다지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쏟지 않습니다.
그러나 즉각 멈추고 아이에게 달려갈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집중을 하기보다 아이도 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집중이 끊기는 것에 너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글을 쓰는 와중에 아이의 요구가 들어오면 생각이 멈춰버리니까요....그게 너무.
그리고 요구를 해결해주고 돌아오면 쓰던 내용도, 쓸 내용도 생각해둔 것도 생각이 안 나니까요.
적어두는 거랑 또 다른 것 같아요.
책을 읽다가도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집중하는 시간은 저에게 큰 위로가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포기해야한다고 생각해왔어요.
다른 위로가 되는 시간을 틈틈이 찾는데 몰두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은 잘 없었고 보통은 뭐 쉬는 데 몰두합니다.
집에서 계속 쉬는데, (아이를 보면서 쉬는데?) 또 편하게 쉬는 제 모습이 싫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 순간이 반복되면 무기력해집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져요.
뭔가를 해야한다는 질타는 마음 속으로 너무나 많이도 합니다.
그럴수록 더 처지죠.

이제 그만 적어야겠어요. 이 무슨 또 감성팔이?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읽으면 부끄러울 이야기일까요.

아...
사실 그런 순간 속에서 생각해낸 것이 제 머릿속...생각 중에서 기억해두고 싶은 생각은 적히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더라구요.
생각해둔 걸 적어두면 될텐데. 왜 펜을 드는 순간까지 그렇게 늦을까요.
아니면 곧바로 폰에다 기록하면 될텐데. 왜 폰은 가벼워보이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없는 것 같을까요.
폰에다 적으면 왜 한 번 더 꼭 수정을 해야하고 대충 쓴 글처럼 느껴질까요.

최근에 생각했던 것 중에 기억나는 건
좀 전에 양치하면서 생각한 건데
'지금 시작해서 서른 살까지 목표를 잡고 무언가를 한다면 해내지 못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입니다.
오늘 육퇴를 좀 빨리 한 편이거든요? 10시 쯤에 말이죠.
기분이 좋은 상태에는 저런 좋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왜 나는 자꾸 안할 생각만 하고 있지? 왜 못하지?'
생각합니다. 그 생각에선 약간.... 못하는 제 자신이 작게만 느껴지죠.
그 생각에서 이어져 왜 못하고 있는지 위에 글을 적게 된 것 같아요.

이 글을 남겨둔다면 내일 다시 그 생각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제 글은 아마 읽는 분들에게 부담스러울까요?
배려하지 않고 그저 제 생각이 이렇니, 저렇니 늘어놓으니 말이죠 ㅎㅎ
스팀잇은 자신의 생각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 같다가도 소통하는 순간 함께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글을 '내가'라고 시작해야할지 '제가'라고 시작해야할지 망설이는 순간이 있어요.
ㅎㅎ 자기 스타일대로 하면 되는데 말이죠.

글이 길어지는 이 순간 사실 저는 약간 즐겁습니다.
이만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잖아요!
글을 쓰면서 집중했잖아요.
이렇게나 빠져서 글을 이만큼 써내려갔잖아요.
맞춤법이나 단어나 문장의 자연스러움만을 생각해가면서요.
환경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요. 글 쓸 수 있는 환경 말이에요.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합니다ㅠㅠ 다들 조심하세요! 대비 잘하시구요.
태풍때문인지 저희 윗층 쪽으로는 자꾸 뭔가 쿠궁하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려오네요.
학생들은 휴교지만 선생님은 정상출근이랍니다.
ㅠㅠ우리 재돌님 태풍 뚫고 학교에 잘 다녀오실 수 있도록...

좋은 밤 되세요. 여러분!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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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가방가반가워요
또놀러올께요

넵 ㅠㅠ 정말 고맙습니다 ㅠㅠ

행복한 스팀잇 생활 되세요
파이팅

고맙습니다!!